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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 |
[문화칼럼] 월드뮤직은 문화다
관리자(2010-12-02 17:40:29)
월드뮤직은 문화다 - 황우창 월드뮤직 칼럼니스트 월드뮤직도마찬가지로음악을 넘어그 이면에 담겨 있는문화를 이해하기에딱 알맞은 예술이다.월드뮤직은음악이 아니라문화이다. 일상생활에서 어렵지 않게 만나는 여러 가지 현상들과 사물들을 가만히 살펴보면, 우리는 그 안에서‘문화’를 읽을 수 있다. 이‘문화 읽기’는 어디까지나 주관적일 수 있지만,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이 어떤가에 따라 그 내용과 결과에는 큰 차이가 있다. 심지어 읽어내는 주체가 얼마나 다양한 시각과 지식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론이 등장하기도 한다. 한 예로, 이제 낯설지는 않지만 아직도 대부분 많은 사람들에게 애물단지로 인식되는 것 가운데 하나가 와인이다. 워낙 가짓수도 많고 이름도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등등 언어의 장벽을 느끼며 좌절하게 만드는 터라 쉽게 접근하기 용이하진 않지만, 와인이야말로 와인 문화권 사람들의 관습과 언어, 역사 등 그들의 문화를 읽을 수 있는 좋은 잣대가 된다. 말장난 같지만, 글쓴이가 항상 주장하는 의견 하나는 바로‘와인은와인이 아니다. 와인은 문화’라는 명제이다. 와인 속에 담겨 있는 사람들의 피와 땀, 그리고 그에 얽힌 드라마는 와인을 만들고 즐기는 사람들의 문화라 할 수 있다. 이것은 프랑스든 이탈리아든 칠레든, 와인 속에 그들만의 문화를 담고 있다. 월드뮤직도 마찬가지로 음악을 넘어 그 이면에 담겨 있는 문화를 이해하기에 딱 알맞은 예술이다. 월드뮤직은 음악이 아니라 문화이다. 월드뮤직은 음악 아닌 문화 해외여행을 한 번이라도 다녀 온 사람들이나, 또는 해외에 나가 보고 싶어 하는사람들은 그 나라의 풍물을 기억하거나 그 나라의 문화를 느껴보고 싶어 한다. 이것은 그 나라만의 역사와 문화를 담아낸 무언가를 만나고 싶어 한다는 이야기가된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 하나. 낯선 해외여행에서 우리의 아름다운 추억을 더욱선명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음악이라는 사실이다. 누가 들어도 그 나라만의 문화와정서가 담겨 있는 음악을 들으면 우리는 우리가 경험했던 추억과 풍경을 떠올리거나 경험하고 싶어 하는 무언가를 상상한다. 음악은 바로 이런 위대한 힘이 있다.이 가운데 우리는 2000년대 들어‘월드뮤직(World Music)’이라는 생소하지만막연하게나마 의미를 유추할 수 있는 음악 용어를 접할 수 있다.‘ 세계의 음악’이라는 이 평범한 용어는 한때‘제 3 세계 음악’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던 대중음악 장르이다.원래 월드뮤직이라는 용어는 80년대 초반에 프랑스와 영국을 중심으로 등장해이후 80년대 후반부터 활발하게 사용되기 시작했다. 이 월드뮤직에 대한 정의는지금도 의견이 분분한데,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지역과 인종을 막론하고 인간 본연의 정서인 희로애락을 담은 음악’이라고 이해하면 쉬울 듯하다. 여기에는 대신몇 가지 기초적 조건이 있다. ‘월드뮤직’으로 등록되기 위해서는 일단 그 지역의언어와 관습, 그리고 문화를 음악으로 담아낸 것이어야 한다는 점이고, 두 번째로는 지역과 언어, 인종과 시대가 달라도 그 음악이 담아내는 고유 정서를 다른 지역에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다른 민족이 들어도 그 정서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런 전제 조건을 담아 우리가 월드뮤직으로 부를 수 있는 해외의 음악은, 이런 조건을 모두 충족시킨다. 최근 수년 간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음악계를강타한 쿠바 음악이나, 포르투갈 파두(Fado)음악, 현대 아프리카 가수들의 음악 역시 이범주에 들어간다. 