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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2 |
옹기장이 이현배의 생활의 발견
관리자(2011-12-01 16:44:31)
51:49 사람들이 옹구점에 와서는 한 쪽 봉긋한 것을 뭐냐고 물어쌌는다. 그거 말 그대로 측간이다. 작년 화재에 불에 타 없어진 걸 어영부영 그냥 지내다가 땅속에 묻혀있던 합수독아지(똥독)를 발굴(?)하구서는 가마짓는 흙벽돌로 돌렸더랬다. 흙벽돌로 돌리자니 모루망치가 필요한데 안보여 읍내 철물점엘 다녀와야 했다. 그 때 사단이 났다. 같이 일하는 친구가 독아지에 가득 고여 있던 물을 퍼낸거였다. 애초에‘옹색’하게‘겨우’볼 일을 볼 수 있게 하자 했더니 혹 흙벽돌을 돌리다가 빠질 까봐 퍼낸 모양이다. 나는 크게 당황했고 오히려 흙벽돌을 돌리면서는 불안 불안했다. 그 친구는 물이라는 물성을 보구서 빠질 수 있다고 본 모양인데 나는 공간을 봤기에 비워진 공간에 불안했던 것이다. ‘어떻게 살 것인가’하다가‘어떻게 살아야겠다’고 하면서 이 삶을 51 : 49에서 49에 위치시켰다. 그리고 산다는 것은 49를 51로 변환하는 거였다. 겨/우, 간/신/히 그 측간 천정까지 성(聖)스럽게(?) 돔형으로 돌렸다. 그래 비를 피할 헛지붕을 씌워야했다. 그게 이 자리에서 즐겨봤던 길모퉁이를 가렸다. 그래 다시 그만큼을 낮췄더니 다시‘즐겨찾기’가 가능해졌다. 이 자리에서 바라보면 순간이지만 그 길모퉁이를 돌아가는 뒷모습, 넘어오는 앞모습을 보면서 그 어떤 흐름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지붕을 낮출 때 같이 작업하던 이장님이 매우 번거로워하는데 내가 작은 사치를 좀 해야겠다고 우겼더랬다. 사실 그 자리는 나에게도 기점이 된다. 백구 보리가 살아서는 보리하고 오른쪽 골짜기 불무골엘 자주 갔었다. 그러다 보리가 가고 나서는 쓸쓸함에 삭막함까지 더해 잘안 가게 되었다. 그래 그냥 그대로 길 따라 간다. 그러면 그 길이 그대로 물길이 된다. 그러다 시루재를 비켜 데미샘에서 발원하여 내려오는 큰물과 합수하는 송가정까지 간다. 더러 그 모정 마루 한쪽에 걸터앉아 먼 산을 바라보다가, 물길을 바라보다가 바람소리, 물소리를 듣다가 돌아온다.아주 짧고 단순한 밋밋한 걸음이지만 일상이 되었다. 이 삶이 거의 그렇다.‘생활의 발견’은‘어떻게 살 것인가’되묻자는 게 아니었다. ‘어떻게 살고 있는지’성찰할 일이었다. 그런데‘어떻게 살 것인지’되묻고 있다. 이건 삶이 아니다. 다시 또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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