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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0 |
전주세계소리축제 돌아보기
관리자(2012-10-08 14:27:22)
안정화된 시스템, 그러나 안타까운 스타일 윤중강 평론가, 기획·연출가 2011년은 전주세계소리축제(이하‘소리축제’)의 분기점 혹은 새로운 출발점이었다. 박칼린, 김형석이 공동집행위원장을 맡은 것은, 그간의 소리축제 혹은 전통축제의 관행으로 보면 파격이었다.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은 인물로 인해서, 소리축제에 대한 관심이 한결 높아진 것이 사실이다. 바라건대 앞으로는 소리축제의 위상도 높아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2011년 ★★★★, 2012년 ★★★☆ 소리축제에게 별점을 준다면 몇 개가 될까? 별 세 개 정도다. 지난 10년 간의 소리축제의 평균이 그렇다. 분명 그간의 소리축제보다 2011년과 2012년의 소리축제가 우수한 것은 사실이다. 2011년(9. 30-10.4)은 별이 네 개를 주고 싶지만, 2012년(9. 13-17)는 세 개반이 적정하다고 생각한다. 소리축제의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 아쉬움 지난해에는 분명 새로운 출발이라는 기대치와 더불어서 개막공연과 폐막공연에서 소리축제가 의도하는 바를 알 수 있었고, 소리축제만이 할 수 있는 공연형태라는 점에도 동의할 수 있다. 그러나 올해는 그렇지 못했다. 개막공연은 그런대로 별 네 개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간 소리축제에서 다루지 않았던 뮤지컬, 드라마음악을 가져왔다. 그 안에 내재된 한국적인 정서를 교감하려는 노력이 돋보였다. 더불어서 전통예술 중에서 소리축제에서 보여주지 않았던 레퍼토리였다. 하지만 것들을 제대로 잘‘연출’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은 숨길 수 없다. 올해 소리축제의 슬로건이‘소리한상가득’인데, 한상 가득 차린 것은 사실하지만, 눈으로 귀로 입으로 즐길 수 있는 효율적인 상차림은 아니었다. 소리축제는‘판소리를 중심으로 한 국제음악축제’를 내용으로 한다. 소리축제가 지향하는 비전 제시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그렇지 못했다. 관객과의 소통이 관건이다! 소리축제의 주요공간은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다. 하지만 모악당, 연지홀, 명인홀에서의 공연 중에서, 이번 소리축제의 대표 작품이라고 얘기할 공연은 아쉽게도 없었다. 가장 큰 문제는 그 내용이‘콘서트’에는 부합할 수 있어도‘축제’라고 하기는 어렵다. 축제의 의미의 하나는‘일상을 일탈하는 희열’이 아닌가. 그렇다면 소리축제의 프로그램 속에서도, 기존의 공연과 다른 그 무엇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대체적인 공연은 그 범주에서 거의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이 가운데서 빛나는 공연이 있었다.‘하림과 집시&피쉬 오케스트라’의공연은 소리축제라는‘축제성’과 연관해서 주목할 만한 공연이었다.축제성의 공연에서는 무대와 함께 객석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 한다. 축제는 모든 사람이 함께 즐기는 것이지 않은가! 그렇다면 관객에 대한 소통과 배려에 치중해야 한다. 이 공연이 바로 그랬다.소리축제는 앞으로 이와 같은 형태의 공연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하림의 경우는 유럽을 중심에 두었지만, 앞으로 아시아,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등으로 확대해도 재밌을 것 같다. 분명 하림이라는 특정 아티스트가 계발한 콘셉트였지만, 앞으로 소리축제가 이와 같은 형태의 공연물을 계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다른 음악축제는 결코 해 낼 수 없는 변별성 소리축제는 음악축제다. 다른 음악축제와 다른 점은 무엇일까? 다른 음악축제는 대상층이 확연하다. 인천펜타포트락페스티벌, 자라섬재즈페스티벌을 보면, 특정 음악장르의 마니아들이 중심이 된다. 따라서 대학생혹은 중장년은 만날 수 있어도, 어린이와 청소년은 제외된다.