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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8 | [클릭! 사이버월드]
메신저에도 '청정영역'이 필요한 까닭
김종윤 전북대 강사(2003-09-06 09:48:57)
요즘 특이한(?) 프로그램 하나를 보았다. 몇몇 메신저(Messenger)에서 오는 메시지에 자동으로 응답하는 프로그램이 그것이다. 메신저는 인터넷 상에서 서로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는 일종의 이야기(chatting) 프로그램으로 대중화되어 일반적으로 한 두 개 정도는 컴퓨터에 설치하고 널리 사용한다. 필자는 1998년에 ICQ라는 지금도 널리 이용되는 메신저를 처음 사용하였다. 당시 대학에서 석사과정 중이었는데 연구실이 두 개의 건물에 걸쳐서 3곳에 분리되어 있었다. 그래서 잦은 의사소통을 위해서 사용했던 것이 무선전화기의 내선기능이었다. 한데 어느날 전화기가 고장이 나버렸다. 갑작스런 통신의 단절로 불편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래서 10여명의 구성원들이 머리를 맞대 찾아낸 자구책이 메신저다. 필자의 컴퓨터의 하단의 작업표시줄 오른쪽의 알림영역에는 바이러스감시 아이콘, ftp서버 상태표시 아이콘, 실시간 메일 수신 아이콘이 항상 있었다. 바이러스 관련 프로그램은 누구나 갖춰야될 필수이고, 필자는 직업의 특성상 구성원들끼리 파일을 주고받을 일이 많았다. 이를 위해서 윈도우즈의 공유기능이나 ftp(file transfer protocol)를 이용한다. 따라서, 서버구축 및 클라이언트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고정 IP와 도메인네임을 부여받아 메일서버도 구축하고 있었으며 POP3(post office protocol version 3) 서버를 함께 운영하여 실시간 메일확인 및 outlook과 같은 메일클라이언트 프로그램으로 메일확인이 가능하였다. 한데 메신저 설치와 함께 이들의 역할은 더 이상 필요 없었다. 메신저에는 이처럼 기본적인 메시지전송, 파일전송, 실시간 메일 수신확인 및 메일확인 외에도 메신저마다 약간의 특색을 가지면서 음성 및 화상채팅, 검색, 아바타까지 많은 기능을 집약하고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이점 뒤에 취약점은 역시 쌍방향 정보의 주고 받음 속에서 원치 않는 메시지 및 정보의 수신일 것이다. '업무중'이라는 상태표시로 원치 않는 메시지로부터 보호받고 싶어하지만 메신저의 대중성만큼이나 이를 이용한 불특성 다수를 겨냥한 광고 메시지도 증가하고 있으며 이를 거부할 수는 없다. 이런 불필요한 메시지로부터 보호받는 가장 효과적이면서 원시적인 방법 중의 하나는 프로그램을 종료시키는 것으로 필자가 즐겨 쓰는 방법이다. 메신정의 좋은 기능을 일정부분 포기하는 대신 원치 않는 정보로부터 보호받기 위한 선택이다. 그래도 막을수 없는게 있다. 윈도우 XP와 윈도우2000에 기본으로 들어 있는 메신저서비스 기능을 이용한 팝업형태의 악성 메신저스팸이 그것이다. 윈도우 XP를 운영체제로 쓰는 필자는 이를 위해서 윈도우의 약간의 설정을 바꾸어야 했다. 윈도우의 시작-제어판-성능 및 유지 관리-관리 도구-서비스를 차례로 클릭한 후, 서비스 중 '메신저서비스'를 선택한 다음 '속성'을 클릭한다. 속성 대화상자에서 중지를 누르고 시작 유형을 '사용안함'으로 설정한 뒤 확인 버튼을 클릭하기만 하면 된다. 메신저에 자동으로 응답하는 프로그램도 불필요한 메시지와 정보로부터 벗어나겠다는 제작자의 재치가 돋보이긴 하지만 그 기발함에 대한 경의보단 안타까움이 더하다. 정부에서 스팸메일에 대한 규제를 위해서 opt-in과 opt-out 방식을 고려해 법제화하려 한다. 이젠 메일뿐만 아니라 메신저 사용에 있어서의 청정영역도 법으로 보호받아야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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