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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9 |
[수요포럼] 교육이 학교 넘어 지역으로 가는 이유
관리자(2012-09-07 15:31:12)
교육이 학교 넘어 지역으로 가는 이유 지난 5월 30일 전주의제21추진협의회(상임의장 허종현 신부)와 전주시, 전주교육지원청이 전주교대에서 행사를 갖고‘전주 원도심교육공동체’를 공식 발족했다. 원도심교육공동체는 서부신시가지 개발과 시 외곽 지역의 새로운 주거지 형성 등으로 인구유출과 공동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태평동, 중앙동, 완산동 등 전주 원도심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직된 단체다. 원도심 초등학교의 침체가 교육여건과 주거환경을 악화시켜 인구 유출을 부추기고 다시 원도심 초등학교의 침체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데,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학교에서부터 끊겠다는 것이 원도심교육공동체의 발족 취지다. 특성화학교 운영 등을 통해 원도심 초등학교를 문화예술·생태환경 교육의 거점이자 주민들의 소통공간으로 변화시킴으로써 원도심을 활성화하는 것이 이들의 궁극적인 목표다. 8월 포럼에서는 지난 해 8월부터 약 1년에 걸쳐 진행된 발족 준비과정과 현재까지의 경과를통해 원도심교육공동체의 취지와 목표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았다. 아울러 국내외의 관련 사례들을 살펴보는 한편 향후 활동 계획을 들어보고, 과연 교육공동체가 주민공동체로 이어져 지역을 활성화할 수 있을지 그 가능성을 점검했다. 원도심 교육문제를 고민해온 활동가와 교사, 시의원이 패널로 참석한 이날 포럼에서는 교육 문제 또한 도시의 정체성이나 발전 방향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확인시켜주었다. 생태환경·문화 교육으로 학교와 지역을 살리는 운동 발제 ㅣ 엄성복 전주의제21추진협의회 사무국장 여기서 발표하는 <전주 원도심교육공동체 추진을 위한 연구보고서>는 전북일보 김종표 기자, 전주의제21 강소영 팀장과 함께공동집필한 것이다. 원도심교육공동체를왜 해야 하는가에 대한 내용이다. 중요한부분을 중심으로 요약해 발표하겠다.원도심교육공동체 제안 내용은 전주의제의 지표사업 결과가 바탕이 되었다. 우리는 2009년부터 3년 동안 여러 지표를 조사해 발표 했는데, 2010년에 지표조사를한 결과 32개 지표 중 원도심의 초등학교학생 수가 1990년에 비해 약 88% 감소했음을 알 수 있었다. 20년 동안 90%에 가까운 학생 수가 줄었다는 것은 원도심의심각한 문제를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생각했다. 한편 2010년의 지표 조사 결과를 종합적으로 평가했을 때 전주의 가장 큰 장점은 생태환경과 문화라는 결론을 내렸다. 전주가 어떻게 하면 생태환경과 문화라는장점을 기반으로 좀 더 지속가능한 도시,살고 싶은 도시가 될까를 고민했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할 것인가를 생각했다. 그 결과는 전주를 젊은 도시, 행복도시로 만들자는 것이었다.이 목표를 앞에 두고, 원도심의 심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를 토론했는데 전주의 장점인 생태환경과 문화예술로 초등학교를 살리면 되지 않겠나 하는 제안이 나왔다. 여기에서 원도심교육공동체 운동의 아이디어가 탄생한 것이다.재밌는 것은 위원회를 꾸리고 직접 추진을하다 보니 앞뒤가 너무 잘 들어맞았다는것이다. 교육공동체의 초등학교 살리기에대한 국내외 사례를 모아봤는데, 대부분 일맥상통하는 것이 생태환경과 문화를 가지고 학교 살리기 운동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우리는 개괄적인 그림만 갖고 그 현장을 방문했을 뿐인데 그들의 화두가 생태환경과 문화라고 하니 우리도 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실제로 생태환경과문화 중심의 교육을 해보니 경기도의 조현초교나 완주 삼우초교 등 거의 폐교 직전에 있던 학교들이 150명, 200명의 학생으로 늘어나고 그 학교에 아이를 보내기 위해 도시에서 농촌으로 이사를 가는 상황이벌어진 것이다. 