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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6 |
무위당 장일순의 삶과 수묵전 - 초청강연
관리자(2011-06-09 14:52:58)
무위당 장일순의 삶과 수묵전 - 초청강연 “기교가 아니라 의미를 보라” 무위당 장일순의 삶과 수묵전은 단순한 작품 전시회가 아니었다. 그의 뜻을 􄤢는 사람들은 전북생명평화대화마당을 통해 모여 시민사회와 지역공동체, 그리고 생태적 삶에 대한 경험과 의견을 공유했다. 세 차례에 걸친 초청 강연에는 이경국 (사)무위당사람들 이사장과 김종철 녹색평론 발행인, 판화가 이철수 화백이 전주를 찾아 무위당의 철학과 사상, 그의 작품세계와 그에 얽힌 일화를 풀어놓았다. “민주주의의 심부름꾼을 자처한 분” 지난 5월 18일‘무위당의 삶과 한국현대사’란 주제로 강연을 맡은 이경국 이사장은 원주에서 무위당 선생을 가장 가까이에서 모시고 그의 뜻을 따르며 협동조합운동에 몸을 바쳤던 이다.“무위당 선생이 옥살이 출소해서 원주에서 정치조합법, 사회안전법에 묶여있었는데 원주교구장인 지학순 주교님이 맘에 맞는 사람을 찾고 있었어. 원주에 장일순이란 사람이 있다 말씀을 듣고 만나서 서로 딱 맞은 거지. 나는 그때 원주교구 청년회에 있었는데 무위당 선생 이 어느 날은 나보고 광으로 가라는 거야. 광산에 가서 신협운동을 해보라는 거지. 선생님 만난 이후란 팔자가 꼬였지 하하. 그런데 막장에서 고생한 광부들이 무슨 교육 같은 걸 듣겠어? 아무리 협동조합이 뭐다고 말을 해도 듣지를 않아. 그때 정신교육 같은것은 장일순 선생이 도맡았지. 사회안전법에 묶여있으니까밤에만 몰래 나와서 교육을 하셨어. 그런데 그 말씀 듣고 나면 광부들이 사람이 싹 바뀌더라고. 그렇게 3년 동안 15개신협을 만들었어.”이 이사장은 무위당 선생의 주변에는 항상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고 회고했다.“사람들이 많이들 찾아왔어. 오면 누구든지 따뜻하게 맞아주고 먹여주고 재워줬지. 지금 손학규 대표도 쫓기는 시절에선생님이 숨겨줬어. 많은 사람들이 선생님께 와서 쉬고 마음을 풀고 갔지. 나도 광산이 너무 힘들다. 못하겠다 말하려고선생님을 찾아가서 대포 한잔 먹으면서 얘기를 듣다보면 일어날 때는 설복당해서‘가보겠습니다’하고 했다고.”이 이사장은“선생은 앞으로 나서기보다 심부름꾼을 자처하셨다. 돌아가실 때도 내 이름으로 아무것도 하지마라고 하셨다. 그래서 10년간 묘소참배만 해오다 7년 전부터 선생의뜻을 더 알리기 위해 기념행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셨던 분” 21일에는 판화가 이철수 화백이‘무위당의 서화와 삶의향기’라는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이 화백은“장 선생님의 서화는 기교를 중심으로 보기보다는 담겨있는 의미를 새겨야한다”고 말했다. “선생님께서 고구마 장수가 적어 놓은‘고구마 팝니다’란 글귀를 보고 저게 진짜 서예라고 하신 유명한 일화가 있습니다. 얼마나 절박하고 진실한 마음을 담은글씨냐는 말씀이지요. 선생님이 추구하신 작품관도 마찬가지입니다.”이 화백은 무위당 선생과의 일화를 회고하며 선생의 작품에 담긴 의미에 대해 설명했다.“한 번은 선생님께서 난을 쳐주셨는데 잎은 두 장뿐이고꽃이 큰 난이었습니다. 그러면서‘너는 재주가 많은 사람이다. 땅바닥을 기어라’고 말씀하셨어요. 또 한 번은 제 안사람이랑 같이 선생님을 찾아갔습니다. 그랬더니‘보살 같은 이가 옆에 있으니 모시고 살아라’고 하시면서 난을 쳐주셨는데유곡천향이라고 달아주셨습니다. 깊은 골짜기에서 아무도알아주는 이가 없어도 하늘의 향기를 낸다는 거지요. 선생님은 글씨나 그림을 주실 때 항상 사람을 보고 필요한 의미를담아주셨어요. 돌아가시기 얼마 전에도 붓글씨를 보내주셨는데, 불취어상이라고 금강경에 나오는 말인데 겉으로 보이는 것에서 배우려 하지 말라는 말씀이시지요. 이렇게 뜻이담긴 글과 그림을 받으면서 생각해보니 아무래도‘내가 너를따라다니면서 가르칠 수 없으니 이걸 보고 경계하라’는 뜻이셨던 것 같아요. 지금도 집안에 걸어놓고 볼 때마다 생각하고 있습니다.”이 화백은 사람을 편안하게 하면서도 깨달음을 주는 무위당 선생의 화법이 서화에서도 드러난다고 말했다.“선생님이 저파비라는 글귀를 쓰신 적이 있죠. 돼지는 살찌는 걸 두려워해야 한다. 왜 잡혀먹으니까. 이 앞에 있는 말 사람은 이름이 나는 것을 두려워해야 한다는 말이에요.오만해지지 말라는 뜻을 절묘하게 담으신 거죠. 선생님이 평소 말씀하시는 방법이 글씨에서도 축약으로 드러나는 거죠.”진안에서 전시회를 찾아 온 이규홍씨는“책읽기 모임을 통해서 무위당 선생님을 알게 됐다. 마침 전주에서 전시가 있어 찾아왔다”며“선생의 작품은 넘지 못할 것 같은 위압감보다는 나도 해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아무래도 편안하게 쓴 글씨여서 그런 것 같다”고 감상을 밝혔다. 또“강연 중에는 항상‘낮게 기어라’고 말씀하셨다는 것이 기억에 남는다. 생각하기로는 쉬워 보이지만 바로 옆 사람을 품 것도 어려운데, 남을 섬기고 겸손한 자세로 사셨던 분이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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