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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7 |
[기획특집] 사람과 이야기가 있는 여행
관리자(2011-07-12 16:27:00)
같은 곳에서 서로 다른 즐거움 발견하기 - 황재근 기자 대부분의 평범한 일상인들에게 여행은 익숙한 두 가지 유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여럿이서 큰 차를 타고 정해진 코스를 돈다. 멋진 풍경이나 유명한 유적지가 주요한 목적지다. 정해진 곳에 우르 려서 보여주기 위해 잘 다듬어진 명승지를 돌아보고, 모여서 사진을 찍고, 기념품 가게에 들른다. 그리고 다시 차에 탑승해서 다음 목적지로. 때로는 차를 타고 이동하는 시간이 차에서 내려 둘러보는 간보다 길 때도 있다. 점심은지역의 유명한 맛집에 들르고 저녁엔 거나한 술판이 벌어진다. 수학여행형이다.아니면 이런 식이다. 친구들과 휴양림이나 펜션을 예약한다. 먹고 마실 것을 구입한다. 목적에도착하면 먹고 마시고 놀다가 다음날 해가 중천에뜰 때쯤 짐을 챙긴다. MT형이다. 이런 여행방식에서 사실 어떻게 여행할 것인가는 큰 문제가 아니다. 집과 일상을 떠나 어디로든 갔다는 사실이중요 이다.물론 이전에도 이와는 다른 방식의 여행을 떠나는 이들은 종종 있었다. 돈 한 푼 들지 않고 떠나는 무전여행이랄지, 배낭 하나 짊어지고 세계 곳곳을 누비는 배낭여행 같은, 고생스러울 것 같지만 져 보이는 여행자들도 많았다. 다만 누구나그렇게 떠날 수 있다고는 생각하기 어려웠다. 그런 멋진 여행을 다녀온 이들은 책을 쓰거나 신문,TV에 나올만한 사람들이었다. 제주 올레길이 보여준 가능성 여행문화가 바뀌고 있다. 그 기점에 제주 올레길이 있다. 제주 올레길은 2007년 개장한 이래 2010년까지 100만여명이 방문했고 724억원의 경제효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단순히 방문객 수만 많은 것 니다. 제주발전연구원의조사에 따르면 제주 올레는 제주를 방문하는 내국인 관광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녹색관광자원(28.9%)으로 꼽혔다. 서귀포시와 제주올레의 공동조사에서는 98.6%의 올레꾼들이 다시 제주올레를 찾겠다고 답했다. 기대감과 만족도 모든 측면에서 제주의 다른 쟁쟁한 명소들을 뛰어넘는 것이다. 잊혀진옛길을 손으로 직접 다지며 만들어진 작은 오솔길이 이런 성과를 거두리라고는 구도 생각하지 못했다.제주올레의 성공은 새로운 형태의 여행에 대한 수요를 보여줬다. 해외여행이 보편화되면서 천편일률적인 국내여행의방식 외에도 다양한 여행을 경험한 이들이 늘어났다. 이들의경은 여러 매체를 통해 전파됐고 자연스럽게 수학여행형과 MT형이 아닌 다른 여행을 해보고 싶다는 욕구도 커졌다.제주 올레길은 국내에서도 그런 여행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올레길은 불편하고 힘든 여행이다. 그럼에도 만족도가 높다는 사실은‘어떻게’여행할 것인가를 우선시 하는 여행객들이 늘고 있다는 증거다. 이런 추세는 국내여행의 증가에서도 나타난다. 한국관광공사가 진행한 2008년 국민여실태조사에 따르면‘국내여행 여러 번 가기보다 해외여행을 한번가는 것이 더 좋다’라는 질문에‘아니다’라고 답한 의견이52.7%, ‘그렇다’라고 답한 의견이 24.2%로 비용과 노력대비 만족도가 높은 내여행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불황과 고유가, 또 주5일 근무와 노는 토요일 제도 시행등으로 늘어난 여가를 가까운 곳에서 즐기려는 이들이 늘어난 것도 국내여행이 증가한 요인이다. ‘어디로’보다‘어떻게’가 중요하다 사단법인 제주 올레는 올레길을 통해 단기관광에서 장기체류여행으로, 단체관광에서 개별여행으로, 승용차에서 대중교통 이용으로, 관광지 관광에서 마을 및 재래시장 탐방으로, 일회성 관광에서 지속적인 관광으로 여행문화가 바뀌었다고 말하고 있다.이는 지난 2007년부터 국내에서 활성화되고 있는 공정여행의 기조와도 맞닿는 것이다. 친환경적인 여행, 현지인의문화와 인권을 존중하는 여행, 지역에 도움이 되는 여행 등은 공정여행의 기본 원칙이다.진안의 공정여행사업단‘풍덩’의 박종석 사무국장은“최근 공정여행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고 말한다. “농촌관광과 녹색관광을 원하는 소규모 그룹부터 공정여행에 관심을갖고 찾는 지자체 공무원들과 시민단체 관계자들 등 다양한이들이 문의를 해오고 있다. 물론 아직 공정여행에 대한 이해가 높은 것은 아니다. 그런 분들께는 이렇게 설명한다. ‘공정여행은 생수를 사먹는 대신 마을에 들어가 물을 얻어 마시는 여행’이라고. 주민들과 자연스럽게 접촉하고 관계를 맺는것 여행이라는 점을 설명하는 것이다.”여행지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스토리텔링도 새로운 여행문화에 빠질 수 없는 요소다. ‘풍덩’의 경우 진안의 유명 관광지인 마이산이나 홍삼스파 등지 대신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여행코스를 운영하고 있다. 그럼에도 만족도는 높다. 박 사무국장은“진안의 생태자원들을 중심으로 조용하고 알려지지 않은 곳을 이야기를 곁들여 소개하고 있다. 풍덩을 통해여행하는 분들은 유명여행지보다 오히려 그런 부분을 더 좋아한다”고 말했다.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연구(<최근 관광트렌드 변화와 향후 정책방향>, 심원섭, 2010)는 향후 10대 핵심 관광트렌드중 하나로‘소비자가 주도하는 창조관광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시장의 소비자들이 대량생산 기성품에 만족하지 못하듯이 관광시장에서도 단순구매자에서 능동적이고 창의적인 요구를 가진‘현명한 관광객’들이 등장하리라는 것이다. 또 이들의 특징은‘온라인 관광, 내면의 아름다움과 개성을 추구하는 지적인 관광, 지속가능한 상품을 선호하는 감각적 관광, 개인의 가치에 부합하는 합리적 관광’이라고 설명한다. 이 연구는 또 체험추구 관광소비자들의 부상과 생태친화적인 헬스 투어리즘이 중요한 트렌드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같은 곳을 가더라도 다른 방식으로 여행한다면 전에 보지못했던 즐거움들을 발견할 수 있다. 새로운 여행객들이 대한민국을 재발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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