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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9 |
꿈꾸는 학교, 행복한 교실
관리자(2012-09-07 15:33:04)
내가 꿈꾸는 교육 안진희ㅣ방과후 미디어교사 초등학교 2학년인 딸아이가 특기적성방과후프로그램 신청서를 가지고 왔다. 그림을 그리거나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가 클레이 만들기를 하고 싶다고 해 신청을 했다. 드디어 클레이 만들기를 하는 날이 다가왔다. 5시가되자 아이는 도서관에서 나왔다. 아이는 손에 든 토끼모양의 점토인형이 부서질세라 조심조심 나에게 다가오는것이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나름대로 소중한 것을 만들었구나! 생각보다는 잘 만들어졌는데...’하는 생각이 들었다. 딸아이가 차에 타자 나는 물었다.“와~ 잘 만들었는데 그거 네가 만든 거야?”물어보면서 차창 밖을 보는 순간 비슷비슷한 토끼점토인형 3개가 지나갔다. 이어지는 딸의 말 “아니, 선생님께서 토끼 귀랑 몸은 만들어주셨고 난 눈, 코, 입, 리본만 만들었어. 다른 애들은 귀에 리본을 붙이지 않았는데 나는붙였어. 잘했지?”“아주 잘 만들었네.” 라고 칭찬을 하긴 했지만 나는 속으로 이런 생각이 들었다.‘왜 10개의 같은 토끼점토인형이 있어야하지? 자는 토끼도 있고, 풀 먹는 토끼도 있고, 울고 웃는 토끼도 있고,도망가는 토끼, 뛰는 토끼, 앉아있는 토끼, 넘어진 토끼 등다양한 토끼 모습이 나와야 하는 것 아닐까? 같은 토끼만있는 것은 아이들 수업이 아니고 선생님 수업이 되는 것같은데...’차창 밖으로 지나가는 다른 엄마들의 표정을보았다. 그들은 아주 만족하는 표정으로 아이들을 칭찬하고 있었다. 내가 이상한 것일까?나는 70년대에 태어나 80년대에 학교를 다니고 90년대에 직장생활을 하고 2000년대를 살아가고 있다. 내가 가진 가치관이나 생각은 8-90년대에 형성된 것이다. 그렇다면 과거에 형성된 나의 생각과 가치관으로 오늘을 살아가는 아이들을 판단하고 이끄는 데는 한계가 있다. 나는부모님이나 어른들의 말씀을 무조건 따르고 순종해야한다고 배웠지만 나의 딸은 그렇지 않다. 자신이 하고 싶은말은 다하고 감정표현도 직설적이고 그 자리에서 바로 나타낸다. 듣고 있으면 딸의 말이 맞기도 하다. 하지만 때론그것을 용납하지 못하는 나 자신을 본다.딸아이가 숙제를 하고 있어서 잠시 슈퍼에 다녀온 적이있다. 20분 정도 장을 보고 집에 왔는데 딸이 TV를 보고 있는 것이다. 책상에 있는 숙제를 보는 순간 약간 화가 났다.“숙제 다 했어?”“아니~” 딸아이는 TV에 시선을 고정한 채 대답했다.“숙제를 다 하지도 않고 TV를 보고 싶니? 먼저 할 일을 끝내고 보면 되잖아.” 하고 큰소리를 내자 딸은 울먹이며,“내가 좋아하는 프로 할 시간에 엄마가 봐도 된다고 했잖아.”라고 말한다. 자신은 엄마 말대로 했는데 억울하다고 느낀 것 같다. 엄마의 기준으로는 숙제가 우선이지만, 아이의 기준에서 보면 자신이 좋아하는 프로그램이우선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딸에게 미안해졌다. 딸아이의 등을 토닥이며 엄마가 화내서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그 이유를 설명해주었다. 하지만 아이의 눈물은 멈출 줄 몰랐다. 딸아이는 평소에 TV를 너무 좋아해서 한번 보면 2시간 정도는 본다. 평소에 그것을 보면서 약간 스트레스를 받는 나는 내가 너무 예민하게 반응을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어릴 적에는 숙제를끝내고 TV를 보라고 하면‘네’하고 말씀을 따랐다. 친구들의 집에 가보면 친구들도 부모님 말씀대로 했다. 그러나 현재의 아이들을 보면 자신의 기준으로 일들을 처리한다. 이번에도 아이는 숙제보다는 TV프로그램을 선택했다. 아이도 한명의 독립적인 인격체라고 배웠지만 일방적으로 나의 의견을 따르라고 딸에게 강요를 하고 있는 것이다. 나와 딸은 다르다. 