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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8 |
[아름다운 당신] 장수 번암초등학교 동화분교장 박현
관리자(2012-08-03 16:06:01)
경험으로부터 얻은 지혜, 그것이 답입니다 한규일 기자 백문이 불여일견이다. 모든 것을 경험할 수는 없지만, 직접 경험하는 것 이상으로 확실한 배움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인가. 자기 아이들에게도, 학교에서 가르치는 아이들에게도 가능하면 많은 것을 경험하게 하고 싶은 교사가 있다.‘선택은 그 다음’이라고 말하는 그는 장수군 번암면의 산골학교‘동화분교’를 이끌어가는 교사 박현이다. 폐교 위기에 처한 학교를 산촌유학으로 되살리고 있는 그는 확고한 교육철학을 갖고 있다. 경험하는 만큼 아이들의 자신감은 자라나고, 그것이 아이들 인생의 밑거름이 된다는 것이다. 전주에서 장수군 번암면까지, 인터넷으로 가장 빠른 길을 검색했다. 남원 방향으로 임실을 지나 성수면을 거쳐 721번 국도를 타고 간다. 영대산 자락의 야트막한 고개를 넘고, 산서면을 지나 751번 국도로 갈아탄 뒤 상서산과 묘복산 사이로 길이 꼬불꼬불한 고개를 하나 더 넘어 한참을 가야한다. 번암면에서 다시 동화댐으로 올라가 호수를 끼고 도는 길을 따라 10분쯤 가면 오른쪽으로 작은 학교가 나온다. 승용차 한 대 겨우 지날 수 있는 작은 다리.그 건너에 아담한 운동장을 앞에 두고 작은 건물들이 오밀조밀 모여 있는 곳. 유치원생 네 명까지 포함해도 전교생이 스물 두 명인 동화분교다. “작년에는 전교생이 11명이었어요. 그 전에도 많을 때는 20명 안팎이었는데, 서너 명씩 계속 줄다가 작년에 11명이 됐죠. 본교 같은 경우에는 60명 이상은 유지를 하니까 한 학급에 보통 10-20명 정도인데, 저희는 많아야 여섯 명입니다.”박 교사는 그 중에서도 학생이 제일 적어 단 한 명뿐인 3학년 담임과 분교장을 겸하고 있다. 그를 만나러 간 시간은 학기말의 금요일 오후. 교무실은 행정 업무를 처리하느라 분주했다. 산촌유학으로 희망의 씨앗을 심다 “장수는 일단 도심에서 멀고 문화적인 환경으로부터도 소외되어 있죠. 지리적으로나 환경적으로나 문화적 경험을 할 수 있는 것들이 아주 적어요. 게다가 분교는 학급당 인원이 적어서 미술, 체육, 음악 같은 예체능 교과운영도 학급단위로 할 수 없어요. 더 안타까운 것은 아이들의 사회성이 떨어진다는 것이죠. 자기들끼리만 어울리다 보니까 우물 안 개구리랄까, 경쟁력, 자신감, 자존감 이런 것들이 부족해서 나중에 사회 활동을 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죠. 소규모 학교들이 공통적으로 갖는 가장 큰 어려운 점일 거예요.” 그래서 거리가 멀어도 본교로 아이들을 보내는 부모들도 있단다. 사실 동화분교는 번암면 소재지에서 거리가 멀다는 것 외에도 상수원보호구역에 속해 있어 불리한 입지다.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거든요. 이사를 와도 농사를 짓거나 소를 키우거나, 뭘 하든 다 법에 걸리죠.” 자연히 주민들이 줄어드니 아이들도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그런 환경대로라면 올해 동화분교의 학생 수는 7명이 됐을 터였다. 그 숫자는 폐교 대상이다. 그런데 폐교 위기에 놓인 학교를 살린 것은 산촌유학이었다. “반대로 생각하면 상수원 보호구역이기 때문에 환경은 너무 깨끗한 거죠. 보호가 잘 되어 있기 때문에. 