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8 |
[문화현장] 2011 전국예술촌 연합전
관리자(2011-08-17 19:02:55)
2011 전국예술촌 연합전 (6월 25일 ~ 7월 13일, 임실 오궁리 미술촌)
위기의 미술촌, 변화가 필요하다
전북지역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린 지난 10일, 2011 전국예술촌 연합전이 열리고 있는 임실 오궁리 미술촌은 한적했다. 한창 관람객들이 찾아와야하는 주말이건만 예상치 못한 장대비에 발길이 끊겨버린 것이다.전병관 오궁리 미술촌장은“사실 지금 미술촌의 상태로 많은 방문객들을 맞는 것은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실제로 낡은 건물과 작은전시관은 먼 길을 찾아온 관람객들을 만족시키기에는 부족해 보였다. 기존의 큰전시관은 노후화로 인해 2년 전 문을 닫았다. 때문에 연합전에 출품된 전체 작품을 전시하지 못하고 일부는 수장고에 보관 중인 상태.전 촌장은“전시공간이 마땅치 않아 지난 2년간 다른 곳에서 전시를 열었지만,오궁리 미술촌은 전국 최초의 폐교활용 문화공간이라는 상징적 의미가 있어서 이번에는 다소 무리해서 전시를 열게 됐다”고 말했다.올해로 9회째를 맞는 전국예술촌 연합전은 전국 100여개의 폐교활용 문화시설들의 조직인 한국예술촌연합회가 주최하는 전시다. 올해는 창작스튜디오 성격의9개 예술촌에서 30명의 작가가 각각 2점의 작품을 선보였다. 조각과 회화, 사진까지 다양한 작품들이 작은 전시관에 자리를 잡았다. 이번 전시는 오궁리 미술촌을 시작으로 경기도 창문아트센터, 경북 내곡미술촌, 마산아트센터에서 순회전시로 진행된다. 10회를 맞는 내년에는 강원도부터 제주도까지 전국을 순회하는 예술제로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근본적 대책이 필요한 시점”
현재 전국적의 폐교활용 문화공간들은 약 200여개. 그시초가 바로 1994년에 문을 연 임실 오궁리 미술촌이다.오궁리 미술촌은 농촌 지역에 흉물스럽게 방치됐던 폐교활용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고, 이후에도 임대료 인하 등 제도 개선과 노하우 전달을 통해 폐교활용 문화시설의 선구자적 역할을 해왔다.전병관 촌장은“지난 17년 동안 오궁리 미술촌은 폐교활용 문화시설의 모델을 제시하고 지역 작가들의 양성기관역할을 해왔다”고 자부한다. 특히 조각이나 도예를 하는 미술인들에게 마음 편히 작품 활동에 매진할 수 있는 미술촌의 존재는 더욱 소중하다.하지만 지금의 미술촌은 열악한 상황에 처해 있는 것이사실이다. 현재 전병관 촌장을 비롯해 동양화가 서경남, 한국화가 김경희, 도예가 최범홍, 사진작가 이철수 씨 등 7명의 작가들이 미술촌에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본래 미술촌 작가들은 미술촌에 살림방을 꾸미고 거주도 해왔다. 지역에 머물고 지역민과 소통하면서 말 그대로 미술인들의‘촌락’을 만들려 했던 것이 최초의 취지였다. 지금은 전 촌장을 포함해 2명의 작가와 가족들만 거주하고 있다. “시설이 노후 되고 습기가 차올라 억지로 거주하기보다는 작업실로 활용하도록 권했다”는 게 전 촌장의 말이다. 건물자체가 워낙 낡아 근본적인 보수가 필요하지만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엄두를 못 내고 있다. 수장고가 부족해 작품을 폐기하는 상황이지만 교육청 소유의 건물인지라 신·개축도불가능하다.“오궁리 미술촌은 그동안 별다른 외부의 지원 없이 운영해왔다. 내부를 작업실로 꾸미는 것도 모두 작가들이 직접사비를 들인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방식으로 유지하기엔한계에 다다랐다.”
“문화예술 아카데미로 거듭나겠다”
전국의 예술촌들이 모두 어려움에 처해있는 것은 아니다. 경남 남해의 해오름예술촌의 경우 연 47만 명의 방문객을 불러들이며 명소로 떠올랐다. 진안, 정읍, 김제, 무주등 우리지역 지자체들도 폐교를 활용해 문화시설을 운영하고 있거나 운영할 계획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지자체들과공조체제를 잘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오궁리 미술촌은 내년까지 문화예술 아카데미로 거듭난다는 계획을 잡고 있다. 미술은 물론 음악, 문학, 사진, 도예 등 다양한 분야의 강사들을 초빙하고 초중고 예체능 교사들을 대상으로 기초예술 교육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이역시 예산확보 없이 추진되기는 어려운 사업이다.오궁리 미술촌의 미래를 결정할 이 계획을 위해 전병관촌장은 바쁘게 뛰어다니고 있다. 그는“사실 작가들은 이대로 작업만 하다가 떠날 수도 있지만 내 양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최초의 폐교문화공간이라는 상징성도 있고 이곳에서흘려온 땀을 생각하면 그럴 수 없다. 중앙정부건 지자체건직접 찾아가 설명하고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