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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4 |
마을이 희망이다 - 남월 달오름마을
관리자(2011-04-12 16:09:43)
마을이 희망이다 - 남월 달오름마을 지리산 자락 걸린 달처럼, 희망이 떠오른다 - 황재근 기자 남원시 인월면에 자리 잡은 달오름마을은 겉보기에는 특별할 것 하나 없는 평범한 마을이다. 독특한 자연경관이 있는 것도 아니고 예부터 유명한 특산품이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이 평범한 마을은 전국에서도 테마마을의 성공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어떻게 된 일일까? 달오름마을이란 이름은 인월(引月)이란 지명을 한글로 풀이한 것이다. 고려 말 황산에서 왜구와 맞서 싸우던 이성계 장군이 너무 어두워 적을 분간할 수 없자 하늘에 기도를 올려 달이 떠오르도록 빌었다고 한다. 장군의 기도대로 밝은 달이 떠오르자 이성계는 왜장 아지발도(阿只拔都)를 활로 쏘아 맞혔고 아지발도가 쓰러진 바위가‘피바위’라는 이름으로 달오름 마을에 전해 내려온다. 현재 달오름마을로 불리는 지역은 용계마을, 구인월마을 등 3개 마을을 합쳐 말하는 것이다. 테마마을 사업을 함께 진행하면서 일종의 브랜드명으로 만든 이름이다. 평범하기 그지 없던 시골마을에 변화의 바람이 분 것은 지난 2003년. 마을만들기 사업에 성공한 마을들이 모두 그렇듯이 달오름마을에도 발 벗고 나선 이가 있었다. 바로 황태상 달오름마을 위원장이다.“남해의 다랭이마을을 보면서 우리도 한번 해보자고 생각했어요. 우리 마을은 산간이어서 넓게 농사를 짓는 사람도 많지 않고 작물들도 별로 수익성이 없었습니다. 뭔가 전환점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2003년에 농촌전통테마마을 사업에 응모해보자고 마음먹었습니다.”처음 그의 제안에 응한 것은 100가구 중 불과 6가구뿐이었다. 하지만 황 위원장은 실망하지 않았다. “당시 정부에서 자연농원 사업이라는 걸 했었는데 성과가 별로 없었어요. 그걸 본 마을 사람들이 비슷한 사업이라고 생각해서 꺼린 거죠. 하지만 저는 처음부터 참여도가 높을 거라고는 생각을 안했어요. 열심히 해서 성과를 보여주면 참여는 자연히 늘게 되는 겁니다.”2004년 마을가꾸기 사업, 2007년 허브식물활용 농촌경관 조성사업, 2005년 팜스테이, 2008년 향토음식자원화 시범사업, 2009년 농촌사랑대상까지. 달오름마을의 사업이 커질 때마다 주민들의 참여도 높아졌다. 지난 2010년 전북향토산업 마을만들기에는 75가구가 참여했다. 황 위원장은“일할 수 있는 다 참여한다고 보면 된다”고 말한다. 마을만들기 사업들은 침체된 마을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김치체험을 맡고 있는 권정희(53)씨는“그 전까지 마을이 잠을 자고 있었다면 마을 사업 이후 활력이 생겼다. 개인적으로 내가 잘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일깨워주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달오름마을이 내세우는 자랑거리는 전통설화와 연계한 체험관광이다. 인월면이 흥부전의 발상지로 전해 내려오는 점을 살려 박을 테마로 한 음식과 박공예, 체험코스를 제공한다. 이성계와 아지발도의 설화로는 답사코스를 만들고 달을 마을의 대표 이미지로 삼았다. 달과 박, 흥부와 이성계. 마을마다 전해 내려오는 설화가 없는 곳이 없겠지만 이처럼 지혜로운 활용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최근 마을에 또 한 번의 전환점이 찾아왔다. 이전에도 체험관광객이 많았지만 지리산 둘레길 3코스 출발점으로 지정되면서 방문객이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났다고. 마을 내 23개의 민박으로는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단체숙박시설 건립도 계획 중이다. 또 하나 달오름마을이 중점을 두고 있는 사업은 바로 음식부문이다. 2008년 향토음식자원화 시범사업에 선정되면서 예약자들을 대상으로 전문교육을 받은 주민들이 박을 테마로 한 특색 있는 식사를 제공한다. 특히 박에다 갖은 나물과 채소를 넣고 비벼먹는 흥부잔치밥은 마을의 자랑이라고. 달오름마을이 음식사업에 관심을 두는 것은 마을 사람들에게 직접 소득이 돌아가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마을에서 나는 재료를 사용해 마을사람들이 직접 만들어 팔기 때문에 재료비와 인건비 모두 마을에 돌아간다. 소득을 얻는 주민들은 마을 사업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선순환의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마을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되기까지는 김경숙 사무장의 공헌도 컸다. 황 위원장은“사무장이 없었다면 농사를 지으면서 사업을 하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부터 김 사무장에 대한 국가지원이 종료되면서 부담도 생겼다. 황위원장은 새롭게 준비하는 야콘 재배와 가공시설에 기대를 걸고 있다. 거기서 나오는 수익금으로 사무장의 인건비를 충당할 계획이다.“돈 많이 주는 사업 되는 것 보다 없으면 없는 중에서 뭔가 만들어내는 게 낫다”는 황 위원장의 말은 평범했던 달오름마을이 오늘에 이르기까지 무엇이 원동력이 됐는지를 설명해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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