또한 그 학교에 다니고 있는 아이들을 직접 만나보니 학교를 너무즐겁게 다니고 있고, 아이들이 정말 행복한 학교이고, 게다가 학습능력 즉 인지발달능력을 조사해서 비교한 연구보고서를보니까 그 학교 아이들이 일반학교에 비해서 월등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렇게 원도심교육공동체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된 우리는 전주 원도심에 있는 초등학교들을 방문해 참여 여부를 알아봤고, 오늘 참석하신 교무부장 선생님을 비롯해 교장 선생님 등이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계셨던 중앙초등학교에서부터 시작을 하게 됐다. 중앙초교는 대외적인 환경도 혁신학교와 너무 잘 맞고, 전주시의 도심재생사업에도 적합하고, 따라서 우리가 사람들을 잘 엮기만 하면 지역이 활성화되고 아이들에게도 새로운 활기를 더해줄 수 있겠다 생각했다. 원도심교육공동체가 원도심 활성화로 끝날 것인가? 그건 기본인 것이고 이게 성공을 하면 전주시의 교육, 더 나아가서는 전라북도의 교육을 새롭게 디자인 하는 사업이 될 것이다, 라는 게 궁극적으로 우리가꿈꾸는 것이다. 그래서 교육청에서도 이사업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또한 혁신학교가 시골에서 성공한 사례들이 많은데도시에서 혁신학교가 성공하는 새로운 단초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다.이제 막 시작했기 때문에 성과는 미약하지만 앞으로 큰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우리는 중앙초등학교가 앞서 밝힌 것과 같은 혁신학교로서의 운동에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조직으로서 활동하고 있다. 중앙초교에서의 구체적인 성과에 대해서는 손영애 선생님께서 직접 말씀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 이정현 : 발제에 감사드린다. 요즘 공동체가 중요한 화두인 것 같다. 지역공동체도 마찬가지다. 지역을 바꾸고 마을을 바꾸고 사회를 바꾸는 것은 혼자 할 수 없고여럿이 함께 노력해야 될 차원이다. 그만큼 어려운 일을 원도심교육공동체가 시작한 것 같다.공동체라고 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염두에 두면서, 지역 활성화나 교육 활성화보다는 우선 공동체를 어떻게 활기 있게 만들어갈 것인가라는 부분을 중심에 두고 토론을 진행하도록 하겠다.사실 도시는 개별화되고 파편화된 개인의집합이다. 농촌은 그래도 노동을 통해서나혈연이라든지, 끈끈한 공동체가 있는데 과연 도시에도 공동체적인 어떤 질서와 문화의 내용이 있는가, 이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농촌에서는 공동 보육과 공동 노동이이뤄지기 때문에 공동체를 위해서 뭔가 해보려고 하고, 이를테면 학교도 같이 지키고 같이 만들어보고 하는데 도시에서는 그게 어렵지 않은지? 이런 측면에서 농촌과 도시의 차이가 있으면 어떤 것이 있는지 발제자께서 먼저 말씀해주시면 좋겠다. 엄성복 :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발제에서 나왔듯 농촌의 작은 학교 살리기는 성공한 사례가 많이 있지만 과연 도시에서도 가능할 것인가는 사실 의문이다. 하지만 도시에서도 공동체 운동이 성공해야 사회적 경제, 더불어 사는 경제를 만들어낼 수가 있다. 유럽 선진국들을 보면 도시 내에서 협동조합 활성화라든지, 사회적 경제 활성화라든지, 지역 살리기 운동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성공한 사례들이 얼마든지 있다. 물론 농촌처럼 작은 규모가 아닌, 도시처럼 규모가 큰 곳에서는 공동체를 형성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지역사회 구성원들의 충분한 동의를 만들어내면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원도심교육공동체 활동을 시범적으로 하면서도 느끼는 것이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이다. 