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7 |
생각의 발견
관리자(2012-07-05 11:32:29)
아이디어는 입장 바꿔 생각하기다
윤목 커뮤니케이션 디렉터
아이디어맨은 카멜레온이다
대학 때 연극반 활동을 하던 친구에게 물은 적이 있다. 돈도 안 되고 힘든 연극배우가 뭐가 좋아서 하려고 하느냐고. 그 당시만 해도 연구배우들은 일 년 수입이 몇 십만 원도 안 되는 사람들이 수두룩한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 직업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친구 왈,‘보통사람들은 하나의 인생을 살다 죽지만, 연극배우들은 수십, 수백 명의 인생을 살 수가 있지 않느냐’라는 것이었다. 그렇다. 작품이 바뀌고 무대에 올라설 때마다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아가는 감정이입이야말로 수입은 적고 힘은 들지만 연극인들이 연극에 미쳐 사는 이유가 아닐까. 광고도 마찬가지다. 보통 은행에 취직하거나, 공무원이 된 친구는 자기가 맡은 분야에 평생 그 일만 하면 될 테지만, 광고인들은 제품에 따라 초코파이 광고를 할 때는 어린아이가 되기도 하고, 생리대 광고를 할 때에는 여자가 되고, 면도기 광고를 할 때는 남자가 되어야하는 카멜레온 같은 삶을 살아야 한다. 이러한 카멜레온 같은 변화무쌍한 삶을 즐기고 거기에서 성취의 희열을 느끼는 사람은 아이디어맨이 될 수 있지만, 변신을 싫어하고 생각하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은 아이디어맨으로서의 자질이 없는 것이다.
아이디어의 근본은 역지사지다
새로운 제품, 새로운 비즈니스, 새로운 광고를 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필요한건 뭐니 뭐니 해도 그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 그 비즈니스의 타깃이 되는 사람, 그 광고의 소비자가 되는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을 시작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길거리에 커피숍을 새롭게 오픈한다고 하자. 일단 기존의 수 많은 커피숍과 차별화된 아이디어가 필요할 것이다. 이 때 커피숍을 오픈하는 주인의 입장에서 아이디어를 낸다면 백전백패다. 너무나 상식적인 이야기지만 그 거리를 지나가는 사람들이 주로 어떤 사람들인지. 그 사람들의 직업은 주로 무엇인지, 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입장을 바꿔서 생각할 때 중요한 것은 여러 사람의 입장이 아니라 딱 한사람의 입장에서 생각을 해야 한다. 그 소비자군을 대표할만한 딱 한 사람, 즉 커피숍의 고객이라면 커피숍을 가장 잘 애용할 여대생,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어느 대학 무슨 과 몇 학년 여대생 딱 한명의 입장에서 아이디어를 생각해야 한다. 대부분의 경우 그 사람 한명한테 커피를 팔 것이 아닌데 너무 타깃을 좁혀서 생각하는 게 아니냐고 의아해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입장을 바꿔 생각하는 아이디어라는 것은 여러 사람을 위한 아이디어보다는 그 소비자집단을 대표할만한 딱 한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다보면 그 소비자군 전체가 공감할 수 있는 아이디어로 확장되는 것이다.
딱 한 사람의 타깃 프로필을 적어라
광고에서는 타깃 프로필이라는 작업이 있다. 메인 타깃 딱 한 사람의 타깃 프로필을 적어 거기에서 아이디어의 단초를 끄집어내는 작업이다. 그 타깃은 어떻게 생활하는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기존의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 어떤 불만을 갖고 있는지 상상속의 그림을 그리듯 하루의 라이프스타일을 적어보는 작업이다. 커피숍을 이용하는 어는 여대생의 타깃 프로필을 적어보자.
Target Profile 작성의 예
- 이름: 정미연
- 소속: 이화여대 응용디자인학과 3학년
- 생년월일: 1999년 10월 1일
- 체격: 키 168cm, 체중 54kg
- 혈액형: A형
- 취미: 음악감상, 여행
- 가족사항: 1남 1녀중 막내
“올해로 대학 3학년인 정미연씨. 아침잠이 많은 그녀는 9시에 강의가 시작하는 날이면 부랴부랴 일어나 학교에 가다보면 늘 아침밥은 먹질 못한다. 이대입구역에 내리면 8시 40분, 커피숍에 들러 베이글 한 개와 아메리카노를 급히 사서 들고 강의실로 향하기 바쁘다. 오전 강의가 끝나면 오후 강의가 시작되기 전까진 좀 여유로운 편. 점심을 먹고 커피숍에서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거나 도서관에 가서 밀린 리포트준비를 한다. (이하생략)”
이런 식으로 타깃 한사람의 일거수일투족 하루의 일과를 작성해 보는 것이다. 그러면 그 타깃의 라이프스타일속에서 커피숍이 어떻게 차별화 해 나갈지가 타깃의 입장에서 하나하나 정리가 된다. 예를 들어 이런 타깃을 염두에 두고 하루에 아침과 오후에 커피 세잔 이상을 마시는 고객에겐 하루치 쿠폰을 만들어 할인을 해 준다든지, 아침에 걸어가면서 커피와 베이글을 먹어야 하는 바쁜 학생의 입장에서 베이글을 잘게 썰어서 한입에 먹을 수 있게끔 해준다든지, 오후에 빈 강의 중에 오는 고객들을 위해 리포트룸을 만들어 놓는다든지, 여러 가지 아이디어가 이 타깃프로필에서 나올 수 있는 것이다.
아이디어를 내려면 그 사람이 되어라
모든 대부분의 아이디어들도 마찬가지다. 주부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주부를 위한 신제품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고, 솔로들의 입장에서 생각하다보면 솔로들을 위한 아이디어들이 무궁무진하게 나올 수 있는 것이다. 아이디어맨이란 그 역지사지를 힘들어 하지 않고 즐길 줄 아는 사람이어야 한다.‘내가 그 사람 입장이 되어 생각하면 어떤 신제품을 기대할까, 어떤 불편함이 있을까’ 이런 생각들이 아이디어의 원천이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