거기에 착안해서 그러면 여기에서만 누릴 수 있는 것을 찾아보자고 생각했어요. 분교만의, 소규모 학교만의 장점을. 일단 도시에 있는 아이들을 보면, 도시생활 때문에 힘들어하는 아이들이 많거든요. 그 어려움을 여기에서 풀어줄 수 있지 않겠나 싶었고 그 답이 산촌유학이었어요.” 주민들도 동화분교를 살리는 일에는 한 마음으로 나섰다. 정작 방법이 문제였다. 산촌유학을 해보겠다고 학교에서 먼저 말은 꺼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답을 얻기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처음 시도한 것이 산촌유학캠프였다. 학교 선생님들이 마을회관을 빌려 방학을 이용한 산촌유학캠프를 운영한 것이다. 스물다섯 명 아이들이 신청해 들어왔다. 캠프를 다녀간 아이들과 학부모들의 반응이 기대보다 좋았다. 전학에 대한 문의가 오기 시작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동화분교에서는 산촌유학과 유학센터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했다. 주민들과 함께 임실군의 대리마을 농촌유학센터를 견학하고, 교사들은 경기도 광주의 남한산초등학교와 용인 두창분교 등을 돌며 노하우를 배우고 계획을 구체화시켜갔다. 올해 1월 말, 한 유학센터가 전라북도로 옮기기 위해 장소를 알아보고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마침 장수에 와 있던 해당 유학센터 관계자를 박 교사가 동화분교로 안내해 주민들과 교사들이 함께 산촌유학을 준비한 과정을 설명했다. 지난 2월 20일, 8명 아이들과 함께 유학센터인‘철딱서니학교’가 동화분교 인근으로 이사를 왔다. 학교와 주민들이 함께 노력한 결실이었다. 유학센터 아이들은 꾸준히 늘어갔다. 아예 아이를 전학시키고 함께 들어와 사는 부모도 있었다.“주민들 중에는 우려하는 분들도 있었죠. 외부에서 온 아이들이 혹시 말썽을 많이 피우거나 정서적으로 많이 불안하거나, 도시에서 적응을 못하는 아이들이 오지 않을까 하고요. 그러면 마을 분위기가 나빠지지 않을까 이런 우려도 많이 있었거든요. 그래도 저희는 센터장님과 선생님들을 믿었어요.” 박 교사의 판단은 틀리지 않았다. 지금은 유학 온 아이들뿐만 아니라 동네 아이들도 유학센터에서 함께 어울리고 생활할 정도로 문제없이 잘 운영되고 있다. 사립학교 부럽지 않은 프로그램 인터뷰가 있던 날은 장수승마장에서 진행하는 방과후 수업이 있었다. 동화분교를 출발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내리기 시작한 비가 장수승마체험장에 도착했을 무렵에는 장대비로 바뀌었지만, 금요일마다 내린 비로 한동안 승마체험을 하지 못했던 터라 예정대로 수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다행히 체험장에는 지붕이 설치되어있었다. 네 마리의 말이 체험장으로 나왔다. 모자와 조끼를 착용한 아이들은 강사의 도움을 받아 능숙하게 안장에 올라 말을 탔다.“승마는 올해로 3년째라서 아이들이 정말 잘 타요. 유치원 애들은 선생님이나고학년 아이들이 끌어주면서 걷는 정도인데, 직접 타보면 보기보다 높아서 처음엔무섭기도 하거든요. 그래도 지금은 재밌어하죠. 경험이라는 게 참 중요하다는 걸느낍니다.”일주일에 한 번, 매주 금요일 오후에 진행되는 승마 외에도 동화분교는 특별하고 다양한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우리학교 테마는 인성이에요, 바른 인성이죠. 바른 인성을 키우는 방법 중에가장 중요한 것이 정서의 안정이라는 생각이거든요. 