선생님들, 학부모들, 지역사회 사람들 사이에‘좋은 일인데 한번 해볼까’라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여기에서 자연스럽게 공동체가 만들어진다는 생각이다. 손영애 : 농촌에서는 서로 협동해서 농사를 잘 짓자는 것, 우리가 마을을 잘 지키자는 것이 공동의 하나된 목표라서 가능하다. 중앙초 교육공동체가 구성되어 진행되는 것을 보면, 그 목표가 아이들이 행복하게 되는 것 아닌가? 거기에 학부모가 동의하는 것이고, 교사는 내가 근무하는 학교니까 이 아이들을 위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또한 지역사회에서 동참해주시는 분들도 굉장히 고마운데, 그들이 내가 이 학교를 졸업했다는 이유로, 내가 가진 어떤문화적인 것을 통해 아이들이 더 행복해질 수 있다는 생각으로 여기에 도움을 줌으로써 자신도 행복하고 또 공유되는 가치가 있고 그렇다면 어디서든 공동체는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이정현 : 일단 관계 구성원들의 요구가 있고, 지역에 기반을 가지고 활동하는 사람들은 어떻게든 지역을 바꾸고 싶어 하는 그런 열린 마음들도 있는 것이고, 그런 마음들을 잘 엮어내면 지역공동체는 도시에서도 가능하다는 말씀인 것 같다. 그렇다면 문화와 예술이라고 하는 것이 오히려 농촌에서는 접근이 어려울 수 있고 외부의 지원도 많지 않아 하고 싶어도 못 하는데,전주 원도심의 중요한 자산이 문화와 예술이라고 하면, 오랫동안 지역에서 문화예술교육을 해 오신 최기춘 선생님이 그런 부분에 대해 경험을 말씀해주시면 좋겠다. 최기춘 : 도시 구성원들의 요구가 있다기보다, 저는 원래 농경사회가 갖고 있는 정서가 공동체라고 생각을 한다. 예를 들면 전주 삼천동에 기접놀이가 있는데, 전국적으로 봤을 때도 농촌문화에는 용기(龍旗)라고 하는 것이 마을마다 있고, 실제 기접놀이가 가지고 있는 역할은 문화를 통해서 마을의 공동체, 지역의 공동체를 형성하는 매개 역할이다. 그런데 지금은 기접놀이와 같은 것을 기능적 측면이나 예술적 측면으로 접근하다보니까 본래의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생각이다.이런 예를 든 이유는 손영애 선생님 말씀에 동의하면서, 이는 기능적 접근이 아니라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풍물이나 국악을 가르칠 때, 예술적 감수성과 교육 프로그램 그리고 내용을 기능과 다르게 바라봐야 한다. 첫 번째로 중요한 것은 지역적 정서, 즉 도시만이 가진 것이 어떤 것인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고, 다음으로 교육이나 문화예술적으로는 단순히 기능 측면이 아니라 정서적인 측면, 정신적인 측면까지 접근했을 때 저는 지역 공동체, 도심 공동체가 형성될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 김남규 : 철저히 현실적인 접근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중앙초교, 풍남초교, 전주교대부속초교 등 원도심 학교들 중에서도 현재 완산초교의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 지금 완산초교는 7학급에 불과하다. 전주에서 이 학교는 전주초교와 함께 100년의 역사를 가진 가장 한국적인 학교였다. 하지만 지금은 완전히 슬럼화 된 지역에서 침체되고 있다. 금암초교가 그 뒤를 잇고 있고, 동초등학교도 위기였으나 인근에 아파트가 생기면서 학생 수가 늘고있다. 이건 사실 전주시가 도시계획을 잘못 한 것이다. 인구의 이동, 변화 추이를 10년 정도 보고 해야 하는데, 제대로 하지 않았다. 얼마 전 중앙초교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한 적이 있다. 풍남초교나 전주교대부속초교로 편입을 시켜버리고 특성화 학교를 만드는 것은 어떨까 생각했다. 일본에 가면 시민예술촌이 있듯이, 많은 문화예술인들이 한옥마을에 있기 때문에 다양한 장르의 문화예술을 공부할 수 있는 학교를 만들자는 것이다. 전주 한옥마을은 현재 주거가 60%, 상업이 40%를 구성하고 있다. 