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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 |
[문화시평] 어진박물관 개관
관리자(2010-12-02 17:38:25)
어진박물관 개관 경기전 어진박물관(11월 6 일) 태조의 숨결과 600년 조선왕조의 역사를 담다 - 이동희 전주역사박물관 관장 태조어진 전주봉안 600주년을 맞아, 지난 11월 6일태조어진봉안대제와 함께 어진박물관이 개관하였다.경기전 뒤편, 조경묘 서편에 자리한 어진박물관은 태조어진의 안전한 보존과 전시를 위한 공간으로 왕의초상과 이와 관련된 유물을 전시한 전국 유일의 박물관이다. 어진박물관 개관의 의미 지상에서는 한옥 한 채로 보이지만, 지하에 전시실이 3개나 있는제법 규모 있는 박물관이다. 지상으로 노출된 공간을 작게 한 것은,박물관이 들어섬으로서 경기전 본래의 경관을 해치지 않기 위해서다. 어진박물관은 일종의 지하박물관인 셈이다. 향후 유적지 안에박물관을 건립하고자 할 때, 한 사례로 거론되기에 충분한 어진박물관의 독특한 점이다.박물관의 구성을 보면, 1층 한옥건물은 어진을 봉안한 어진실이다. 여기에는 중앙에 침실을 마련하고 태조어진을 봉안하였다. 태조어진 좌우로는 그간 진전 익랑에 모셔, 임금을 집밖에 모셨다고 비난이 잦던 세종(상상화), 영조, 정조(상상화), 철종, 고종, 순종 등 여섯 분의 어진을 봉안하였다.지하에는 역사실, 가마실, 기획전시실 등 3개의 전시실을 비롯해,사무실, 수장고 등이 배치되어 있다. 역사실에는 태조어진과 경기전을 중심으로 하여 조경묘와 조경단, 전주사고, 풍남문과 풍패지관(전주객사) 등 전주의 조선왕실 관련 역사를 전시하고 있다. 가마실에는 1872년 태조어진 봉안과, 1771년 조경묘 위패 봉안 때 쓰였던신연, 향정자, 채여, 가교 등이 전시되어 있다. 기획전시실은현재 조선왕릉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어진박물관의 개관은 태조어진을 안전하게 영구 보존할 수있는 시설이 마련되었다는 점에서 무엇보다 큰 의미가 있다.그간 어진의 보존에 어려움이 많았다. 태조어진을 경기전 진전에 모시는 것이 예법 상 당연하지만, 어진을 영구보존하기위한 제반 시설들이 진전에는 갖추어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어진박물관이 건립됨으로 해서 이런 문제들이 해소되었다고할 수 있다.태조어진만이 아니다. 어진봉안 시 사용되었던 신연, 향정자를 비롯한 가마류와, 의식구들도 박물관 건립으로 안전하게 보존할 수 있게 되었다. 이들 가마와 의식구들도 전국에하나밖에 없는 귀중한 것들이다. 그럼에도 경기전 진전 통로등에 보관함으로써 보존상의 문제들이 야기되었다. 박물관건립으로 이런 의식구들이 전시실에 자리하게 됨으로써 이문제도 해소된 셈이다.박물관 특성화를 위해 명칭을 어진박물관이라고 하고자 하였을 때, 태조어진 1점만으로 어진박물관이라고 하는 것은무리가 있다는 염려가 있었다. 이에 대해 태조어진만이 아니라 어진 봉안 시 사용된 의식구 등이 다수 보존되어 있음으로 어진박물관으로 이름 해도 문제될 것이 없다 하여 박물관명칭을 그리 붙일 수 있었다. 지역 문화관광자원으로의 역할을 기대하며 어진박물관 건립은 또 한편으로 경기전의 문화관광자원으로서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태조어진과 경기전은 그 자체로서 관광자원으로서 의미가 지대하다.그리하여 경기전은 전국적 명소로 자리한 한옥마을의 중심으로 자리하고 있다. 여기에어진박물관이 건립되어,관련 유물과 자료가 전시되고, 태조어진과 경기전에 관한 상세한 설명이 덧붙여질 뿐만 아니라 전주의 풍패지향으로서 역사를 총체적으로 보여줌으로 해서 경기전 탐방객들에게 흥미로움과 유익함을 더해 줄 수 있다. 전통문화도시로서, 조선왕조의 발상지로서 전주의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음도물론이다.더불어 어진박물관 건립은 경기전을 찾는 관광객들의 체류시간을 더 길게 해줄 수 있다. 경기전답사도 박물관을 돌아보아야 함으로 소요시간을더 길게 잡아야 한다. 때로 경기전을 보러 왔다가박물관을 관람하는 것이아니라, 박물관 관람을 위해 경기전을 찾는 경우들도 많아질것이다. 어진 박물관 건립은 태조어진 보존과 함께 경기전과한옥마을을 더욱 명소화할 수 있는 기반시설로서의 역할이기대된다.또한 어진박물관은 전주의 조선왕실 관련 유물과 역사를조사하고 연구하여 집적할 수 있는 전문기관이 들어섰다는점에서도 그 의미가 있다. 어진박물관이 어진으로 특화된 전문박물관으로서 전주의 풍패지향 역사를 전담하는 기관으로기능할 수 있을 것이다. 조선왕조의 발상지로서 전주의 특질이 더욱 탄탄하게 조사 연구되고, 관련 유물과 자료들이 집적됨으로서 전주 풍패지향의 역사와 경기전의 가치를 더 높이고 그 문화를 계승 발전시키는데 더 힘을 얻게 된 것이다.경기전 운용과 관련해서도 박물관과 협조체제를 구축하고, 이들 전문인력들과 의견을 교환하고 고민을 같이함으로서 경기전이 더더욱 사랑받는 문화유산으로 발전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어진박물관의 건립과 운영은 태조어진과 경기전의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는 일이라고도 할 수 있다. 어진박물관 개관의 과제 그러나 어진박물관이 건립된 것만으로 모든 것들이 해결된 것은 아니다. 박물관 건립은 분명 전주가 전통문화도시로가는 유익한 일이지만, 향후 운영에 후속적인 지원이 미비하고 관리운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박물관은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없으며, 오히려 역으로 애물단지로 전락할수도 있다.어진박물관을 시에서 직접 운영해야 함에도 민간에 위탁했다는 비판이 있다. 그렇게 해서 태조어진을 잘 보존할 수있겠느냐는 염려이다.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시의 적극적인 지원과 수탁자의 부단한 열정이 요구된다. 전주시와 민간수탁자가 상호협조체제를 이루면서 자신들의 역할을 잘 수행해 갈 때 어진박물관은 민간위탁의 한계를 극복하고, 그 강점을 살려나가 경기전 명소화의 또 한축으로 자리해 갈 수 있다.한편, 진전에 있던 가마를 비롯한 의식구들이 박물관으로옮겨져 진전이 휑한 느낌이다. 진전에 태조만이 쓸쓸히 자리하고 있는 것 같다. 진전의 원형을 찾아, 이에 맞게 의식구를배치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컨대 진전 앞뜰에 있던 드무라든가, 진전 안에 있던 향정자, 용선, 봉선, 홍개, 청개 등을 복제해 제자리를 찾아주어야 한다. 진전의 문안 양쪽에 두었다는 운검도 제작해 배치한다면 그 위엄이 더해질 것이다.어진박물관 건립은 태조어진 봉안 600주년의 기념비적인일이다. 부족한 점들을 보완하면서, 이를 잘 운용해 가는 일이 남았다. 이동희 전북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전주역사박물관 관장과 예원예술대학교 교수, 전라북도 문화재위원으로 재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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