소리축제는 판소리를 매개로 해서 다양한 연령층을 수용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 소리축제는 이런 측면을 간파하고,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을 계발해 왔다. 그간 이런 프로그램을 진행한 사무국 관계자들이고맙고, 참여하는 단체들이 고맙다. 하지만 이제 이런‘명분’과 함께실제 작품의 파급효과에 대해서도 연구를 할 필요가 있다. 일단 어린이대상 프로그램은‘재미’있어야 한다. 젊은 연희패를 적극 활용하라 소리축제를 바라보는 시선 중에서 긍정적인 것 중의 하나는‘소리프론티어’다. 국악을 전공한 젊은이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있고, 자연스럽게 해외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통로가 되어주었다. 이제 이와 마찬가지로, 어느 정도 인프라가 구축된‘연희’분야의 젊은이들에게 기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어린이소리축제에 참여해서 어린이들에게 즐거움과 함께, 전통연희와 창작연희의 매력을 알려줄 작품의 계발이 절실하다. 소리축제는 있는 작품을 나열하기 보다는, 이제 작품 계발적인 면에서 서포터의 역할을 해줄 때가 왔다. 마음을 머물게 한 소리축제의 보고(寶庫) 청아, 흥보네 박타러 가자! ★★★★★ 이번 소리축제 중에서 가장 감동적인 자리였다. 21세기 문화에서 중요한 화두라고 할‘이야기’와‘상상력’이 모두 살아있는 공간이었다. 판소리‘흥보가’와‘심청가’를 바탕으로 해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이 공간이 주요 대상으로 삼을 수 있는 어린이와 청소년은 물론이요, 실제 이 곳을 방문한 재외한국인들에게도 큰 의미가 있는 공간이었다.‘체험’의 즐거움을 최대한 살리려고 한 관계자들에게 고개 숙여 고마움을 표하고 싶다. 그들은 진정‘소통’이라는 게 무엇인가를 아는 제작진이었다. 이야기도 듣고, 소리도 배우고, 그림도 그리는 체험을 하면서, 그 바탕에는 판소리가 있다는 것을 궁극적으로 알 수 있게 해주는 값진 공간이었다. 판소리‘수궁가’는 바다 속이라는 판타지가 살아있는데, 특정공간에 야광효과를 주면서 바다 속의 신비를 체험하게 해 준 것도 재미있었다. 내년에는 올해의 경험을 바탕으로 해서, 더 효과적인 공간을 만들어내길 바란다.요즘 대한민국의 공연이나 축제가 조금씩 발전하는 곳은 대개그간의 노하우가 축적되어서 성장하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판소리스토리박스는 내년에도 계속되었으면 좋겠다. 올해의 콘셉트를 그대로 가져와서, 보다 활용도 높은 공간으로 만들어지길 바란다. 예를 들면 이렇다. 바다 속의 공간이 더 넓고 더 신비했으면 좋겠다. 제작비 등과 연관되겠지만, 보다 환상적이어야한다. 심청가와 관련이 있는‘배’도 마찬가지다. 실제 올라서물에 빠지는 청의 심정을 보다 절절하게 느낄 수 있는 제작 되었으면 좋겠다. 오래전 통과의례와 관련된 축제에서‘관’에 들어가는 체험이 화제가 된 일이 있다. 산 사람으로서 잠시나마 죽음(주검)을 경험하면서, 삶의 의미를 보다 더 뜻 깊게 생각할 수있는 계기가 된 것이다. 심청가와 흥보가를 바탕으로 만들어진이 공간 또한 일상과 이상, 현실과 환상의 공존 속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긍정적 에너지를 보급해야 한다. 판소리와 관련된 에피소드를 체험하면서, 더불어서 판소리가 갖고 있는 가치를 새삼 확인할 수도 있게 된다. 이것이야 말로 소리축제만이 해야 하고 할 수 있는 일이 아닌가? ‘전주산조축제’가 부활?! 판소리의 기악 버젼이라고 할 수 있는 산조는 소리축제가 깊이 있게 보듬어야 할 대상이다. 더불어서 판소리와는 또 다른 전통성악 정가도 그렇다. 가곡은 판소리와 함께, 유네스코가 지정한 인류무형문화유산이다.‘소리’를 한국의 고유한 노래로 한정지었을 때, 소리 속에서 정가 또한 소외될 수 없다. 아울러 전주라는 지역을 양반 및 아전문화가 뿌리 내린 지역을 생각할 때, 정가는 연결고리가 큰 장르다. 이번 소리축제에선 정가와 정악을 아우른 것은 무척 잘한 일이다. 예전 전주에서 민간 주도로‘전주산조축제’를 열었었다. 그 때많은 사람들이 이 축제는‘전주’라는 지역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축제로 인식했다. 한옥마을 공간을 중심으로 소리꾼(아티스트)과 구경꾼(오디언스)이 혼연일체가 되는 자리였다.