그런데 주거비율에서 다시 60%가 고령화 되어 있다. 그나마 남은 아이들 중 상당수가 전주교대부속초교로 간다. 그렇다면 현실적으로 아이들을 인근 학교로 다 보내고 중앙초교는특성화해서 시민 예술촌을 만들자, 문화아카데미나 영재아카데미를 해서 원도심만의 혁신학교를 만들자는 것이다.학교통합 문제에 있어서 초등학교를 중학교에 병설로 하자는 이런 논의에 나는 반대를 했었다. 그렇게 될 경우 발생하는 문제들이 크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송천동의 용서초등학교가 중학교에 병설로 되니까 당장 체육관이나 급식소 사용 문제로서로 싸움을 한다. 그래서 현실적인 접근이 중요하다.전국의 작은 학교 살리기 운동은 전부 생태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고, 문화적인 접근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교장선생님이나 교사들이 열의가 있었기 때문에 지역사회가 협조해주기 시작했다. 남한산성초등학교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그 학교의 경우 교장선생님이 분당으로옮기게 됐는데 학생들이 다 그를 따라 이동을 하는 현상이 있었다. 그만큼 교육 주체인 교사가 중요하다는 것이다.또한 교사의 업무가 너무 많으면 본질을바라보지 못한다. 혁신학교도 마찬가지다.그래서 원도심교육공동체가 하드웨어가아닌 사람 중심으로 가자는 것일 테다. 마음이 크는 도시, 행복한 도시를 만든다는것은 하나의 이야기의 시작, 발단이다. 이것을 어떻게 네트워크해내고 만들 것인가,이건 교육당국이 먼저 나서야한다고 생각한다. 현 시점에서는 행정의 지원이 매우 중요하다. 이정현 : 특성화학교 부분은 공감이 된다. 시의원이신 만큼 굉장히 현실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추셨는데, 발제자 의견을 들어야 할 것 같다. 엄성복 : 저는 중앙초교의 실제적인 변화과정을 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이 운동은 성공할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다. 성공 사례가 똑같이 있다 하더라도 실패할 수 있으니까. 성패는 여기에 참여하는 학부모, 선생님, 지역사회 이런 사람들에게 달려있다. 도시계획도 물론 중요하지만, 도시가 사람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도시를 바꾸는 것이다.원도심교육공동체에 참여하면서 원도심지역의 사람들이 변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생태환경이나 문화교육을 중요시하는건전한 생각을 하고 있는 학부모들이 모이고 있는데, 원도심교육공동체의 10년 뒤를 꿈꾸고 있다. 이정현 : 미래를 보고 사람을 만들고 모이게 하고 변하게 하자는 말씀이었다. 그렇다면 중앙초교에는 어떤 아이들이 다니고 있고, 또 이 운동을 통해서 어떤 변화가 있는지 듣고 싶다. 손영애 : 저는 전주한옥마을에 살고 있는데, 집 문패에 식구 일곱 명 이름이 다 적혀있다. 관광객들이 그걸 보고 여기에 사람이 살고 있구나, 삼대가 모여 사는구나 이런 얘기를 많이 한다. 그리고 그들 얘기가 전주한옥마을은 인사동과 안동을 합쳐놓았다고 한다. 인사동의 북적거림과 안동하회마을의 한적함이 합쳐져 있는 것이 전주한옥마을의 장점이라고 하면 여기에 사람들을 계속 살게 해야 한다. 그래서 중앙초교가 더 중요하다. 사람이 살고 있고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외국인들도 놀라워한다.저도 최 대표의 말에 공감한다. 우리가 문화를 가져온다고 하는 것은 그 속에 있는정신을 가져오는 것이고 기능은 그 다음이다. 아이들은 같이 두드려봤다는 것, 선생님들과 함께 연주해봤다는 그 정신을 좋아하고 흡수하는 것이지 기능을 우선하지 않는다.그럼 우리학교의 경과를 얘기하겠다.2011년에 원도심교육공동체에서 학교를섭외하는 중에 혁신학교 계획을 가져왔고우리가 먼저 지정을 받았다. 전통과 전주천의 생태에 대해 학생들에게 지속적으로가르칠 철학과 비전을 고민하던 중에 전주의제를 통해 여러 선생님들을 만났고, 그들을 통해 아이들이 주변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해주자고 생각했다. 