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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 |
[문화현장] The Goddess
관리자(2010-12-02 17:34:26)
The Goddess (11월 17일~23일) 서신갤러리 대지의 풍요와 생명력을 만나다 우리가 살고 있는 대지(大地)는 고요하면서도 느리다. 그러나 대지는 끊임없이 느리지만 쉼 없는에너지를 표출한다. 자연은 대지의 일상적인 움직임과 반복을 통해 순환하고 재생한다. 예로부터대지는 여러 나라와 민족의 신화 속에서‘여신’으로 숭상돼 왔다. 대지와 여신에게는 만물을 잉태하고 보살피는‘모성’이라는 이미지가 공존하기 때문이다. 대지와 자연 그리고 여신 지난 11월 17일부터 23일까지 전주 서신갤러리(관장 박혜경)에서 열린 이길명 씨의 <The Goddess>전은 여신으로 숭배되는 대지에 관한 이야기다. 조각가 이길명 씨는 대지 혹은 자연이 갖는여성성이라는 특징과 여신으로 숭배돼 온 점에 주목했다.오랜 세월 동안 여신은 다양한 형상으로 표현돼 왔다. 인체의형상을 본 떠 만든 여신상에서부터 여성 성기모양의 자연물, 기하하적 문양 등 여신을 상징하는 형상은 그야말로 다채롭다. 그 중인도는‘요니’라는 형상을 통해 힌두교 시바신의 배우자인 샤크티 여신을 상징하고 있다.“인도에서는 피어나는 연꽃을 상징하는 여성의 성기 모양 삼각형을‘요니’라 부르는데요, 인도의 순례자들은 요니를 닮은 바위의 틈새로 기어 들어갔다 나오곤 합니다. 이는 거룩한 자궁으로들어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신들의 재탄생 과정을 흉내낸 의식이죠. 이들의 요니는 단순히 생명을 주는 역할만이 아닌 세상으로들어오는 통로이자 생명이 떠나는 통로입니다.”이러한 인도인의 의식은 인도인이 자연을 여신으로 상징, 재해석하고 신에 의한 부활을 기원하고 있음을 보여준다.인도인의 여신에 대한 개념은 그리스·로마 신화의 가이아(대지의 여신)와는 사뭇 다르다. 가기아가 대지를 소유하고 관장하는 여신이라면 인도인의 여신은 대지 자체다.“인도인처럼 대지 혹은 자연이 여성성의 특징과 여성으로숭배되어 온 점에 주목했어요. 그래서 대지가 지니는 미세한움직임과 내제된 에너지를 표현하고자 했죠. 그래서 기법적으로 화려한 작품보다는 자연과 여신의 이미지를 강조한 작품을 선보이고자 했습니다.” 자연의 평온함을 느끼다 그래서일까. 그의 이번 작품은 비교적 간결한 형태이지만한결같이 부드러움과 포근함을 담고 있다.“대리석으로 제작된 작품들은 볼륨과 곡선을 대비시켜 선의 율동을 강조했어요. 그리고 부드러운 여성성이 나타나도록 광택을 지양해 기계가 아닌 손작업으로 마감했죠. 나무로 제작한‘숨’과 같은 작품은 하나의 덩어리를 여러 방향으로 파고 들어가 작품 안쪽에서 연결된 공간을 표현하고자했어요.”하지만 돌과 나무를 통해 자연과여신의 여성성을 표현하기는 쉽지 않았을 터.“1년 반 정도 작품을 준비해 선보였는데, 모든 작품이 의도했던 만큼 느낌을 살리지는 못했어요. 그래서 아쉬움이 남긴 하지만 돌이 주는 질량과 선의 대비로 움직임을 표현하는것에서는 효과를 본 것 같아 그것으로 위안을 삼고 있죠. 이번 작품들을 토대로 더욱 완성도 높은 작품을 선보이도록 노력할 거예요.”그는 이번 전시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느리지만 풍요로운삶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이번 전시는 시간이 갈수록 더 빠른 움직임과 자극적인 감각만을 원하는 현대사회에서 자연이 주는 평온함을 느껴볼수 있는 자리였다.이길명 씨는 1996년 제28회 전라북도 미술대전 조각부문대상과 2005년 Dusan New Artist Festival 우수작가상을받았으며 지금까지 다섯 차례의 개인전을 가졌다. 현재는 전북대학교 미술학과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송민애 문화저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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