요즘 이큐 EQ 라는 감성지능보다 정서지능이 더 이슈가 되고 있잖아요. 정서가 불안한 아이들일수록 바른 인성을 못 갖는다는 거죠. 서울과 같은 도시 환경 자체가 정서에 불안할 수밖에 없는 그런 환경이잖아요.”경쟁 위주의 사회, 늘 부족한 시간, 학교갔다 오면 7-8개씩 학원을 다니는 아이들, 그래도 부족하게 생각하는 부모의 마음, 이런 것들로부터 스트레스를 받아서늘 불안한 아이들. 박 교사는 도시는 이런 삶이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곳이지만여기에서는 정서를 안정시킬 수 있고 순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가 이런 환경을 잘 살릴 수 있는 활동을 강화하는프로그램을 구성한 것도 이 때문이다.동화분교는 기본 교과를 최소화 하고 국영수 등 주요과목에 대한 보충수업도 없다. 그만큼 남는 시간을 방과후학교에 충분히 활용하는 것이다. 물론 원칙은 있다. 아이들의 정서를 안정시킬 수 있는것, 시골에서만 할 수 있는 것, 문화적 소외를 보충해줄 수 있는 것. 이 세 가지 기준으로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정한다.동화분교의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들여다보니 특기적성 영역 중 체육 분야에서승마와 수영을, 음악 분야에서는 바이올린, 사물놀이, 락밴드를, 미술 분야에서는 애니메이션과 디자인을 운영하고 있다. 인성교육 영역에서는 제과제빵을 주1회 4시간 진행한단다. 학생 수가 적은 분교이기 때문에 유치원부터 6학년까지 전교생이 이 모든 프로그램에 한 사람도 빠짐없이 참여할 수 있다. 어지간한 사립학교와 비슷한 수준이다. 계절별로 노작교육, 생태교육, 환경교육을 진행하여 아이들의 정서안정과 발달을 도모하고, 2주간의 단기 산촌유학 캠프도 운영하고 있다. 삶의 지혜는 경험에서 나온다 “제 아이들을 키우는데 있어서도 저는 두 가지를 우선 생각합니다. 경험과 인성이죠. 학교에서의 교육관도 똑같아요. 제가 어릴 때 형편과 환경, 여건 때문에 부모님이 못 해주신 것들까지도 아이들에게해주고 싶은데, 의식주 문제가 아니라 듣고 보고 경험할 수 있는 그런 일들을 많이 해주려고 해요. 일상적인 은행 업무부터 시작해서 뮤지컬, 연극, 영화 같은 것들, 음식도 인스턴트에서 고급 레스토랑까지. 제 생일날은 집에서 삼겹살 구워먹어도 애들 생일에는 뷔페라도 한 번 가보려고 노력하죠. 그런 문화적인 경험이 없으면 아이들이 위축되는 것 같더라구요.”아이들이 살아가면서 만나게 될 수많은기회와 선택의 순간에서 더 나은 기회를잡고 옳은 판단을 하기 위해서는 지식보다 풍부한 경험이 필요할 것이라는 것은박 교사의 확신이다.“음식뿐만 아니라 환경과 경험에 대해서도 편식하지 않고 많이 받아들여야 정서적으로도 안정이 되고 인성적으로도 바르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래서 여행도 많이 필요하고 해외로 나갈 필요도있죠.”경험과 인성을 중요시하는 박 교사의 교육관은 동화분교에 그대로 적용된다.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이라도 하기 싫은 아이들이 있게 마련. 그런 아이들에게 박교사는 이렇게 말한다.‘선생님은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너희들보다 먼저태어나서 많은 경험을 해봤기 때문에 그중에서 너희들에게 좋은 것들을 전달하는게 가장 큰 역할이다. 이런 프로그램도선생님이 경험해보니까 너희만할 때 했으면 정말 좋았겠다 싶고 꼭 필요하다 생각이 드는 것들이니까 지금은 선택하지 말고 일단 받아들여라.’