그렇게 지역에 대한 긍지도 갖고, 이해의 폭을 넓게 하고, 학교만 다니는 것이 아니라 이 한옥마을이 내 것이고, 내가 여기에 기여도 할수 있고, 이 문화예술인들과 같이 생활한다고 하는 그 어떤 느낌, 마인드를 갖게 하자는 것이었다. 이렇게 공동체의 의미를 살리는 부분에서 원도심교육공동체와 공감이 있었다. 그래서 우선 실시하게 된 것은 전통문화 예술동아리 14개다. 전부 외부강사가 오고 교사들은 보조강사로 들어간다. 외부강사는 전문성이 확보되는 것도 좋지만 앞서 말했듯 이 지역의 예술인들이므로 아이들이 이 지역에 있는 사람들이 선생님도 되고 이웃도 된다는 마인드를 갖게 되어 좋았다. 나중에 아이들 설문조사에서도 만족도가 굉장히 높게 나왔고 학부모 또한 매우 만족해했다. 풍남동 자치위원회와 10월에 계획하고 있는 예술제가 잘 되면, 단순한 학예발표회가 아닌 지역의 예술제로서 아이들이 자신이 배운 것과 재능을 주민들에게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또한 관광객들이 타인이 아닌 뭔가를 공유할 수 있는 대상으로서 그런 장이 될 수 있을 것이고 전주시 입장에서도 관광에 보탬이 될것이다.다음은 전통문화예술 직업체험인데 이 지역의 판소리, 대금, 목판화, 김치 등의 장인들을 모시고 교육을 했다. 다만 주로 성인을 대상으로 하시다보니 아이들을 가르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고, 만족도가 낮았다. 이건 개선하면 될 것이고, 앞으로는직업의 범위를 지역의 우체국, 농협과 같은 모든 공공성을 아우르는 방향으로 넓히자, 그래서 아이들이 폭넓게 교류하게 하자는 의견이 있었다.생태체험은 월1회 시행하다보니 교육적효과가 부족해 아쉬운 상황인데, 이런 주말 프로그램의 경우 원도심의 다른 학교들과 연계해 각각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아이들이 소속 학교에 상관없이 가깝거나 흥미 있는 활동에 참여하게 하면 어떨까 싶다.마지막으로 봉사활동도 한옥마을 관광가이드 보조라든가, 아이들이 단순한 청소같은 봉사활동이 아닌 다양하고 실제적인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 그런 부분을 고민하고 있다. 이정현 : 동네 주민으로서 말씀하신 것은 재미도 있지만 한옥마을을 정확하게 짚어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아이들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지역을 이해하고 지역속으로 녹아든다는 측면에서 굉장히 긍정적으로 잘 되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그아이들의 구성이 어떤지가 궁금하다. 손영애 : 전교생이 220명이고, 주소지가 아닌 실제 거주지로 볼 때 90% 이상이 우리 학군 아이들이다. 학군은 경원동 일부, 중앙동 일부, 풍남동 일부인데 주로 중바위 인근, 즉 산동네나 향교 근처의 아이들이 많다. 최기춘 : 한옥마을에 살면서 전주교대부설초교로 아이들을 보내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 이 학교는 학군과 별개로 원거리에서도 아이들이 오는, 한마디로 엘리트 학교로 알려져 있는데, 그렇다면 중앙초교를 활성화한다고 했을 때 프로그램이나 학교 운영을 잘 해서 다른 지역의 아이들이 오게 만드는 것이 활성화인지, 아니면 기존의 아이들이 떠나지 않도록 해서 동네를 이해하고 나아가는 것인지 이런 고민이든다. 사실 한옥마을은 이사 올 곳도 없거니와 집값도 비싸고, 그러면 누가 돈이 있지 않고서야 초등학교의 젊은 학부모들이 오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인지? 저는 가능하지 않다고 보고, 가능하지 않다면 더 이상 수급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것들을 현실적으로 나눠놓고 얘기를 해야지 않을까. 엄성복 : 첫째 우리가 지향하는 것은 유지하는 것이다. 중앙초교가 220명에서 300명, 400명이 되는 것은 원치 않는다. 숫자가 많으면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 아이들의 창의성을 높이고 자발성을 갖는 운영이 안 된다. 학년 당 두 학급이 가장 좋다. 