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6 |
성재민의 ‘올댓소셜’
관리자(2012-06-05 14:44:57)
소셜미디어 시대, 지자체의 새로운 도전
성재민 선샤인뉴스 대표
전라북도에서 최근 재미있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을 통한 집단지성을 구현하겠다는 발상에서 시작한‘2040JB소셜크리에이터’가 바로 그것입니다. 그룹 이름 그대로 전라북도 20대에서 40대 중에서 페이스북 및 SNS 이용에 적극적인 사람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전라북도를 바꿀 수 있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발굴하겠다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물론 좋은 시도인 것 같아 저도 한 명의 전북도민으로서 참여를 신청했고, 운 좋게도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지역 내 SNS 이용자들을 모아 함께 머리를 맞댄다는 시도 자체가 성공 여부를 떠나 좋았습니다. 그래서 신청했습니다. 최근 첫 번째 공식 행사인 위촉식을 열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번‘2040JB소셜크리에이터’에 참여하면서 몇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신청부터 위촉식까지 계속 머릿속에 맴돈 것은“SNS를 통해 집단지성 구현이 가능할까?”라는 질문이었습니다.
지역 SNS 이용자들, 머리를 맞대다
이 모임(?)이 기존 타 지역의‘SNS 서포터즈’와 사뭇 다르게 다가왔던 부분은 참여하는 사람들이 지자체(기업/브랜드)가 내놓는 메시지를 적극적으로 공유하고 RT하는‘단순 봇(bot)으로서의 역할’이 아닌, 스스로 생각하고 아이디어를 내놓는 주체가 된다는 점입니다.‘RT봇’을 넘어 의견과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그것을 적극 실현하는 주체로 나아갈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죠. 이 모임의 활동 내용을 간단히 소개해보자면 페이스북 그룹을 통해 주 1회씩 총 4건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발굴, 소개하는 브리핑 활동과 각 구성원들의 아이디어에 대한 댓글 토론(‘페포지엄’에 비할 만큼 열띤 토론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아이디어들을 모아 가을쯤 TED 형태의 아이디어 컨퍼런스를 개최하게 됩니다. 어쩌면 대단한 활동이 아닌것 같고, 창업이나 제품 혹은 정책 개발로 직접 이어지는 그림이 아니어서 심심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이 변화는 결코 작지 않습니다.
제가 이 모임을 즐겁게 생각하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한정된 인원(20여명)을 통한 집단지성 모델에 도전하고 있다는 점 입니다.
제임스 서로위키의 저서 <대중의 지혜>에 따르면 집단지성이 발휘되기 위해서는 단지‘대중’이 존재하는 것으로 충분한 게 아니라, 각각 개별적이고 독립적인 이들이 모여야 합니다. 이 모임은 규모는 작지만 각 세대별로 적절히 안배되어 있고, 분야도 모두 다릅니다. 규모를 제외한다면 비교적‘각각의 개별적이고 독립된 개인’의 그림에 적합합니다. 참여자들 각각의 독특한 시각과 안목을 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둘째, 이용자 수가 적은 지역(전라북도) 내 소셜미디어 인구를 확장시킬 수 있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지역의 사정을 잘 아실지 모르겠지만 서울 및 수도권에 비해 소셜미디어 인구가 무척 적습니다. 아직 초창기라고 할 수 있죠. 이정도 초창기라면 초기 적극적인 사용자들이 전체적인 분위기를 이끌어주는 것이 소셜미디어 인프라 확산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2040JB소셜크리에이터’는 그런 적극적인 사용자들의 집합입니다. 참여에도 적극적이고 스스로가 각자의 위치에서 소셜미디어 전도사라고 할 만큼 열심입니다. 이런 이들을 모아낼 수 있기에 지역 내 소셜미디어 인프라 확산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에게‘듣겠다’는 지자체의 의지
가장 기대되는 부분은 이런 모임을 만든 전라북도의 의지입니다. 전라북도는 지자체 최초로 페이스북 팬 수 1만 명을 돌파해 최근 관심을 모으고 있을 만큼 소셜미디어 커뮤니케이션에 적극적입니다. 저는 전라북도의 블로그 운영을 회사 차원에서 돕고 있습니다. 그러나 블로그, 페이스북을 운영하는 것과 이런 재미있는 시도를 하는 것은 다른 의미입니다. 단지 마케팅 차원에서 채널을 개설한다는 의미를 넘어, 소셜미디어를 이용한‘듣기’를 통해 커뮤니케이션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이 글을 보시면서“웬 호들갑이냐”고 말씀하실 분도 계실 것 같습니다. 그렇게 보일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전라북도라는 지역에서 지내온 전문가 입장에서 이런 시도가 결코 쉽지 않음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글을 통해 전라북도의 시도를 이야기해보고 싶었습니다. 이 모임이 아직 초창기이고 어떻게 변화될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소셜미디어를 통해 그동안 고루하게 느껴지던 지자체들도 변화하고 있다는것, 그것도 더 듣고, 더 함께 하는‘커뮤니케이션 지향적’으로 변화한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합니다. 전라북도의 이번 시도는 시도 자체부터 성공여부까지 타 지자체들에게 끼치는 의미가 작지 않을 것 같습니다. 가장 처음 시작한 만큼 가장 먼저 성공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