그렇게 다독여가며 악기를 연습하던 아이가 무대에서 공연을 하게 되면 그 긴장과환희의 경험이 하기 싫던 아이도 적극적으로 만들고, 실수조차 다음에 더 잘 하겠다는 의지로 바꾼다는 것을 그는 안다.“사람들이 교사라는 직업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한 60% 정도 될까요.아이들을 가르치는 것만이 전부라고 생각하죠. 만약 그렇다면 학원과 다를 바가없어요. 하지만 학교라는 곳은 그 지역에 꼭 필요한 곳이고, 때론 그 지역을 대표할 수도 있죠. 학교 이상의 기능을 하는 경우도 많아요. 교사들의 역할도 마찬가지죠.”장수군 장계초등학교에서 첫 근무를 시작해 5년, 번암초등학교를 거쳐 동화분교까지 7년. 그렇게 첩첩산중 시골의 세 학교에서 10년 넘게 근무한 박 교사다. 그 사이 장계가 고향인 동료 교사와 결혼도 했다. 둘째 아이가 생겨 어쩔 수 없이 장모님의 도움으로 육아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는 그는 전주로 근무지를 옮기려던 계획도 접어두게 됐다. 상황이 아쉽긴 하지만, 운동과 음악을 좋아하는 쾌활한 성격에 아이들과 지내는 것도,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즐기는 박 교사는 시골의 삶이만족스럽다.“전주 같은 도시의 큰 학교에서는 개인적으로 배우고 발전할 기회가 많습니다.업무적으로도 전문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일들이 훨씬 많죠. 그런데 제 아이들을 생각해보니 그런 것들이 큰 의미가 없었어요. 이론적인 근거는 없지만, 주변에풀과 나무가 많은 곳에서 흙을 밟고 자란아이들, 밭일도 논일도 해본 이런 아이들과 각진 아파트와 콘크리트 숲에서 책만보고 자란 아이들은 분명히 다르다는 것을 저는 잘 압니다. 적어도 초등학교 때는 시골에서 경험해볼 수 있는 일들을 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작년엔 배추농사도 지었고, 지금 마당에고추, 토마토, 상추, 오이 등 한 20여 가지를 심었어요. 이런 일들을 애들하고 같이 하죠.‘아빠, 파가 많이 자랐어.’‘토마토가 빨개졌네?’이렇게 말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자연으로부터 배우는 지혜와 순리로 내 아이들이 바르게 커갈 수있겠구나하는 생각이 듭니다.”자연은 안정된 정서를 발달시키고, 정서지능의 발달은 문제해결 능력을 높인다.지식만 많은 아이보다 문제해결 능력이높은 아이가 더 훌륭한 리더로 자라는 것이다. 박 교사는 그렇게 확신하고 있다.“재미있는 것은 당장 우리 둘째가 없으면 동화분교 병설유치원은 문을 닫을수밖에 없어요. 최소 인원이 4명이거든요. 막중한 임무를 띠고 있는 셈이죠.(웃음)” 락 밴드, 장수골을 뒤흔들다 그는 대학 동아리에서 처음 밴드를 시작했다. 직접 해보니 밴드는 어렵다, 돈이많이 든다, 반사회적이다 이런 생각들은오해라는 것을 알게 됐다.“오히려 배려심과 협동심을 키워주는것이 밴드 활동이예요. 처음엔 자기 소리듣기에도 바쁘지만 차츰 남의 악기 소리도 들어야 되고 서로 맞춰줘야 되고.”교육적으로도 좋은 경험이 된다는 생각에교사가 되면 꼭 한 번 아이들에게 밴드를가르치고 싶었던 그는 첫 부임지였던 장계에서 우선 선생님들과 함께 밴드를 만들었고, 학예회 때 깜짝 공연을 했다. 반응이 좋았다. 그 이후 박 교사는 본격적으로 밴드 교육을 준비했다. 강사를 섭외하고, 교육청을 설득해 강사비를 마련하는 한편 공연에 썼던 악기며 장비들을 교육용으로 내놓아 예산을 절감했다.