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1 |
[문화이슈] 10월 개관한 전주한옥마을의 문화관
관리자(2011-11-04 16:30:39)
전주전통문화의 상징적 공간을 꿈꾼다
이다혜 기자
지역에 많은 문화공간이 자리하고 있다. 박물관·미술관·문학관·기념관 등등. 이 문화예술공간들이 제 역할을 다하고 있는지, 투자된 예산 이상의 문화적 가치를 생산해 내고 있는지는아직 가늠하기 어렵다. 여기에 더해 올 가을, 전주한옥마을에 새로운 문화공간이 문을 열었다.
이들 <전주3대문화관>은 지역의 대표 전통문화자산인‘소리·부채·완판본’과 관련된 유물을 전시하고 체험 및 교육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전주의 전통문화콘텐츠를 최대한활용하여 문화관광자원으로서 큰 역할을 해내겠다는 취지다.공사비용 43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 전주3대문화관은 2008년 10월 착공, 2010년 1월 준공, 2011년 8월 26일(소리·부채 문화관), 9월 6일(완판본 문화관)에 시범운영을 시작해10월 18일 통합개관식을 가졌다. 건물 준공에서 개관까지가늦어진 까닭은 전문 인력 구성과 콘텐츠 확보, 프로그램 기획등이 늦어진 데에 있다. 전주시는 전주3대문화관 운영을‘비용 절감과 전문성 강화’를 이유로 타 기관에 맡기기로 결정하고 위탁기관을 모집했다. 2011년 7월 1일부터 2014년 6월 말까지 3년 동안 전주3대문화관을 운영할 기관으로 전주문화재단(이사장 라종일)이 선정되었으며 재단은 8월 각 문화관의 운영실장과 팀원을 채용, 9월 운영협의회를 발족해10월 개관 준비에 나섰다. 전주문화재단은“전주3대문화관이 개관하면 한옥마을의 인지도 상승 및 관광객이 증가해 전주시의 전통문화 육성을 위한 지속적인정책지원과 함께 문화관광지로서의 시장형성과 확장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 한다”고 밝혔다.1,315㎡의 부지에 건물면적 486㎡으로 지어진 소리문화관에서는 전통 판소리 문화의 보존, 창작활동 지원, 판소리 공연 영상기록, 역사자료 발간 등의 사업을 진행한다. 부채문화관은 1,320㎡의 부지에 건물면적 315㎡으로지어졌고 전주 부채의 예술적 우수성과 부채장인들이 이어가고 있는 역사적 전통을 보여주며 국내외 부채전시와 부채 만들기 체험 등을선보인다. 완판본 문화관은 1147㎡의 부지에건물면적 374㎡으로 지어져 전주에서 왕성했던 출판문화를 바탕으로 전주의 경제, 문화, 사회, 사상 등이 총체적으로 담겨 있는 기록문화를 재조명한다.
부채·소리·완판본, 각 문화관의 특성화, 차별화 부족
전주의 전통문화를 보존하고 육성하기 위해 세워진 전주3대문화관은 정식개관 전 시범운영을 실시했다. 구체적인 운영프로그램이 확보되지않고 시설이 정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작한 만큼 우려의 목소리를 낳기도 했다. 한옥마을을 찾았다가 문화관을 들른 한 관람객은“스토리텔링콘셉트가 부재한 채 작품들의 병렬적 나열에만 그쳐 지루한감이 있다. 또3개 문화관 모두 전시관 구조가 일률적으로 비슷해 각 문화관의 차별성이 느껴지지 않았다. 전시관 구성이나 구조에서 각 문화관의 특성을 살리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부채문화관의 경우 전시장과 체험장이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같은 공간에 자리한 것을 두고 한 관계자는“협소한 공간에 전시장과 체험장이함께해 효율적인 공간 활용이 어렵고 작품의 관람과 보존에 방해가 될 것같다. 두 공간이 분리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부채문화관 측에서는“문화관 내에 가벽을 설치해 공간 활용을 하고 주말에는 야외마당에서 체험교실을 진행하는 등 공간을 유동적으로 활용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전주 향교 앞에 위치한 완판본 문화관의 경우 홍보가 덜 된 상태에서 위치적으로도 한옥마을 구석진 곳에 자리하고 있어 접근성이 낮다는 의견도 있다. 이에 대해 이천승 완판본 문화관 운영실장은“한옥마을 내 완판본문화관이 위치한 장소에 대한 대중적 인식이 부족한 상황이므로 주변 문화시설과 연계하여 하나의 정신적 유산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즉전라감영, 전주향교와 동헌고택, 고전번역원 전주분원, 전통문화관 등의특성을 고려하여 문화시설 간 연계 고리를 제공함으로써, 한옥마을의 내실화를 다지고 다시 찾고 싶어지는 의미 깊은 장소로 이끌어나갈 것이다.”고 설명했다. 전주3대문화관의 프로그램을 크게 전시와 체험이라는두 축으로 나누어 봤을 때 소리문화관은 과연‘전시’부분을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한다. 이에 대해서 소리문화관은‘판소리 명창 실황 공연영상’등을 상영하고‘해설을 통한 판소리 감상’프로그램 등을 통해 관객에게 가까이 다가서는 문화관으로 자리 잡아 나갈 계획을 밝혔다.
특성화된 전통문화콘텐츠 활용을 통해 전주의 상징적 문화공간으로 거듭나길
지난 10월 18일 개관식에서 전주문화재단 권희창 사무국장은“전주3대문화관이 전주를 가장 한국적이고 세계적인 전통문화중심도시로 육성하고 전통문화자원의 대중화, 산업화, 세계화시키는데 기여할 것이다.”고 말했다. 개관 초기인 지금“내용물이 빈약하다”는의견이 많다. 이들 문화관은 시범 운영기간 동안에 지적된 문제점을보완하고 개선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기존의 전시 프로그램 외에도 전통문화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교육 및 체험 프로그램들을 개발·운영해 문화공간으로서 적극적인 역할을 할 계획이다. 부문화관의 경우 시민예술동아리 및 지역민 중심의 네트워크 구축을통해‘시니어-토커 도슨트’를 운영할 예정이다. 부채에 대한 일정교육을 받은 자원활동가들이 부채문화관에 상주하며 해설해주는 도슨트 제도를 운영해 관객들이 더욱 친근하고 쉽게 부채를 이해할 수있도록 돕는 것이다. 완판본 문화관은 전문가 특강과 인쇄체험, 완판본 관련 유적지 답사 등을 기획해 완판본의 가치와 의미를 알릴 예정이다. 소리문화관은 다양한 공연을 연중 기획 사업으로 운영하고 연구 활동 및 학술포럼 등을 통해 전통판소리의 활용 방안과 방향을 제시하는 사업도 진행한다. 전주역사박물관 이동희 관장은“전주3대문화관은 박물관이나 여타의 전시관이가진 전시적인 성격보다도 체험공간으로서적극 활용되어야 한다. 전주시민과 전주방문객들이 전통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공간이 되어 전통문화를 널리 알린다는 본래 목적을 살리는 방향으로 운영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또 다른 전문가는“현재는 관람객이 전주3대문화관을 보러온다기 보다는 한옥마을에 왔다가 호기심으로 들리는 것이 대부분이다. 전주3대문화관 자체의 볼거리를 강화해 방문 가치를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전주의 대표 전통문화공간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일단 전주3대문화관만이 보여줄 수 있는 특화된콘텐츠 구성에 적극적인 홍보가 시급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