하지만 이대로 가면 줄어든다는 것이다. 다른 학교는 6학년은 2,3학급인데 1학년은 한 학급인 상황이니까. 그럼 어떻게 할 것이냐, 저는 지금 원도심의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이정현 : 학교 활성화 문제는 굉장히 쉽다. 문화나 생태, 환경의 놀이교육, 독서교육을 통해서도 학교 활성화는 가능하다. 그런데 학교 활성화를 어떻게 지역 활성화로 이어갈 것인가. 특히 한옥마을에는 굉장히 많은 자산이 있고, 자원이 있다. 중앙초교는 괜찮겠지만 완산초교나 전주초교,그 밖의 원도심 학교들은 어떤 내용을 가지고 지역 공동체와 결합할 수 있을까? 김남규 : 사실 삼우초교 같이 특성화 학교를 만들거나, 예술 특성화 초등학교 같은것을 만들면 부모들의 교육열이 높으니까얼마든지 사람은 모을 수 있다. 그러나 원도심은 현재 도시 공간상 인구가 빠져나가게 되어 있다. 한옥마을만 특수한 사례다.그렇다면 현실적으로 생각할 때 거리상으로 가까운 완산초교, 전주초교, 풍남초교,중앙초교 등 원도심 학교들을 특성화 학교로 만들어 스쿨버스로 연대시키자는 것,그게 원도심 전체를 유지시킬 방법이라는것이다. 그렇게 되면 다른 지역에서도 초등학생들이 올 수 있고 그런 학교의 분위기와 원도심의 분위기가 문화적 자산으로이어지게 만드는, 이게 전주시가 할 일이다. 전주는 전통문화중심도시이고 문화도시라고 표방을 하니까, 원도심 학교에 대해서는 특혜를 좀 줄 수도 있지 않겠나. 교육세 같은 예산을 형식적인 교육환경 개선사업에만 쓸 일이 아니다. 엄성복 : 하지만 원도심 활성화에 있어 전주시는 한계가 있다. 시의 1년 예산을 다 투자해도 안 되는 것은 안 된다. 그래서 제가 주장하는 것이 여기에 사람이 살고 싶은, 예를 들면 학교를 만들자는 것이다. 그럼 관심 있는 학부모들이 올 것이고, 그렇게 민간에서 투자를 하게 만들어야 된다는 것이다.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부모들이 의외로 주변에 꽤 많다. 학교가 좋다면 아파트를 나와서 원도심의 주택을 사겠다는 그런 생각. 지금은 아파트에 사는 게 편리하지만, 저는 사람들 인식이 그렇게 바뀔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 사람들이 많이 있고 또 원도심의 학교들을 다 채울만한 열정 있는 선생님들, 정말 아이들을 사랑하는 선생님들도 많이 있다고 본다. 김남규 : 개인적으로 삼우초등학교 나영성 교장 선생님과 송수갑 교감 선생님을 알지만 두 분의 열정은 특별하다. 두 교사의 헌신이 없었다면 그런 사례는 나올 수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저는 사람이 중요하다, 교사가 중요하다고 본다. 만약에 여기 계신 손영애 선생님이 그런 의지를 가지고 저를 이 학교에 10년만 있게 해 해달라고 한다면, 그래서 선생님 몇 명과 예산을 붙여줘서 커리큘럼부터 지속가능하게 한 10년을 투자해야만 이뤄지는 일이다. 그런 인센티브를 줘야한다. 어차피 전주한옥마을이 한스타일특구 아닌가? 이와관련해서 특성화 학교로 예산도 좀 더 많이 배정을 받고, 그래서 우리 대한민국에도 초등학교 때부터 예체능을 하는 학교가있구나, 이런 식으로 가야 한다.특성화 학교를 만드는 것은 쉽지만 원도심교육공동체의 취지는 전체 원도심에 대한것다. 그렇다면 교육의 변화를 어떻게 가져올 것인가? 원도심의 몇 개 초등학교들이 공동의 커리큘럼을 만들어 서로 호환성있게 운영하면 전국적 사례가 될 수 있다.문화·생태적인 환경이 매우 좋으니까. 그리고 통계조사를 해야 한다. 이 아이들이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쳐 대학을 졸업하고 성인이 되었을 때 어떤 결과가 나타나는지에 대해.결국 화두는 지속가능성이다. 특성화 학교 한다고 1년 지원 했다가, 또 커리큘럼이 계속 바뀌면 교사들만 힘들다. 5년 이상 프로젝트로 원도심 사람들을 투입해서꾸준히 간다면 분명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고, 사람들을 원도심으로 끌어 모을 수 있을 것이다. 이정현 : 그렇다면 완산초교도 특성화 학교로 회생이 가능할까? 김남규 : 완산동은 원도심에서도 매우 열악한 환경이라서 어렵다고 생각된다. 그래서 현실적인 대안이 통폐합이라는 것이다. 