“번암초등학교에 있을 때였는데, 장계초등학교에 있던 악기들을 가져다가 연습실은 또 장수초등학교에 만들었어요. 이지역의 중심지니까. 악기랑 강사는 다 준비 됐으니까 장소하고 배울 아이들만 해결해달라고 교장선생님을 설득했죠.”처음엔 무료로 밴드 수업을 시작했다. 3개월이 지나자 제법 소리가 맞춰지고, 한학기가 지나니 세 곡 정도는 완벽하게 연주할 수 있었다. 이쯤 되니 교장선생님의눈빛이 달라졌다.“학교의 자랑이 되었어요, 밴드가. 외부에서 손님이 오시면 꼭 공연을 보여주려고 하셨어요. TV에서나 보고 듣던 음악을 이런 시골에서 라이브로 듣게 됐으니말이에요.”밴드는 지역의 이슈가 됐고, 인근 학교들로 퍼져나갔다. 초등학교에서 밴드를 하던 아이들이 중학교,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자연스레 상급학교에도 밴드가 만들어졌고 그 밴드들을 모아 드디어 지난 해‘제1회 장수골 락(樂) 페스티벌’을 열게 된 것이다.“무대에 올라갔던 아이들이 하는 말이,화려한 조명과 빵빵한 앰프가 있는 공연장에서 공연을 직접 해보니까 진짜 가수가 된 것 같은 느낌이었다고 해요. 그래서 정말 좋았다고요. 아이들이 갖게 된보람은 제 보람이기도 했습니다. 정말 뿌듯했어요.” 마음을 치유하는 학교가 되기를 “명문대학교를 가려면 최소한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그 목표 하나만 잡고 계속 공부만 헤야 한다고 하죠. 그런데 그렇게 원하는 대학에 가면, 그 다음에는 무엇이 남죠? 물론 학업적으로 성공하고 만족할 수 있겠지만 인생이 그것이 전부는 아니지 않습니까. 졸업한 다음에 좋은 직장에취직하면 다 끝나나요. 행복한 삶은 그것이 전부가 아닐 겁니다.”어차피 사회에 나가면 할 일은 많다. 모두 다 명문대 졸업생이 될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라면, 획일적인 것보다는 다양성이 요구되는 시대에 도시에서 스트레스받지 말고 다양한 문화적 경험을 하는 것이 낫다고 박 교사는 강조했다.“도시에서 아이들을 이곳으로 보낸 부모님들의 만족도가 아주 높습니다. 처음부터 이 아이가 공부를 잘 하게 하기 위해서 여기에 보내는 것이 아니에요. 결국아이들의 인성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그래서 그런 취지에 공감하는 부모들이 아이들을 이곳에 보냅니다.”동화분교가 폐교될 위기였던 지난해까지만 해도 시설에 대한 지원이 없었지만,유치원생까지 학생 수만 스무 명이 넘는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2학기에는 건물의 리모델링이 진행될 예정이다. 산촌유학에 대한 문의도 많이 오고 있다. 당장은 숙식을 해결할 곳이 부족해 전학생을 못 받고 있지만, 유학센터의 확장이나 홈스테이 형태의 농촌유학도 고려하고 있다.“현재 진행하고 있는 것들을 꾸준히 가꿔서 더 좋은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야죠.그렇게 해서 동화분교 아이들이 바른 인성과 많은 경험을 갖추고 정서적으로도안정되게 자랐으면 좋겠습니다. 궁극적으로는 우리 아이들이 동화분교를 자랑스러워할 수 있게 하는 것, 그것이 제 바람입니다.”박 교사는 정서적으로 상처받은 아이들이이곳에 와서 마음을 치유할 수 있기를 바란다. 마음을 치유하는 학교. 그것이 동화같이 아름다운‘동화분교’의 미래다.그 미래를 여는 길에 박 교사의 열정이온전히 놓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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