그리고 2차 세계 대전 이후우리가 영미권 대중음악, 일명 팝 음악(popular music)이라고 부르며 즐겼던 음악은 열외로 정리된다. 특정 지역 또는 역사적배경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정서나 문화가 배어 있다기보다, 보다 공통적인 정서와 형식을강요하기 때문이다. 월드뮤직은 상대적 장르 여기까지 관심을 가지는 음악 애호가라면,두 번째로 떠오르는 의문이 있을 것이다. 실제로 글쓴이가‘월드뮤직이란 뭔가요?’라는질문 다음으로 많이 듣는 질문이기도 하다.바로‘OOO는 월드뮤직인가요, 아닌가요?’라는 것인데, 예를 들어‘프랑스 샹송은 월드뮤직인가요?’라든가, ‘장윤정은 우리나라 월드뮤직인가요?’라는 질문의 유형이다. 이럴때마다 필자는 보통 두 가지 대답을 준비하는데, 하나는 객관적으로 볼 때 월드뮤직이라는개념에 충족되는 음악에 대해 질문을 받으면당연히‘그렇다’이고, 나머지 하나는‘아니다’가 아니다. 좀 모호하지만,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라는 대답이다. ‘그렇다’라는 대답을 들은 질문자들은 잘은 몰라도 어쨌든 이해할 듯하다는 반응을 보이지만,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또는‘아니다’에 가까운 대답을 하면 곧이어‘왜?’라는 질문을 연이어 던진다. 예를 들어, 샹송(Chanson)이나 칸초네(Canzone)가 월드뮤직이냐 아니냐에 대한 이야기는 유독 우리나라 안에서 화두가 되는데, 이 두 장르는 유독‘월드뮤직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유럽의 지역 음악이다. 프랑스 사람들이 생각하는프랑스의 월드뮤직은 켈트 음악에 가까우면서 자신들의 전통 문화와 음악 형식을 따르는브르따뉴(Bretagne, Brittany) 지방의 전통음악이나 이것을 현대화한 음악들이다. 하지만 월드뮤직의 장점이 그 나라의 음악 전통과문화, 그리고 흔히 우리가‘민족’으로 규정짓는 특정 지역 사람들의 정서를 이해한다는 도움을 준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우리의 관점으로 샹송을 프랑스의 월드뮤직으로 보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다. 에디트 피아프(Edith Piaf) 같은 정통 샹송 가수의 음악을월드뮤직으로 부르기엔 좀 쑥스럽지만, 만일‘장미빛 인생’이나‘사랑의 찬가’를 들으며프랑스의 샹젤리제를 연상한다면 우리에겐 멋진 월드뮤직이 될 것이다. 비록 프랑스 사람들이 이상하게 여길지라도. 이처럼 월드뮤직은‘그렇다 또는 아니다’가 아니라‘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상대적인 장르이다. 음악을 통해 다양성을 보다 월드뮤직이라는 단어가 세계적으로 통용된지 약 25년이 지났다.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대 들어 문화의 트렌드, 또는 문화를 담아내는 담론으로 급부상하면서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는 데 성공했지만, 문화, 역사, 지리,언어, 관습 등 다양한 문화의 코드를 담아내고 읽어내야 한다는 복잡다단한 어려움을 맞이한 것도 사실이다. 우리가 월드뮤직을 듣는이유는 단 하나, 낯선 것에 대한 호기심을 바탕으로 사람 사는 모습을‘음악을 통해 엿보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언어와 지역, 피부색과 관습이 다를지라도 사람과 사람으로서공감한다. 바로 음악을 통해서. 황우창 경희대학교 대학원 영문학과를 졸업했다. KBS 클래식FM ‘세상의 모든 음악’방송작가 및 CBS-FM ‘황우창의 월드뮤직’, KBS-3R ‘황우창의 음악세계’, 월드뮤직 전문 프로그램MBC-FM ‘뮤직 스트리트 3 부’DJ를 맡았으며 현재는 월드뮤직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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