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7 |
[프리뷰] 원형 그대로의 판소리, 그 진수를 만난다
관리자(2012-07-05 11:35:25)
프리뷰
원형 그대로의 판소리, 그 진수를 만난다
2012 판소리 완창무대 : 정은혜 정정렬제 춘향가 7시간
2012. 7. 7(토) 오후 2시 |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
판소리 다섯바탕의 완창에는 바탕별로 2시간에서 7~8시간까지 소요된다고 한다. 참고로 고 박동진 명창은 판소리 다섯바탕을 완창 하는데 바탕별로 각각 수궁가 4시간, 흥부가 5시간, 심청가 6시간, 적벽가 7시간, 춘향가 8시간이 걸렸다. 그 중 가장 긴 시간이 필요한 춘향가의 완창 무대가 마련된다. 그것도 20대 여성 소리꾼이 준비한 자리다. 그 주인공은 <2012 판소리 완창무대>의 20대 대표인 정은혜(28)다.
우진문화재단과 전주문화재단이 공동 주최하는 <2012 판소리 완창무대>는 미리 공모를 통해 20대 정은혜, 30대 방수미, 40대 왕기석을 각 세대별 대표 공연자로 선정한 바 있다. 그리고 그 첫 번째 무대는 패기 넘치는 20대 소리꾼 정은혜(28)의 7시간에 걸친 정정렬제 춘향가 완창이다.남원 국악예술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국악과와 대학원을 졸업한 정은혜는 제17회 동아국악콩쿨 종합특상과 교육과학기술부의‘21세기를 이끌 우수인재상 대통령상’을 수상한 재원이다. 정정렬 선생에서 김여란, 최승희 선생으로 이어진정정렬제 춘향가를 내려 받았다. 익산 출신의 정정렬 명창은“정정렬 나고 춘향가 다시 났다”는 말이 생길만큼 춘향가의 명인이었으며 그가 재창조한 춘향가는 중요무형문화제 제5호로 지정될 만큼 독창적이고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1968년 고 박동진 명창이‘흥보가’를 완창하면서 시작된‘판소리 완창공연’은 토막이나 축약 소리가 아닌 원래의 전 바탕을 듣는 무대로, 판소리와 명창의 존재감을 세상에 재인식하게 하여 당시 고사위기이던 판소리에 새 생명을 부여했다.내년이면 판소리가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걸작에 등재된 지 10년이 된다. 그러나 세계가 인정한 판소리의 가치는 국내에서 오히려 빛을 잃어가고 있다. 그 가장 큰 이유는 창작, 퓨전 등 현대화의 모색에 비해 원형을 이어가는 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우진문화재단과 전주문화재단은 전통의 원형을 살려 판소리 다섯바탕을 처음부터 끝까지 듣는 정례 공연 사업을 기획했다. 이 공연은 판소리의 세계무형유산걸작 등재에 중심 역할을 했던 판소리의 본고장 전주에서 전국의 명창들이 선보이는 원형 그대로의 완창무대인 것이다.이번 완창공연에는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25호 판소리고법 전수장학생인 김인수, 제29회 전국 전주고수대회 명고부 대상 수상자인 김태영, 2010 전국 전주고수대회 대명고수부 대상 수상자이자 정정렬제 최승희판소리보존회 이사인 신호수 등 세 명의 고수가 함께 한다. 이미 판소리 다섯바탕을 완창한 경력이 있는 정은혜. 그러나 장장 7시간에 걸친 완창은 이미 한 번 해냈다고 만만하게 되는 일이 아니다. 많은 소리꾼들이 바라지만 쉽게 이루지 못하는 꿈의 무대, 판소리 완창. 판소리 완창에는 긴 시간도 시간이거니와 매 순간 가사와 장단, 선율은 물론이요 느낌까지 제대로 살려야 하기에 체력과 집중력 모두 상당한 지구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공연은 관객들에게 뿐만 아니라 소리꾼 정은혜에게도 여전히 새로운 완창의 무대일 것이며, 판소리의 진수를 보여주는 공연이 될 것이다.
할아버지는 베테랑 - 6.25 참전용사
할아버지는 베테랑 : 6.25 참전용사
2012. 6. 22(금)~9. 30(일) 매주 금~일요일 | 공동체박물관계남정미소
대형 미곡종합처리장들에 밀려 사라져가고 있는 동네 정미소들은 시골마을에서 교류의 중심지 역할을 하는 곳들 중 하나였고, 그래서 많은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공동체박물관계남정미소는 그 기억을 보존하고자 만들어진 곳으로, 한쪽에는 정미기계 시설이 그대로 남아있고, 그 옆방에는 사진 갤러리가 마련되어있다. 사진 갤러리가 있는 이유는 이곳의 대표인 김지연씨가 사진작가이기 때문이다. 계남정미소에서는 사진 전시와 교육, 공모전을 비롯해 도시민들을 위한 주말농장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주말 장터 운영을 통해 도시와 농촌간의 거리를 줄이고 소통의 장으로 활용하려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정미소의 이름에 걸맞게 지금도 정미기계 가동을 수시로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2006년 6월 개관 이래 20여 회의 전시를 이어오고 있는 계남정미소의 전시 주제는 한결같다. 그것은 바로 이발소, 정미소, 보따리 등 사라져가는 것들이다.‘태극기로 읽는 한국현대사’나‘전라북도 근대학교 100년사’등 한국현대사를 되돌아보는 사진전도 열렸다. 이처럼 남다른 기획을 계속하고 있는 김지연 대표가 이번에 선택한 주제는 바로‘6.25 참전용사’였던 할아버지들이다.
“얼마 전 유엔군 6.25참전 용사들이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다. 그들을 베테랑(veteran)이라고 불렀다. 무엇에 능숙하다는 뜻으로 사용하는 단어에 노병(老兵), 재향군인이란 뜻이 있다는 것을 그 때 알았다. 새삼 그뜻이 무겁게 다가왔다. 이번 전시는 우리지역 한국전 참전 용사들의 마지막 모습일 수도 있다. 노병이 파르르 떨리는 손으로 경례를 붙이고 있다. 우리는 당신들에게 국가에 대한 의무와 노고를 기억하며 답례를 올리는 바이다.” -전시 서문 중에서.
계남정미소가 위치한 전북 진안군 마령면과 인근에 생존하고 있는 한국전쟁 참전용사 26명의 인물사진과 제대증, 참전용사증서 등 옛 자료를 전시하는 이번 전시는 잊어져가는 역사에 대한 예의를 다시금 생각할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