어렵고 힘든 아이들끼리 뭉쳐있는 것은 교육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 이정현 : 전주 원도심의 어느 동에서 정원 40명인 방과후아카데미의 1년 예산이 1억6천만 원이다. 어마어마한 투자다. 그런데문제는 그 아이들을 공급하는 두 학교에서는 돌봄 교실을 별도로 운영한다. 낭비적 요소다. 반면에 이런 방과후아카데미나지역아동센터 등 학교 외의 자원을 이용해서, 완산초교와 같은 곳의 통폐합을 말하기 이전에, 지역 공동체를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도 있지 않을까? 손영애 : 초등학교가 방과후교육은 그만 손을 떼야한다고 생각한다. 중복이 심하다. 이 부분을 지방자치단체가 가져가야 한다. 놀이방, 어린이집, 청소년문화센터 등 지역 내 자원들의 프로그램을 일괄적으로 관리하면서 중복되지 않게 하고 장소가 필요하면 학교에 요청하도록 해야 한다. 중앙초교와 완산초교만 해도 충분히 가깝기 때문에 얼마든지 아이들이 왔다 갔다 할 수 있다. 이정현 : 중요한 이야기를 하셨다. 지역공동체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지역의 문화 거점 시설이라든지 교육거점시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나가는 방식으로 해야지 학교에다가 모든 초점을 맞춰버리면 오히려 지역 결합력도 떨어지고, 학교의 차별성없이 부담만 갖게 된다. 손영애 : 학교가 아닌 지역 단위로 아이들이 활동하게 되면 학교폭력 예방 차원에서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학교 단위의 그룹 간에 반목이 심한 사례가 많은데 그 경계선을 무너뜨리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최기춘 : 각 학교 간의 네트워크를 구성하자는 말씀인 것 같은데, 저도 동의한다. 다만 각 학교별로 환경과 여건이 달라서 협력이 이뤄지기 힘들지 않을까? 엄성복 : 연구보고서 중에 베네수엘라의 엘 시스테마 사례가 있다. 사실 원도심은 결손가정 아이들이 50%를 넘는다. 많은 곳은 70% 가까이 된다. 그만큼 생태 교육과 문화 교육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게 원도심 문제를 해결할 뿐만 아니라 전주의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하는데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변할 뿐만 아니라 단순 주입식 교육을 받은 아이들보다 학습능력이나 인지능력이 훨씬 더 빠르고 높게 성장한다. 가난의 대물림을 극복하는 것도 가능해진다고 본다. 다만 신도심의 몇 천 명 단위 학교에서는 이런 프로그램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래서 학교 규모가 적당하고 역사와 문화, 생태환경이 다 갖춰져 있는 원도심에서 하자는 것이다. 성공하면 사람들은 돌아오게 될 것이다. 이정현 : 지금까지 이야기를 들어보니 4대문 안쪽 원도심은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되는데, 그렇다면 금암초교나 동초등학교같은 원도심 지역은 어떻게 할 것인가? 김남규 : 현실적으로 아파트가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인데, 그 시사점은 인구정책에 있다. 그렇다고 원도심에 무조건 아파트를 지을 수도 없는 일이다. 엄성복 : 예를 들어 원도심에 아파트가 들어서면, 더 중요한건 서신동이나 아중리가 슬럼화 된다. 사실 송천동 에코시티나 효자동 혁신도시가 들어서면 이들 지역은 슬럼화되기 시작할 것이다. 도시계획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것이 이거다. 원도심의 주택은 재건축이나 리모델링이 가능하지만 아파트 슬럼화는 답이 없다. 원도심교육공동체와는 약간 다른 얘기지만, 이런 측면에서 전주시가 원도심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대한 밑그림이 필요하다고 본다. 개인적으로는 3층 이하 주거지역으로 계획해서 생태와 문화를 좋아하는 젊은 세대들이 들어와 살 수 있는 주거공간으로 만들면 좋겠다. 이정현 : 방과후학교 등 지역사회 교육은 지역사회가 맡아야 한다는 것. 특성화 학교로 좀 더 활로를 모색하는 방식. 