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1 |
성재민의 ‘올댓소셜’
관리자(2011-11-04 16:34:13)
“바보야, 문제는 소셜미디어야”
서울시장 재보선 선거를 앞두고, 선거전이 치열했습니다. 안철수 열풍과 맞물려 시민후보이자 야권 통합후보의 모습을보이고 있는 박원순과 집권여당의 여성후보인 나경원 후보의 경쟁이 뜨거웠습니다. 이번 선거전을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하지만, 박원순과 나경원 두 유력후보의 대결을‘SNS vs 보수세력결집’의 구도로 보는 경향이 큰 것 같습니다.박원순 후보는 트위터, 블로그, 페이스북 등에서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고, 나경원 후보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 사퇴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보수세력을 결집시킬 아이콘으로서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시각이죠. 두 세력의 대결은 우리나라 선거 역사상 기록에 남을 정도로 큰 변화와 대결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이 연재는 소셜미디어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에 소셜미디어에서의 그들의 대결을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정치인들이 소셜미디어를 어떻게 다루어야하느냐에 관한 점에서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494 vs 2,293… 소셜미디어 강자의 비결은?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관한 분석은 접근법이나 데이터의 분석자체가 다양하기 때문에 쉬운 정량적 접근방식인 블로그를 중심으로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팔로워 수가 곧 영향력은 아니기때문에 트위터 팔로워 숫자나 페이스북 친구 숫자는 빼도록 하겠습니다.) 2011년 10월 10일 오전 11시 30분을 기준으로 나경원과 박원순 두 후보의 블로그 방문자 수를 보니 494 대 2,293입니다. 누적블로그 방문자 숫자를 보니 나경원 12만9,880명, 박원순 212만888명입니다. 정량적 수치가 전부는 될 수 없겠습니다만 압도적인 격차가 보입니다. 적어도 블로그 상에서의 관심도는 박원순 후보가 훨씬높은 것이 사실인 것 같습니다. 1일 방문자 기준으로 박 후보가 나 후보의 4배, 누적방문자 수로는 15배도 넘는 수치를기록하고 있네요.두 사람은 똑같은 선거에서 똑같은 유력후보로 활동하고있습니다. 하루 24시간이라는 똑같은 자원을 쓰고 있구요.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후보가 보이는 차이는 큽니다. 이렇게큰 차이가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3가지로 정리해보죠.
#1. 일관성있게 꾸준히 떠들어라
박 후보가 온라인상에서 강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자신이 블로그‘원순닷컴’을 운영해왔기 때문입니다. 이미 수많은 콘텐츠들을 블로그에 올려왔고, 그의 콘텐츠들은 시민활동가이자 인권변호사, 희망제작소를 만든 그의 개인적 명성과 맞물려 꾸준한 인기를 누려왔습니다. 그리고 후보가 되기 전까지‘소셜디자이너‘를 자칭하며 사회변화와 지역발전을 테마로 꾸준히 글을 올려왔던 일관성이 있었기에 그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블로그를 즐겨찾기 및 RSS를 통해 구독해왔던 경우가 많습니다.많은 정치인들이 기억해야할 부분이 바로 이 지점입니다.많은 정치인들은 선거기간에만 블로그를 운영하면 사람들이알아서 찾아와 줄 것으로 착각합니다. 사실은 절대 그렇지않습니다. 사람들은 블로그의 콘텐츠를 소비합니다. 오프라인에서 대단히 유명한 인물이 아니라면 콘텐츠보다 블로거에 주목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명확한 테마를 가지고 꾸준히 이야기하는 것’. 많은 파워블로거들이 초보들에게 조언해주는 이야기 중 하나입니다. 일관성있고 꾸준히 떠드는 사람들만이 블로고스피어에서 자신의 영역을 갖출 수있습니다.
#2. 정치인에게 최고의 이야깃거리는‘나’다
일반인이라면 자신의 관심사나 취미 등을 중심으로 블로깅 하는 경우가 많겠지만, 정치인이라면 가장 중요한 블로깅소재는 바로‘나’자신입니다. 자신의 철학과 비전, 생각, 경험, 이야기 등이야말로 정치인이 블로깅을 통해 보여줘야할가장 중요한 콘텐츠입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의 경우는 블로그에 올리는 콘텐츠보다 좀 더 가볍고 트렌디하겠지만, 콘텐츠의 중요한 소재가‘나’라는 점은 다르지 않습니다. 자신에 대한, 자신을 둘러싼 다양한 경험과 생각, 정보 등을공유함으로써 방문자들에게 꾸준히자신을 어필할 수있는 기회를 마련할 수 있는 것이죠.앞선 사례처럼 박후보가 온라인에서상대적으로 더 큰주목을 받은 이유중 하나는 자신의블로그를 통해 꾸준히 자신과 관련된 생각이나 정보, 경험 등을 공유했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추후 정치인으로 변신했을 때에도 사람들은 콘텐츠에 대한 단절 없이 꾸준히 그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것이 구요. 정치인이시거나, 정치를 꿈꾸시는분이라면 반드시 신경 쓰셔야 할 부분 중 하나가 아닐까 싶네요.
#3. 누적은 최고의 자산이다
‘나’에 대해서 일관성 있게 꾸준히 떠든 사람이라면, 아마 ‘누적’이라는 최고의 선물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검색엔진최적화(Search Engine Optimization)가 함께 이루어진다면 더할 나위 없겠죠. 그러나 누적의 힘은 그 자체만으로도 대단합니다. 블로그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각 콘텐츠가 개별적으로 검색된다는 사실입니다. 다양한 콘텐츠하나하나, 포스팅 하나하나가 모두 검색엔진을 통해 인덱싱되어짐으로써 사람들이 타고 들어올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주는 것이죠. 원칙적으로는 100개의 콘텐츠가 공개되어있는블로그라면 온라인에서 100가지 이상의 유입경로가 있는 셈입니다. 작은 것들이 모여 큰 하나를 이루는 롱테일법칙처럼, 누적은 더 많은, 더 다양한 사람들에게 연결될 수 있는기회를 만들어주는최고의 자산인 것이죠.반면, 반드시 피해야 할 원칙들도있습니다. ‘급조한블로그’, ‘긁어 붙이고 퍼다나른 블로그’, ‘본인의 목소리가 없는 블로그’는 오히려 신뢰를 떨어트릴 수 있습니다.
개인에 집중하려면 소셜미디어를 시작하라
소셜미디어는 누구에게나 접근권이 열려있는 공간입니다. 누구나 시작할 수 있죠. 사람마다 사용하는 방법도, 목적도다릅니다. 그러나 개인이 중심이 되는 미디어이기 때문에‘나’자체를 하나의 브랜드로 만들고 싶은 이들에게 더 중요합니다. 자신의 생각을 담아온 블로그가 어느 순간, 정치인으로서의 자신에게 큰 무기가 되는 셈입니다. 개인의 브랜드를 키우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소셜미디어에 집중하십시오.그리고 꾸준히 자신을 기록하십시오. 어느 순간, 당신을 위한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