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6 |
[문화현장] 2011 전주세계소리축제 기자회견
관리자(2011-06-09 15:29:31)
2011 전주세계소리축제 기자회견 (5월 20일)
전통을 지키며 대중에게 더 가까이
- 황재근 기자
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원회가 기자회견을 갖고‘2011 전주세계소리축제’의 주제와 방향을 밝혔다. 올해 소리축제는‘이리 오너라 Up Go 놀자!’를 주제로 9월 30일(금)부터 10월 4일(화)까지 5일간 전주 한옥마을과 한국소리문화의 전당을 비롯한 전주시 일대에서 펼쳐진다. 춘향전 사랑가의 한 대목에서 따온 올해 축제 주제는 전통적인 국악과 판소리와 함께 소리축제가 지향하는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나타낸다.조직위는 ▲소리축제의 브랜드 가치제고 ▲국악의 스펙트럼 확장을 통한대중화 기반마련, ▲어린이 축제 프로그램 특화 등을 주목할 점으로 뽑았다. 올해 프로그램들의 특징으로는대중과의 소통강화와 장르 간 경계허물기, 정통 국악공연의 브랜드화및 심층조명과 어린이소리축제 키드존 신설 등이 제시됐다.
“젊고 신선한 브랜드 만드는 게 우리 임무”
이날 기자회견이 관심을 끌었던 것은 무엇보다도 올해 선임된 김한 조직위원장과 김형석·박칼린 공동집행위원장 처음으로 공식적인 축제방향을 설명하는 자리였다는 점이었다. 비 문화계 인사로는 최초로 조직위원장을 맡은 김한 전북은행장과 방송과 뮤지컬 등을 통해 대중과친숙한 김형석·박칼린 집행위원장이 어떤 색깔로 소리축제를 채워갈생각인지에 대해 이목이 쏠렸다.김한 조직위원장은“소리를 좋아하긴 하지만 이전의 조직위원장님들처럼 음악전문가로 소양은 없기 때문에 걱정이 많았다. 제 역할은 두 분의 집행위원장이 마음껏 기량을 펼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올해 모든 것을 바꾸려고 하기 보다는 내년, 내후년에 점점 더커질 수 있도록 연속성을 갖고 축제를 운영하겠다”고 밝혔다.김형석 집행위원장은“집행위원장을 맡고 나서 고민이 많았다. 즐길 수있는 재미있는 축제를 만들자는 것이 최초의 생각이었고 소리축제 스태프들과 만나면서 거기에 전주와 전북의 특색과 정체성을 담아야 한다는 게 요즘의 고민이다”며“무엇보다 많은 분들이 와서 우리 소리를듣고 흥겹게 즐길 수 있도록 축제를 널리 알리고 브랜드화하는 것이 우리의 임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집행위원장은“먼저 할 일은 대중적 브랜드 확립”이라며“전통을 지키되 프린지페스티벌이나 야외공연 등을 통해 젊은 세대들이 참여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 것이다. 무엇보다재밌는 축제로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박칼린 집행위원장은“지난 10년간의 성과를 이어가면서 좋은 것은 살리고 지킬 것은 더욱 파고들되 축제다운 느낌을더욱 살리고 싶다”고 말했다. 박 집행위원장은“전주세계소리축제라는 타이틀에 소리축제의 답이 들어있다고 생각한다. 전주라고 하면 전통음악, 박물관에 보존된 전통이 아니라 나날이 발전해가는 전통을 보여주는 고장으로, 세계라는단어에서는 세계의 전통과 소리를 볼 수 있는 공간으로, 축제는 말 그대로 즐겁고 흥겨운 페스티벌의 의미를 갖고 있다. 대담하게 실험도 하고 겁 없이 덤벼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대중성 강화, 장르 경계 허물기가 화두
짧은 시간이었지만 두 집행위원장의 색깔은 이날 발표된 올해 소리축제 프로그램에 담겨 있다. 조직위는‘대중과의 소통강화, 장르 간 경계 허물기’를 올해 프로그램의 첫 번째 특징으로 뽑았다.박칼린 집행위원장은“특히 개막공연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직 자세한 내용은 밝힐 수 없지만 축제의 시작을 알리고 제전의 느낌을 살리는 역동적인 무대를 생각하고 있다.국악을 포함해 세상 속의 소리를 모두 포함하면서 재미와 판타지를 담을 수 있는 공연으로 연구 중이다. 기대해도 좋을것”이라고 말했다.두 집행위원장이 직접 참여하는 공연도 발표돼 눈길을 끌었다. <김형석 THE 피아노맨>이란 제목으로 공연할 김형석집행위원장은“국악의 영향을 많이 받은 6~80년대 민중가요를 재해석하고 대중가수들이 부르는 무대도 생각하고 있다. 아직 고민 중이지만 전주의 이미지에 맞는 공연을 기획하고 싶다”고 말했다.<박칼린의 소리뮤지컬 콘서트>를 제목으로 무대에 오를 박칼린 집행위원장은“아직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제가 알고있는 여러 소리, 국악을 비록해 뮤지컬, 팝 등 여러 장르가한자리에 섞인 공연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소리축제의 다양성을 보여주는‘프린지 축제’는 젊은 국악인들과 인디밴드, 각종 퍼포먼스 등으로 젊고 다채롭게 꾸며진다. 기존 국악공연들도 의상이나 영상, 조명 등 다양한 요소에 변화를 줘 의미를 살리면서도 대중들에게 더 쉽게 다가가겠다는 각오다.정통 국악공연들은 브랜드화를 통해 보다 심층적으로 조명할계획이다. 소리축제의 대표적 프로그램인 천하명창전은<2011 新광대의 노래>라는 제목으로 출연진과 내용을 강화해 축제의 브랜드 공연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장르로 떠오르고 있는 산조를 테마로 한 <산조의 밤>도 재추진 된다. 또 보다 대중들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한옥마을에서의 야외공연이 강화될 예정이다.해외초청공연은 올해부터 테마를 선정해 치러진다. 이번 테마는 스페인의‘플라멩코’로 국내외에서 상당한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는 플라멩코 가수 등의 초청이 추진되고 있다. 또2011 ‘인도의 해’를 맞아 인도 전통음악인 바울송 공연단을비롯해 세계 각지의 월드뮤직 아티스트들을 초청할 예정이다.
두 마리 토끼, 다 잡을 수 있을까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고 있는 소리축제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오랫동안 소리축제를 둘러싸고 벌어져온 이른바 정체성 논쟁 등이 새로운 집행위원장을 맞이하면서 다시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김형석 집행위원장은“정체성이라는 것은 결국 우리 안에서만드는 것. 철학과 이데올로기적 논쟁으로 페스티벌의 본질을 잊으면 안된다”며“지킬 것은 철저하게 지키고 명인들께는 최고의 자리를 마련해드리려 한다. 무엇보다 일단은 축제를 히트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소모전을 끝낼 방법”이라고 말했다.박칼린 집행위원장은“일단은 폭을 넓히려 한다. 범위를 한정시키면 작은 축제에 머물고 만다. 개인적으로 매년 직간접적으로 소리축제에 참여해왔다. 그 과정의 성과를 이어받아우리가 여기에 보탤 수 있는 것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