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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 |
[테마기획] 극장을 추억하다 3
관리자(2010-12-02 17:39:57)
극장을 추억하다 3 주민을 존중하고 함께 호흡하라 - 정진욱 전주영상위원회 사무국장 추억의 극장 오늘날 대중들이 가장 편하고 쉽게 접할 수 있는 문화로 성장한 영화는 극장이라는 공간안에서 관객과 소통을 통하여 문화사업의 중요한 축으로 성장해 왔다. 본래 극장(theatre)의 어원이 관람석(theatron)을 뜻하는 말에서 나왔듯이 극장이라는 공간은 배우와 관객을하나의 공간 속에 연결할 수 있는 중요한 매개체였다. 극장(劇場)은 사전적 의미로 원래 연극을 하는 장소만을 지칭하다가 공연예술의 실연(實演: performing)이라는 특수한 목적으로 개념이 확대되어 무용·음악·예능 등 모든 무대예술의 장소로 극장의 그 건축양식이나 구조, 기능성은 시대적 변천을 겪어왔다. 나아가 다양한 무대예술을 공연하는 장소라는 극장 개념은 20세기에 들어와 문화 패러다임과 문화소비층의 요구에 맞게 영화라는 장르가 수면위로 떠오르면서 점차 변화되었다. 영화가 처음 생겼을 때는 무대예술을 전문으로 하는 극장에서 상영되었으므로 극장은 연극이나 음악, 무용 등을 발표하는 무대인 공연극장과 영화를 상영하는 영화극장으로 두 공간 모두를 혼용하고 있었다.한국사회 근대 극장은 등장 초기부터 다양한 용도와 목적으로 사용되었다. 일제시대부터 1950년대까지 극장에서는다양한 흥행물이 공연되었다. 전국적으로 상설극장이 증가하는 1960년대 중후반까지 영화는 상설극장 이외에, 다중이몰려드는 장터와 같은 야외에서 이루어졌다. 이들은 특정 유형의 건물이 아니라 포장을 치고 영사기를 돌리면 언제든지극장으로 변할 수 있는 장소로 한 판 놀이와도 같았고 다층적 관객이 모여드는 장소인 만큼, 다양한 관객의 희노애락(喜怒哀樂)이 펼쳐지는 역동적 공간이기도 했다. 또한 관객은 영화 텍스트가 제공하는 섹슈얼리티(sexuality) 등의 시각적 즐거움에 일차적으로 만족했지만 영화와 극장이 내포하는 새로운 문화 경험은 놀이 문화가 전무했던 이 시기에대중문화의 중심을 차지했다. 나아가 극장은 지역사회와 지역주민의 정서적·예술적·문화적인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공간으로서 발전하게 되었다. 그러나 1970년대 텔레비전의보급으로 대중문화의 성장을 텔레비전이 주도했고, 영화 관람객 수가 급격히 감소하는데 이것은 대중들의 문화가 더 이상 영화만으로 단일하게 구성되지 않았음을 말해준다. 하지만 영화극장은 이러한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하였다. 관람객이감 소하고 극장의 낙후한 시설로 인해 관객 유인 효과는 떨어져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극장들이 많이 생기면서 1980년대엔개봉관으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한 영화극장을 제외한 극장들은 소규모 극장의 변화를 가져왔다. 소극장의 증가는 초기투자비용 및 운영비용이 적게 들어 상대적으로 작은 위험부담을 가지고 새로운 지역을 개척할 수 있었기 때문에 지역적관객의 개발과 좌석수를 줄여 자본의 유동성을 강화했다. 그결과 소극장은 전국적으로 증가하였고, 한국의 영화 상영문화는 소극장 중심의 패러다임으로 전환하게 되면서 현재의멀티플렉스의 단초가 된다. 영화극장과 사회 오늘날 영화극장이 가지는 사회적 기능은 과거 대중의 애환과‘극장가기’가 경험이었던 시절의 흔적은 사라졌다. 특히 영화산업의 팽창으로 대기업이 투자부터 상영까지 독점하게 되고, 영화제작의 디지털화로 영화배급방식의 변화와멀티플렉스 극장의 급증은 극장에 사회문화적으로 여러 가지 변화를 가져왔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지역 중소도시의극장업의 쇠퇴이다. 한때는 거리의 활력이자 주변 상권을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톡톡히 해왔던 지역 극장들은 1990년대후반 이후 하나둘씩 생겨나는 멀티플렉스에 경쟁이 밀리면서, 폐점하거나 휴업, 업종 변경하는 사례가 많아졌다(이는오늘날 기업형 슈퍼마켓과 전통시장과의 관계와도 유사하다). 지역의 극장이 쇠락하는 데에는 몇 가지 산업적 지각변동에서 그 원인을 찾아 볼 수있는데 1994년 프린트벌수제한이 폐지됨으로써 전역에 영화가 동시적으로 개봉되는 와이드 릴리즈 방식이 가능하게 되었고, 직배 구조가 확산되면서 철지난 영화를싼값으로 구매해 개봉해왔던 재개봉관은 사라지게 되었다.또한 비디오와 케이블 TV 시장의 성장 또한 재개봉관을 중심으로 한 지역극장의 존립을 위협하는 한 요소가 되었다.