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1 |
2011 전주세계소리축제(9월 30일~10월 4일,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전주한옥마을)
관리자(2011-11-04 16:32:03)
2011 전주세계소리축제(9월 30일~10월 4일,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전주한옥마을)
다양한 성찰 속 전통판소리의 힘이 돋보였다
이다혜 기자
지난 9월 30일부터 닷새 동안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한옥마을을 비롯한 전주 곳곳은 소리의 향연으로 물들었다. 소리축제는 조직위원장 사퇴, 예산삭감, 존폐위기와 같은 논란을 딛고 새 출발에 힘을 쏟았다. 2001년부터끊임없이‘대중화와 전통성 확립’사이에서 정체성 논란에 휩싸였던 소리축제는 올해에도 많은 부담을 안고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인지 십년 째 치러지는 축제가 보여줄 수 있는 노련함 보다는 새로운 도약에 집중되었다.조직위원회는 좌석 점유율 최고 기록을 전통국악공연이 상당수 차지했다는 점을 들어 우리 소리에 대한 대중의애정을 확인하고 전통국악을 알리는 장으로서 전주세계소리축제가 큰 역할을 할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실제 우리 소리와 세계 소리의 다양한 면모를 선보이며 세대와 지역을 아우르는 축제로서의 가능성을 보였다는 평가가나온다. 그러나 소리축제가 담아야하고 지향해야할‘대중화’에 대한 의미정립은 풀어야 할 더 단단한 과제가 되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왜 전주에서 소리축제를 하는가를 잊지 않을 때 축제의 의미가 비로소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전통국악공연, 좌석점유율 상위권 기록
올해 소리축제는 전통에서 현대까지 한국음악의 다양한 면모를 선보였다는 점에서 일단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또한‘어린이소리축제’를 확장 및 특화시켜 우리 소리가 미래세대에게 어떻게 다가가고 이어져야 할 것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모색하는 자리가 됐다는 평가다. 전통 국악의 대중화 가능성도 확인됐다. 소리축제의 전체 공연 집계에 따르면 올해 좌석 점유율 최고를 기록한 상위 5위권 중 3개 공연이 전통 국악 공연,또 유료 좌석 점유율 최고 기록 공연 2위, 3위를‘판소리 다섯바탕’,‘ 산조의밤’등이차지해순수국악에대한대중의선호도가 높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그러나 야외공연장, 비전문공연장에서 열린 프로그램과 같이 좌석점유율 100%의 기준이 모호한 경우가 있어 이 수치의정확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 된다. 좌석수량이 정량화 되어있지않은 야외 공연의 경우 과연 몇 개의 좌석을 100%로 잡은 것인가의 문제가 있다. 또한 유료 공연의 경우에도 무료 초대권이남발되었다는 지적이다. 개막공연의 경우 총 좌석 중 무료로제공된 좌석이 62%에 달했다. 유료로 티켓을 구입한 일반관객들은 1층 뒷좌석이나 2,3층에 앉거나 그마저도 매진이 되어발걸음을 돌리는 경우도 있었다. 개막식의 경우 초대권으로 발권된 좌석이 대부분 차긴 했지만 축제의 마무리인 폐막식의 경우 1층 앞좌석의 대부분이 주인 없이 비어있었다. 무료 초대권등을 감안했을 때 순수 좌석 점유율의 정확한 파악이 어렵고소리축제에 들어간 22억 원의 예산에 비해 유료 티켓으로 벌어들인 수익은 1억 원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세대 간 소통 시도한 개막공연, 모호한 주제와 내용 엇갈린 평가
축제의 문을 열고 닫은 개막공연과 폐막공연의 경우 긍정적인 평가와 부정적인 평가가 엇갈렸다. 개막공연의경우 한국 역사에 존재한 음악들을 새롭게 재현한다는취지, 폐막공연의 경우 판소리 춘향가를 갈라 콘서트로구성해 젊고 발랄함을 보여주겠다는 취지를 담았다. 전통의 소리에 대중가요, 힙합, 재즈, 비보잉 등을 결합한이들 공연의 경우 우리소리의 다채로운 모습을 제시하고세대 간 소통을 시도했다는 점이 좋게 평가됐다. 반면에개막과 폐막 공연으로서의 주제와 성격이 확실히 드러나지 않았고 대중음악에 집중되어 전통음악이 빛을 발하지못했다는 것이 아쉽다는 평가도 제기됐다. 개막공연의경우 역량 있는 지역음악인들의 참여도가 낮아 과연 지역성이 얼마나 반영됐는가 하는 의문점과 다양한 세대와장르의 음악이 단순 나열식으로 보여 졌다는 지적도 낳았다.