우선 4대문 안쪽의 원도심 학교들에 집중하자. 전주시가 원도심 정책을 분명히 수립해야하며 교육공동체 및 주민공동체 활성화와 연계해야 한다. 오늘 이야기는 이렇게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못다한 이야기나 쟁점, 강조점을 이야기한다면? 김남규 : 4대문 안의 학교들이 함께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개별 학교로는 풀 수 없고, 이런 관점이 교육당국이나 행정당국에서 지방자치 교육문제와 원도심 문제를 어떻게 볼 것인가로 이어져야 한다. 또한 완산초교와 같은 열악한 환경에 있는 학교의 문제도 미리 고민을 해서 통폐합이나 다른 대안을 빨리 마련해야 한다. 최기춘 : 한옥마을예술공동체의 사례를 통해 정리하겠다. 우리는 하드웨어에만 투자가 집중되는 상황에서 소프트웨어로 한옥마을을 활성화하고자 했고, 상설공연 뿐만 아니라 나눔축제도 진행을 했었다. 그런데 지역주민들의 동의와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이 매우 어려워서 결국중단하게 됐다. 예를 들어 중앙초교의 어깨동무 축제도 마찬가지다. 끊임없이 지역주민들과 연계하는 역할을 해줄 수 있는사람이 필요하다. 그런 시스템이나 체계가마련되어야 주민과 학교가 연합하는 축제를 만들 수 있다. 즉, 프로그램에 대한 변별점이 분명히 필요하고 그게 지역과 연계되어야 하고 그 가교 역할을 할 주체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그 역할을 매우 어려울 것이다. 손영애 : 학교에서 축제를 기획할 때 가장 중요한 분들이 학부모들이다. 학교운영위원회와 학부모회를 통해 우리 지역에 살고 있는 학부모들을 끌어들이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고, 이분들이 지역주민들을 충분히 설득해주신다. 아직 기획단계지만 어렵지 않다고 본다. 그리고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의 변별점의 문제는, 교육과정에 녹아들어야지 방과후학교 형식으로 가서는 절대 안 된다. 우리 학교의 동아리활동이나 직업체험이 잘되는 이유는 지난 해 11월부터 계획을 해서 올해 교육과정 안에 다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동아리활동도 금요일 5,6교시 수업에 들어 있다. 아이들의 소속감도 다르고 강사들의 전문성도 살릴 수 있다. 일시적으로 예산지원을 받는 예술꽃씨앗학교와 같은 경우는 지속가능성이 문제다. 우리가 원도심교육공동체를 하면서 강조한 것이 비전의 공유, 철학의 공유, 지속가능성이다. 비전과 철학이 공유되면 교사들이 바뀌어도 교육공동체는 남아있기 때문에 프로그램들은 지속이 가능하다. 긍정적의미에서 일종의 압력단체로 작용할 수도있다. 처음에 중앙초교육공동체를 시작할때는 선생님들이 부담스러워했다. 외부단체가 학교에 들어오면 압력을 행사할 것으로 생각하니까. 하지만 유능한 교수님들의컨설팅을 비롯해 전문 강사가 와서 오히려우리에게 도움을 주니까 지금은 다들 좋아한다. 열정을 명령이 아닌 동료의식으로펼칠 때 에너지의 상승효과가 엄청난 것이다. 앞으로 원도심교육공동체가 다른 학교에 접근할 때도 이 점을 명심했으면 한다. 엄성복 : 오늘 토론의 목적이 과연 원도심 교육공동체가 지역 활성화에 얼마나 도움이 될 것인가 인데, 이제 한 학기밖에 안 지났지만 중앙초교를 보면서 변화에 대한 확신이 든다. 동문들의 관심이 매우 높아서 스스로 도서관을 만들자는 이야기도 나오고, 예상보다 공동체를 이끌고 나가는 것이 어렵지 않다. 좋은 에너지가 폭발적으로 모이고 있어서 대단히 희망적이라고 본다. 이정현 : 마무리 할 시간이다. 현실적 접근도 필요하지만 교육을 살리는 원도심교육공동체 활성화가 지역공동체 활성화로 이어지기 위한 방법의 끈을 놓지 않아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지속가능해야만 한다는 것도 명심해야겠다. 처음에는 원도심 교육공동체의 목표가 너무 크고 부담스러운 것 아닌가 생각했지만, 오늘 그 시작을 살펴보니 희망이 보인다. 긴 시간 좋은 말씀 많이 나눠주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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