지난해와 올해의 소리축제에서 과거 산조축제를 경험한 것 같다는 얘기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더불어서 이런 얘기도 빼놓지않는다. 하지만 그 때가 보다 더‘진지하고’‘재미있는’경험이었다고 얘기한다. 지금은 일반 무대공연을 그저 한옥공간으로옮겨놓았다는 얘기를 듣지 않기 위해선, 지금과 같은 공연 방식은 지양해야 할 것이다. 소리꾼이 보다 더 적극적으로 자신의 음악 얘기를 펼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사실 소리 자체를 들을 수있는 기회는 경향각지에 널려 있지 않은가! 더불어‘라이브 음악’을 듣는 재미가 쏠쏠해야 할 공간에서, 지금과 같은 무리한확성은 문제가 있다. 아울러 참여하는 소리꾼들은 극장 공연과는 다르게 소리판을 이끌어야 할 것이다. 분명 틀에 박힌 아니리와 상투적인 발림에서 벗어난‘그 무엇’을 그 현장에선 공유할 수 있다. 오히려 관객은 준비되어 있는데, 소리꾼들이 도제제도의 틀 속에서 못 벗어나고 있다는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축제, 공연의 집합은 필요조건! 관객의 만족은 충분조건! 주마가편(走馬加鞭)을 떠올린다. 이제 비로소 소리축제의 사무국이 안정적이 된 것 같다. 지난 10여년 간의 소리축제는 일관성적인 면에서 대한민국의 여타축제에 비해서 효율성이 떨어진다. 앞으로 그런 어리석음을 경험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소리축제의 상징적인 인물은 비록 바뀔 수 있겠지만, 축제를 실제 경험하면서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를 경험한 그들의 노하우를 결코 간과할 수 없다. 나는 소리축제를 거의 매년 보아왔다. 실제 프로그램의 직접적, 간접적으로 참여해 왔지만, 소리축제에서 나는 철저하게‘구경꾼’의 입장이 된다. 내 입장에서 보면, 이 말만은 꼭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소리축제의‘소리천사’(자원활동가)들이 가장 즐거운 모습으로 비춰졌다. 비가 오는 날도 있었지만, 그들의 모습은 늘 밝았다. 이는 소리축제라는 조직체의 분위기가 그대로 그들에게 베어져 나오는 거다. 축제의 사무국이밝은 분위기가 아니거나, 그간의 노하우가 없어서 갈팡질팡하게 되면, 관객들과 직접적으로 만나게 되는 소리천사의 모습은 결코 밝은 수가 없다. 적어도 이 말 만큼은 축제의 경험이 적잖은 한 사람의 얘기로서 꼭염두에 두길 바란다.축제는 궁극적으로 즐겁기 위해서 하는 거다. 유명한 아티스트가 와서축제가 성공을 하는 것도 아니다. 무엇보다도 축제는‘공연의 집합’이아니다. 축제의 아티스트 라인업은 축제의 시작일 수는 있으나, 궁극적으로 축제는‘관객의 호응’으로 결정이 난다고 생각한다. 수용자 중심으로 보다 더 만족 더 높은‘전주세계소리축제’를 기대한다. 2013년,‘소리스타일’을 제시하라! 소리축제는 이제 축제를 제대로 운용할 수 있는 기본적인‘시스템’은 구축되었다. 그리고 그간 소리축제의 10년의 역사와 참여한 아티스트를 면면을 통해서, 소리축제만의‘스토리’가 만들어지고 있다. 그러나 가장 아쉬운 점은 소리축제만의‘스타일’이 아직은 부족하다는 점이다. 우리 말 중에‘삼세번’,‘석삼년’이란 말이 있다. 한국인들은‘3’이란 숫자를 하나의 분기로 생각한다. 내년이면 지금과 같은 형태의 축제운영이 삼년차가 된다. 그간의 성과와 한계를 모두 직시하면서, 2013년에는 진정 멋진 소리축제가 되길 기대한다. 그러기 위해선 보강해야 할 점이 많다. 끝으로 이 한 마디는 꼭 해두고 싶다. 소리축제만의‘비전’이 있어야 한다. 올해는 아쉽게도 비전 부재였다. 더불어서 판소리를 바탕에 둔 프로그램이 예년의 그것에 비해서 월등하다고 할 수 없다. 그간 전주소리축제에선 판소리 관련해서 좋은 프로그램이 많았다. 명인명가, 천하명창전 등을 기억하는 청중이라면, 다소 허전할 수 있다. 이제 이에 필적할 수 있는 신선한 판소리프로그램을 계발해야 한다. 오히려 소리프린지 형태로 공연된 중앙대학교의 <적벽에 불지르다>가 판소리와 창극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준 작품으로 높이 평가하고 싶다. 내년에는 소리축제 혹은 대한민국 소리의 비전을 제시하는 멋진 스타일로 승부해주길 바란다. 소리축제, 얼씨구! 소리스타일, 조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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