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6 |
[문화현장] 연극 <추파를 던지다>
관리자(2011-06-09 15:30:17)
연극 <추파를 던지다> (5월 20일 ~ 29일)
본능남와 감성녀의 유쾌한 '밀당'
대저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란 항상 목적이 있는 법이다. 그래서 서로의 목적이 충돌하거나 또는 일치하거나 아니면 타협하거나에 따라 만남의 분위기가 좌지우지된다. 그런 관점에서 봤을 때 가장 치열한 만남은 연애나 결혼을 목적으로하는 남녀 간의 만남이 아닐까. 첫 대면부터 결론에 이를 때까지 단 한순간의 방심도 용납지 않는 불꽃 튀는 눈치작전이벌어지니 말이다. <추파를 던지다>는 그 모습을 적나라하게보여준다.2011 공연장 상주단체 지원으로 제작된 극단 까치동의 2인극 <추파를 던지다>(작 김나영, 연출 전춘근, 기획 정경선)는 채팅으로 만난 두 남녀의‘밀고 당기기’부터 결혼 후 까지를 보여주는 로맨틱 코미디.등장부터 노골적으로‘수작’을 거는 남자의 목표는‘이 여자와 육체적 관계를 갖겠다’는 본능만 뿐이다. 손발이 오그라드는 느끼한 멘트부터 얼굴이 달아오르는 야한 농담에, 은근슬쩍 스킨십까지. 요지부동인 여자를 어르고 달래는 그의사투가 눈물겹다.여자의 마음은 아리송하다. 새침하게 남자의 요구를 거부하지만, 당장 자리를 박차고 떠날 만큼 싫지는 않은 것 같다.달려드는 남자를 요리조리 피하면서도 뭘 원하는지 확실히드러내는 법이 없다. 서로를‘변태’와‘결벽증’으로 부르는남녀는 아웅다웅 다투면서 서로의 마음을 조금씩 확인한다.그리고 결혼으로 해피엔딩? 그럴리가, 가까워 진 듯해도 돌아보면 제자리인 게 남녀 간의 거리다.<추파를 던지다>의 등장인물은 이미 여러 대중매체를 통해 다뤄진‘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류의 남녀비교물에 등장하는 인물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남녀 양 극단의 과장된 캐릭터는 익숙한 웃음과 공감을 불러온다.주말을 맞아 소극장을 가득채운 관객들은 얼핏 봐도 20대가 대다수. 그중 상당수는 공연 내내 붙잡은 손을 놓지 않는연인들이다. 예상치 못한 반전이나, 톡톡 튀는 설정이 없어도 코 앞에서 펼쳐지는 배우들의 열연은 충분히 긴박감 넘치니, 객석의 리액션은 폭발적이다.연인과 함께 소극장을 찾은 한 관객은“공감이 가는 상황과 대사가 재밌었다. 소극장 연극도, 2인극도 처음이었는데허전할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고 말했다.연출을 맡은 전춘근 씨는“요즘 탈출구를 찾지 못해 각박한 젊은이들에게 사랑과 연애는 유일한 숨구멍이 아닌가 생각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것은 서로 힘이 되기도, 상처가 되기도 하는 일이다. 그럼에도 해답은 사람이라는 생각이라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