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1 |
2011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관리자(2011-11-04 16:36:28)
2011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10월 1일~30일)
역동의 화려한 미학, 세계화를 꿈꾸다
‘역동(力動)’을 주제로 한국의 서예, 동양의 서예를 넘어 세계의 서예로 나아가고자 하는<2011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가 한 달간의 여정을 마쳤다. 서예의 힘차고 활발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전시뿐만 아니라 다양한 행사를 마련해관객들을 맞았다. 세계최대규모의 서예축제로서 자부심을가지고 8회째 치러진 <2011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는 30여개 국가 1,657명의 작가들이 참여하고 5개 부분 28개의전시 및 행사를 선보이며 서예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펼쳐내고자 했다. 또한 개최 장소를 전주에만 한정시키지 않고 익산, 군산, 남원에서도 전시회를 열어 비엔날레의 외연을 확장했다.
비엔날레의 첫 문을 연 개막행사‘필가묵무(筆歌墨無, 붓의 노래, 먹에 춤)’에서는 이모그래피와 도화문자서예 시연,초서 릴레이, 춤이 있는 판소리 한마당, 한·중·일·영어의합동휘호를 보여주었다. 서예와 타 예술 장르의 결합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로 전통 서예와 현대 추상기법의 접목, 서예와 공연의 연계 등을 선보였다.
11개의 전시행사를 통해서는 그동안 접하기 어려웠던 서예의 여러 가지 면모를 확인할 수 있었다. ‘세계서예의 역동성전’에서는 현대적인 표구, 역동적인 디스플레이로 기존의서예전시장에서 볼 수 없던 새로움을 발견할 수 있었다. 김병기 총감독은“전형적으로 보던 흰 화선지가 아닌 빨강, 노랑, 파랑 등의 색 한지를 사용해 이색적인 모습을 보여줬으며 일정한 크기의 작품 틀을 벗어나 대소의 차이를 통해 역동성을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253명의 동서양 작가를 초청해 한글서예, 한문서예, 전각, 문인화, 서각 등 서예의 모든 장르를 한데 모았다. 11,172자의 한글을 784명의 작가들이14~15자 씩 나누어 써 약 30m의 대형작품을 제작한‘한글11,172字전’은 대내적으로는 한글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고 대외적으로는 한글의 우수성을 알릴 수 있다는 의미를 지녔다. 또 하나의 흥미로운 전시는‘서예치료·서예웰빙 사례보고전’으로 서예가 가진 심리치료와 웰빙 효과를 보여주었다. 한국서예치료학회에서 지속적으로 실시해 온 치료사례를 보여주는 각종 자료와작품들을 전시해 서예가 예술 영역을 넘어 심리적 웰빙 효과를지녔음을 알렸다.
‘명사 서예전’은 유홍준 전(前) 문화재청장, 연세대 마광수 교수, 국악인 장사익, 중앙일보 홍석현 회장 등 명사 26인의 작품을 선보인 이른바‘스타 마케팅’을 활용한 전시다. 잘 알려진 유명인들의 서예작품을 통해 서예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고취시켰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와 전(前) 문화재청장으로 우리에게익숙한 유홍준 교수는 암행어사로 유명한 박문수의 시를 합죽선에 써내려간 작품을, 소리꾼 장사익 선생은‘사람이 하늘 하늘이사람’을 전시해 서예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데 힘을 보탰다.
또한 관람객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부대행사가 마련되어 바라보기만 하는 전시가 아닌 함께하는 축제가 되고자 했다. 유명서예가와 관객이 대화하고 토론할 수 있는 작가와의 만남과 전시장을 찾은 관객 중에서 추첨을 통해 작품을 나눠 주는 행사,관객이 직접 서예와 탁본체험, 서예를 이용한 한지공예품을 만들어 보는 프로그램, 리본에 붓글씨로 소망을 적어 장식하는 자리 등이 마련되었다.
작가의 혼이 담긴 작품을 보고 있자면 꿈틀거리며 살아 있는듯도 하고, 붓을 쥔 손으로 흘러내리듯 글을 쓰는 모습이 마치춤을 추는 것 같기도 하다. 이번 비엔날레는‘서예’와‘역동’이의외로 잘 어울리는 조합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계기가 되었다.예향 전주가 자랑하는 전통문화의 하나인‘서예’의 고전적인 예술성뿐만 아니라 현대화, 세계화의 가능성을 엿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