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0 |
[문화현장] - 전북문화예술사회적기업네트워크 ‘아리’ 출범식
관리자(2011-10-10 14:20:19)
전북문화예술사회적기업네트워크‘아리’출범식(9월 7일, 전통문화마을)
열 기업의 한 걸음, 첫 발을 내딛다
황재근 기자
지역 문화예술단체들의 공통적인 고민을 거칠게 압축하자면 세 가지다. 시장, 인력, 자금부족. 서로 밀접하게 얽혀있는 이 세 가지 난제를 일상적으로 쓰는 표현으로 뭉그러트리면‘열악한 환경’이 된다. 사회적기업은 공익적 목적의 사업으로 수익을 내고 고용을 창출해 자립해야한다.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이 있지만그 것만으로 이 오래된 난제를 풀어내기는 역부족이다. 문화예술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된 단체들이‘열악한 환경’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냈다. 지난 7일, 전북문화예술사회적기업 네트워크‘R.E’(이하 아리)가 출범식을 가졌다. ‘아리‘는 ’크다‘는 뜻의 옛말이자 새만금의 새 이름 ’아리울‘에도 사용된 단어다. 영문 표기‘R.E’는 재창조하다는 의미를 담았다. ‘아리’에는 문화예술분야로 사회적기업또는 예비사회적기업 지정을 받은 (사)마당, 문화포럼‘나니레’, (사)꼭두, 타악연희원‘아퀴’등 10개 단체가 참여했다. 이중 7개 단체는 올해 새롭게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됐다.
“신뢰를 바탕으로 공통의 비젼 제시할 것”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공연예술단체이거나 공연단을 갖고 있는 단체라는 점이다. 심재균‘아리’운영위원장((사)꼭두대표)은“지난 8월 전주시의 요청으로 전주의 문화예술사회적기업들이 한옥마을 상설공연을 준비하면서 서로 긴밀하게연락하면서 자연스럽게 모이게 됐다”고 소개했다.새롭게 지정된 단체가 많고, 같은 공연예술에 종사하다보니 공통의 고민과 관심사를 나누게 됐고 그러다보니 조직을만들어보자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는 것이다. 여기에 남원의한울누리와 고창의 국악예술단 고창(高唱)이 합류하면서 모두 10개 단체가 네트워크로 뭉치게 됐다.심 위원장은“지난해 문화예술사회적기업협의회가 조직됐지만 참여 범위가 넓고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지 못하다보니활동이 미진했다”며“‘아리’는 협의회를 이어받아 공통의 이슈를 바탕으로 실질적인 미션과 비젼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아리’는 각 단체 대표들이 참가하는 운영위원회와 정책위원회, 그리고 기획, 공연, 교육, 제작, 홍보, 대외협력의 6개분과로 구성된다. 사회적 기업의 목적 중 하나인 공익적 문화예술서비스 제공에 먼저 초점을 둔다는 계획이다. 각 단체의사업을 침해하기보다 개별 단체가 수행하기 어려운‘큰 그림’을 그리는 역할을 하겠다는 취지다.그러나‘아리’역시 각종 협의체나 연대체가 가지는 한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각기 바쁜 일정들이 있기 때문에 소속 협의체에 온전히 힘을 보탤 수 없는데다 협의체 활동으로얻는 성과와 책임의 배분이 애매하기 때문이다.심 위원장은“그 문제에 대해서 각 단체가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서로간의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1주일 1회 회의체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은 외부적활동보다 내부의 단합이 중요하다는 것. 그는 또“이전의 협의체들과 확연히 다른 분위기다. 공동의 관심사가 확실하고그에 따른 목표가 설정되기 때문에 소속 단체들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활동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동 컨텐츠 제작, 시너지 효과 기대
내실을 탄탄히 다진다면‘아리’의 잠재력은 더 크게 발휘될 수 있다. 지난 7일 출범식 자리에서 선보였던‘프로젝트그룹 아리’는 그 가능성을 보여주는 예다. 문화포럼‘나니레’와 크로스오버 공연단‘마실’이 연주를 맡고 타악연희원‘아퀴’의 멤버가 보컬을 담당한‘프로젝트 그룹 아리’는 공연예술단체들간의 결합이‘1+1=2’이상의 효과를 거둘 수있음을 보여줬다. 특히‘아리’의 소속단체들은 타악, 국악,퓨전 국악, 클래식, 뮤지컬, 연극, 인형극 등 다양한 장르를포괄하고 있어 그 시너지효과를 기대하게 한다.심 위원장은“지역의 공통적인 한계는 지원금이나 기금 없이는 자립이 어렵다는 점”이라며“개별 단체들이 축제나 행사 공연을 통해 벌어들이는 수익에는 한계가 있다. 힘을 합쳐 대한민국을 흔들만한 공연 컨텐츠를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는 또“개별단체들은 새만금에서 진행 중인 상설공연이나 메가브랜드 공연제작, 한옥마을 상설공연 등을 감당하기어렵지만‘아리’로 뭉친다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아리’는 오는 11월 공개포럼을 개최해 각계의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또 내년 연중 진행할 한옥마을 상설공연 사업제안도 준비 중이다. 힘을 모은 문화예술사회적기업들이‘열악한 환경’이란 장벽을 뛰어넘기 위한 첫 발을 내딛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