한옥마을은 북적,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은 한산
금·토·일 주말과 개천절 공휴일이 포함된 5일간의 축제기간동안 많은 사람들이 찾았다. 한옥마을에 마련된 프로그램은 소리축제가 아닌 단순히 한옥마을에 나들이 온 이들의 눈길까지 사로잡아 축제 분위기를 물씬 더했지만 또 다른 주요 장소인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은 개·폐막 공연을 제외한 시간에는 한산함을보였다.“ 소리문화의전당에는낮시간대에볼수 있는 프로그램이 없어 아쉬웠다.”는 관객들도 많았다. 공연전문공간인 소리문화의전당을 소리축제의한 마당으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했다. 한옥마을은 소리축제의 공연장소로는 비좁고주차 등의 공간 활용에 문제가 있어 많은 관객들을수용하는데 불편함이 많았다. 그러나 접근성이 좋고주변 경치나 볼거리들이 많아 흥겨운 소리축제의 한마당을 만드는 데 더없이 좋은 공간, 다른 지역 축제와 공간적으로 차별화 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의견도있었다.축제의 마지막 날이었던 10월 4일은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한옥마을 모두 조용했다. 마련된 프로그램은 폐막공연과 전주대사습놀이 학생전국대회, 몇 개의 야외공연이 전부였고 축제라고하기에는‘썰렁함’까지 느껴졌다. 일부에서는“공휴일이었던 개천절 10월 3일로 축제를 마무리 하는 것이‘경제적인 면’과‘관객 참여’부분에서 더 효율적이지 않았겠나”는 의견도 있었다.이밖에도 주최 측에서 문화재인 향교안에서 관객들에게 캔맥주를 나눠주어 문화재 훼손 문제를 야기했고 일부 프로그램의 시간과 장소가 변경되었음에도 공고를 하지 않는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이 지적되었다. 또한 한옥마을과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의 통합 매표소 마련되지 않아 공연을 관람하려는 관객들에게 불편함을 주었다.
지역에 한정된 박칼린, 김형석 효과, 외부 관람객 유치 아쉬움
2011년 전주세계소리축제는 지역 내에서는 확실히 박칼린, 김형석 두 사람을 내세운 홍보 덕을 톡톡히 봤다. 뮤지컬, 텔레비전 방송 등을 통해 많이 알려진 이들의 유명세가 지역주민들의 눈길을 끈 것이다. 이들 공동 집행위원장이 선임됐다는 소식은 많은 지역 매체를 통해 알려졌고 소리축제의 홍보 또한 두 사람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박칼린, 김형석 효과’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다. 그러나 전주,전북 지역을 넘어선 광범위한 소리축제의 홍보는 이뤄지지 못했다는 평가다. 지역매체를 제외한 타 매체를 통해소리축제가 노출되지 못했고 이는 외부 관람객들의 참여도를 높이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언제든지 교체가능성이 있는 조직위원장이나 집행위원장에 의존하기에는 그동안 계속 제기되어왔던 정체성 문제에 대한 해결여지가 적은 것이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이 축제가 성공한 축제로자리 잡기 위해서는 내실화된 시스템 구축, 노하우 축적이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올해 이룬 성과들을 더욱 극대화시키고 부각되었던 문제점들은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터득한 노하우로 보강하여 한국의 브랜드 공연으로 자리 잡아가야 한다는 점이 풀어야할 과제로 남았다.한편, 조직위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38개 공연의 평균 좌석점유율은 85.7%로 지난해 76.2%보다 상승했다.유료공연 좌석 점유율도 작년 33.3%에서 올해 55.5%로상승했다. 좌석 점유율 100%이상의 공연은 38개 공연 가운데 15개로 지난해에 비해 3배이상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