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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 |
[기획특집] 지역문화 다시보기 - 김제 3
관리자(2011-11-04 16:25:53)
고대의 저수지, 관광·문화의 중심이 되다 황재근 기자 국내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큰 저수지 유적인 벽골제는 김제의 유구한 농경문화 역사를 보여주는 대표적 상징이다. 광활한 들판에 물을공급했던 고대의 저수지는 이제 벼고을농경문화테마파크(이하 벼고을테마파크)라는 이름으로 김제 관광과 문화의 중심이 됐다. 벽골제 사적을 중심으로 벽골제농경문화박물관, 벽천미술관, 아리랑문학관을비롯해 각종 체험시설과 우도농악관과 예술인들의 창작스튜디오가 밀집한 벼고을테마파크는 지평선축제의 개최장소이기도 하다.1990년 개발위원회가 구성된 이래 1998년 벽골제수리민속유물전시관이 개관했고, 1999년 벽천미술관이, 2003년 아리랑문학관이 문을 열었다. 2006년에는 유물전시관이 박물관으로 등록되면서 벽골제농경문화박물관으로 재탄생했다. 1999년부터는 지평선축제가 이곳에서 개최돼 관광객들에게도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올해부터는 전통가옥 및 민속놀이 체험시설이 본격적으로 운영되면서, 축제기간 외에도 방문객들이 늘어나고 있다.보통 테마파크는 한 가지 테마를 중심으로 구성되기 마련이다. 벼고을테마파크 역시 김제의 정체성인 벽골제와 농경문화가 핵심이다. 하지만 테마의 1차원적인 나열이 아니라 그것을 바탕으로 한 김제 미술,문학, 국악의 상징적 시설들이 한 자리에 들어섰다는 점이 벼고을테마파크의 특징이다. 한국화와 지역미술의 거목인 벽천 나상목 선생을 기리는 벽천미술관, 일제시기 금만평야의 약탈사를 보여주는 조정래의대하소설『아리랑』을 주제로 한 아리랑문학관, 그리고 김제 우도농악관이 테마파크의 문화적 입체감을 더해준다. 여기에 예술가들의 작업공간인 창작스튜디오는 이곳이 박제화된 문화공간이 아니라 여전히생산을 계속하고 있는 창작의 현장임을 보여준다. 박물관·미술관·문학관이 한자리에 벽천미술관은 벽천 나상목 선생이 생전에 사비를 출자해기공에 들어가 선생이 세상을 떠난 뒤 개관한 미술관이다.건립 이후에는 김제시에 기부체납해 시에서 운영을 맡고 있다. 나상목 선생의 산수화, 인물화를 비롯해 선생에게 사사받은 제자들의 작품까지 총 117점을 소장하고 있다. 이 밖에도 선생의 작품세계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스케치 수백점도 함께 소장·전시하고 있다. 개인이 미술관을 건립해 지자체에 기부체납하는 형태의 미술관은 전국적으로도 매우 드문 사례다.김승학 벽천미술관장은“선생께서는 지역 대학에서 미술관을 학내에 유치하겠다는 제안을 거절하고 고향에 자비를출자해 미술관을 지으셨다”며“그만큼 선생의 고향에 대한사랑이 깊으셨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선생은 미술관을 통해 김제 예술적인 위상을 높이고 지역의 후학들에게 본을 보여주기를 바라셨다”고 말했다.김제 창작스튜디오는 지난 2006년 아리랑문학관 옆 폐교를 리모델링해 문을 열었다. 한국화, 서예, 도예, 목공예, 천연염색 등 다섯 분야의 예술가들이 둥지를 틀고 있다. 지자체가 공간을 제공하는 대신 예술가들은 방문객들의 체험을담당한다. 기존 개인 임대를 통해 생겨난 폐교활용 문화공간들의 경우 시설의 유지관리에 애를 먹고 있지만 지자체가 매입해서 관리하는 창작스튜디오에서는 예술가들이 작품활동과 체험객 맞이에 전념할 수 있다. 입주작가는 3년에 한 번씩 심사를 통해 결정된다. 도예와 목공예와 같이 김제 내 예술가가 부족한 분야에 대해서서는 외부에서 유치해올 정도로 적극적인 운영을 펼치고 있다. ‘보는문화’가 중심인 테마파크 내에‘살아있는 문화’를 경험할 장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지자체와 작가 모두 윈윈하는 성공적 사례로 볼 수 있다. 내실 위한 투자가 아쉽다 벼고을테마파크에 대한 아쉬움도 있다. 시설기반에 대한 투자에 비해 소프트웨어에 대한 투자가 부족하다는 의견이다. 현재 벼고을테마파크의 운영관리는 벽골제아리랑문학관사업소에서 담당하고 있다. 사업소에는 소장을 비롯한 8명의 공무원과 8명의 청원직, 그리고 학예연구사 1명과 연구원 1명이 근무하고 있다. 학예연구사는 농경문화박물관과 아리랑문학관을 담당하고 있다. 아리랑문학관에는 안내를 담당하는 직원이 별도로 근무한다. 벽천미술관에는 관장 1인이상주하고 있다. 현재의 조직으로는 다양한 종류의 문화시설을 운영하기에 일력수나 전문성에서 모두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농경문화박물관은 현재 인력으로 연 2회의 기획전을개최하고 있지만 벽천미술관이나 아리랑문학관의 경우는 현재의 전시품을 현상 유지하는 데 그치고 있다.김승학 벽천미술관장은“지난 2009년에는 벽천 선생님서거 10주년을 맞아 제자들의 작품을 모아 화연전(畵緣廛)과벽천선생님의 스케치작품전을 치렀다. 본래는 매년 화연전을 이어갈 계획이었지만 작년과 올해는 예산과 인력부족으로 별다른 기획전시를 하지 못했다”며“전문 큐레이터가 주재하고, 기획전시를 정기적으로 가져야만 미술관의 기능이살아난다. 시의 투자가 아쉽다”고 말했다.아리랑문학관의 경우도 지난 2006년 치른‘소설 아리랑특별전 <아리랑, 역사를 부르다>’이후 별다른 기획전이 없는 상황이다. 전문인력 부재로 작가와 작품에 대한 학술연구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전시관을 중심으로 한 테마파크인 만큼 내용에 내실을 기하지 않으면, 자칫 한번 찾고 마는 공간이 될 우려도 있다.탄탄하게 갖춘 하드웨어인 만큼 새로운 내용을 재생산하기위한 투자가 더욱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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