성격도 다르고, 외모도 다르고, 말하는 것도 다르며 생각하는 것도 다르다. 하지만 나는 그것을인정하지 않을 때가 대부분이다. 딸이 나와는 다르다는것을 인정 하는 데는 8년이라는 세월이 필요했다. 그전까지는 딸의 행동, 놀이, 생각 등 모든 것을 내가 결정했던것이다. 요즘은 딸을 한 사람의 인격체로 보려고 노력한다. 안 되는 경우도 물론 있다.주5일제가 된 뒤로 주말에 무엇을 하고 싶은지 결정 해보라는 것부터 시작을 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아이는 무엇을 하자고 말하지 않는다. 내가 공연을 관람하고, 전시회를 가고, 체험을 하러가는 것을 결정하고 있다. 아직까지도 이기적인 나의 모습이 남아있지만 그래도 무엇인가를 하기 전에 아이의 의견을 물어본다. 나는 아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스스로 계획을 세우는 연습을 해보지 않아서 그렇다는 생각이 들어서 어떤 일을 하기 전에 계획세우는 것을 함께 하고 있다. 큰 것은 아니다. 슈퍼에 가기 전에 필요한 것을 적는다던지, 아빠의 생일 케이크를어떻게 만들 것인가, 다음날 준비물을 미리 챙기는 것 등을 일상에서 찾아 연습하고 있다. 나와 딸이 다른 것처럼딸아이와 친구들도 다를 것이다. 한 반에 서로 다른 30명의 아이들이 모여서 공부하고 밥 먹고 노는데 우리 교육은 그들의 다름을 인정하고 있는 것일까? 그 많은 아이들의 다름을 어떻게 교사들은 파악하고 있는지, 만약 30명의 개성을 모두 알고 있다고 해도 그것이 그 아이의 참된 모습이라고 확신 할 수 있는 교사가 몇 명이나 될지궁금하다.요즘 초등생들은 학원을 순례하느라 바쁘다. 왜 학원에보내는 걸까? 초등학교 1-2학년에 수능을 보는 것도 아니고 아직까지는 집에서 가르칠 수 있을 텐데. 그래서 학원을 보내는 엄마들에게 왜 학원을 보내느냐고 물었다.그 답은‘불안하다’였다. 옆집아이도 보내고 윗집아이도 보내는데 내 아이만 학원에 보내지 않으면 뒤처지지않을까하는 불안감이 아이들을 학원으로 내모는 것이다.학원을 보내면 공부를 더 잘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세상을 살아가기에 공부만으로 부족하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그 엄마들도 알고 있을 것이다. 이미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은 더 열심히 공부를 해야겠지만, 아이에게공부보다 더 잘하는 것이 있는지 알아볼 수 있는 나이는초등학교 때밖에 없는 것 같다. 도전하고, 때론 실패하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으며, 그 과정에서 무언가 깨닫고발전할 수 있는, 그런 환경을 만드는 것이 우리 아이들의미래를 보장할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내 아이가 나와 똑같은 길을 걷기를 바라지 않는다. 나는내 아이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개발하고 직업으로 갖고 자립하기를 바란다. 내 아이가 받는 교육은 같은 주제라도 표현하는 방법이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하고격려해주는 교육이었으면 한다. 그런 교육이 어떻게 하는것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전문가가 아니기에 구체적인 답을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통일하려는 교육이 아닌, 아이들 개개인의 역량을 개발하고 교사와 부모가 함께 방법을 찾아보고 함께 성장하는 그런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대한민국을, 두 아이의 엄마인 나는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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