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킵 네비게이션


분야별보기

트위터

페이스북

2011.7 |
[문화현장] 전주역사박물관 개관9주년 특별전 <우리동네 이야기1>, 제12회 전주학 학술대회
관리자(2011-07-12 16:50:09)
전주역사박물관 개관9주년 특별전 <우리동네 이야기1> (6월 8일 ~ 8월 28일, 전주역사박물관), 제12회 전주학 학술대회 (6월 8일) 전주의 근대, 채워야할 여백 도시의 외관은 빠르게 변한다. 과거의 논밭이 아파트 단지가 되고, 구부러진 2차선 도로가 쭉 뻗은 4차선이 되는 것은불과 1~2년 사이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10여년이 지나면 그 변화가 누적돼 예전 모습은 찾아볼 수 없을 정도가 된다. 하지만 그에 대한 기억은 변화의 속도만큼이나 빠르게 사라진다. 한 동네에 10년을 살아도10년간의 역사를 말할 수 있는 이는 많지않다. 동리의 역사를 입에서 입으로 전해주던 공동체가 사라졌기 때문이다.10년 전 기억도 희미한데,우리 역사상 가장 급격한 변동이 휘몰아쳤던 지난 100년간은 어떨까.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콘크리트아파트 단지엔, 100년 전에 누가 어떻게 살았을까. 시시콜콜, 사소한 역사를 한데 모으다 전주역사박물관이 개관 9주년을 맞이해 특별전 <우리 동네 이야기 1-동산동·서학동>과 전주학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번에 역사박물관이 초점을 맞춘 것은 근대다. 오늘날의 우리를 설명할 가장 가까운 역사이지만 공백으로 남아있는 자리다. 유물과 유적, 기록과 사서가 아니라 아직 노인들의 구술로, 후손들의 기억으로 되짚을 수 있는 역사. 지금 우리를 알기 위해 채워야 할 여백이다.<우리 동네 이야기>는 이 궁금증을 해결해줄 전시다. 지난 2009년 전주역사박물관과 전주시평생학습센터는 공동으로‘서학동’과‘동산동’에 대한 마을조사를 진행하여 그 결과를 토대로 마을의 역사를『세상으로 나온 전주이야기』라는책으로 출간한 바 있다. 이번 전시는 당시의 조사를 바탕으로 서학동과 동산동에 얽힌 지명유래와 생활풍습,문화유산들을 선보인다.박물관 전시라고 해서 국보급, 보물급 거창한 유물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 <우리 동네 이야기>에서는 오래된가계부, 초등학교 졸업앨범도전시품이 된다. 하지만 백제금동거시기나 고려상감뭐시기보다낡은 사진 한 장과 설명 몇 줄이 더오래 발길을 붙잡는다.동네 어귀 넓적한 바위에 파여진 네모난 홈은 과거 장터에 나가던 마을 사람들이 됫박대신 양을 재는용도로 썼다고 한다. 동산동의 한 옛길은 과거 한양 가던 길의 일부가 그대로 남았다고 한다. 춘향가에 이몽룡이 과거보러 한양 가는 대목에 등장하기도 하는 유서 깊은 길이다. 이렇게 알고 보지 않는다면 그저 스쳐지나갔을 우리의 역사다.이번 전시는 크게‘일제 수탁의 아픔을 넘어, 희망의 땅 동산동 일원’섹터와‘전주부성의 관문, 서학동 일원’섹터로구분돼 각 동네의 지명유래와 역사와 문화유산, 생활과 민속을 담고 있다. 전주역사박물관은 이후 다른 동네의 역사도전시로 담아낼 예정이다. 예향의 명성, 근원을 찾다 제 12회 전주학 학술대회는 <근대 전주, 전주인들의 예술세계> 주제로 예향의 명성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학술적 근거를 찾는 자리였다.이날 대회는‘근대 전주, 예술 향유층의 변화’,‘ 근대 전주, 문인들의 활동사’,‘근대 전주지역의 필방, 붓과 종이’,‘ 전주 전통예능의 산실, 행원에서 백번집까지’라는 4개의 주제발표로 진행됐다.발제자들은 근대 전주에 미술과 문학, 음악에 걸쳐 수준 높은 예술인들이 존재했고 이들을 뒷받침한 후원자와 애호가 등 예술 향유계층이 탄탄했던 것이 예향의명성을 만들었다는 데에 의견을 같이했다.‘근대 전주, 예술 향유층의 변화’를 주제로 발제를 맡은 함안희 전북대 교수는“근대시기를 연구하는데 친일과 좌익 문제가 가장 큰 장벽이다. 이후로도 다양한부문에서 이 시기에 대한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 전통예능의 산실, 행원에서 백번집까지’라는 주제로 발제한 송화섭 전주대 교수는“일제시대 이후 당시 전주에서 활동하거나 자주 전주를 찾은 화가들의 작품이 개인 소장으로많이 전해지고 있다. 이 작품들을 모아 전시를 하고 기록화한다면 전주의 근대예술에 대해 재조명이 가능할 것”이라고 제안했다.토론자로 나선 문학평론가 최명표씨는“결국 문화예술은 사람들이 하는 것이다.전주의 근대 예술은 문학, 미술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만남과 얽힘이 하나의 운동을 만들었다. 전주학이 앞으로 이런 관계들을 계보도, 관계도로 체계화 한다면 총체적인 그림으로 전주의 문화예술을 조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