전북에 있는 극장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영화의 도시로알려진 전주만 보더라도 단관은 사라진지 오래고, 멀티플렉스 체인의 급속한 팽창으로 인해 위기에 처한 지역 극장들중 몇몇은 지역적 기반 위에서 멀티플렉스와는 차별되는 특성화의 방법들을 모색하였다. 2007년도 폐관한 전주아카데미 아트홀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멀티플렉스 전환 후 1개관을 예술영화전용관으로 운영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지역의 영상단체와의 긴밀한 네트워크에도 불구하고 프리머스,메가박스 등이 밀접해 있는 현실에서 폐관에 이르렀고 현재는 평소에는 비어 있다가 전주국제영화제 기간 동안에는 영화제 행사장으로 사용되며, 기간별로 타 업종이 임대해서 사용하고 있는 현실이다. 전주 시네마극장은 현재도 멀티플렉스 체인과 경쟁을 유지하고 있는 유일한 지역기반 극장이다.전주 시네마극장은 영화의 거리 내 멀티플렉스 체인 진입 이후 경영이 어려워지자, 멀티플렉스 형태로 전환하였다. 그러나 멀티플렉스 전환 후에도 메가박스와의 경쟁체제와 전주서부권에 롯데시네마가 들어오면서 매출실적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가격과 진동의자 등 시설 차별화를 통해 위기를 타계하려고 하지만, 시장 경쟁력의 관점에서 현재 전주 시네마극장은 어려움에 처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어려움속에서 전주는 지자체가 특성화된 지역영화관을 설립했다.2009년 영화의 거리 내에 개관한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이다. 이 공간은 전주 지역의 커뮤니티를 시도할 수 있는 극장으로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운영하기 때문에 지역의 영상단체와의 네트워크뿐만 아니라 시내에 있어 지역 주민들의 접근성이 높아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지역민들이 누구나 영상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공간이다. 특히 지역에서 생산되고 있는 예술영화, 실험영화, 청소년 영화 등을 상영할 공간이 전무한 상태에서 다양한 문화적 담론들이 생산될 수 있는 공간으로 지역 커뮤니티의 거점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극장과 지역의 공존 선진화된 멀티플렉스 극장의 확산은 역기능만 있는 것은 아니다. 7~80년대까지만해도 중요한 관객층이장년층이었지만 엔터테인먼트화 된 대형 복합 건물이 새로운 트랜드로 자리 잡으면서 다양한 편의시설과 쾌적한 환경 덕분에 극장을 이용하는 연령층은 다양해졌고 가족단위의 관람형태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는 영화관객의 잠재수요 개발에 성공, 관객수 증가와 한국영화산업의성장동력이 되는 계기를 제공하기도 한다. 이렇듯 멀티플렉스를 중심으로 한 상영구조가 거의 안착화 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모바일 빅뱅이 가져오는 시대적 흐름은 미래의 영화배급을 어떻게 뒤 흔들지 모르는 상황이다. 그러므로 지역에있는 영화극장들은 지역주민들과 함께 호흡하는 공간으로만들어가야 한다. 지역주민의 문화향수를 높이고, 향후 장기적인 관객 확보를 위해서는 지역극장이 지역민의 회합장소이자 지역의 커뮤니티를 높이는 공간으로서 기능해야 한다.특히 지역의 특색 있는 소규모 영화제는 그 지역의 잠재적관객이 얼마나 있는지 알아보는 좋은 이벤트이다. 이러한 영화제 지원을 통해 지역 주민에게 영화 관람의 기회를 주는것은 관객발굴을 위해 좋은 계기가 될 것이며, 영화제는 영화극장의 서포터즈로 활동할 수 있는 지원정책도 고려해 볼수 있을 것이다. 경제가 발달하면서 사람들의 생활수준이 향상되고, 이와 더불어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었는데, 영화극장 또한 이러한 사람들의 문화적인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공간으로서 발전되어야 한다. 이는 영화상영 공간만이 아닌 과거 무대예술로 출발 했던 것처럼 지역의 문화예술단체들과의 연계 방안을 말하는 것이다. 정진욱 메디아 영상 디지털 감독과 전주대학교 겸임교수, 전남영상위원회 사무차장을 역임한 바 있다. 현재 전주영상위원회사무국장으로 재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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