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1 |
[저널초점] 문화가 살아 숨쉬는 학교 박물관 1
관리자(2010-11-04 14:34:22)
문화가 살아 숨쉬는 학교 박물관
소통과 창조의 복합문화공간
박물관이 변화하고 있다. 과거 유물의 수장고이자 전시관으로 기능했던박물관이 생생한 교육의 현장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그동안 외형적 규모확장과 전시 기능에 주목해왔던 박물관이 다양한 콘텐츠 발굴에 역량을집중하기 시작한 것. 다양한 문화공간의 출현과 관람객의 감소로 인해 위기를 맞고 있는 박물관의 새로운 도전이다. 이제 박물관은 단순한 전시관이 아닌 대중과 함께 호흡하는 문화공간이자 평생교육기관이다. 전북 지역의 박물관 역시 다양한 프로그램과 수준 높은 서비스 제공, 쾌적한 문화공간 조성을 통해 시민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지역민과 함께 호흡하는 지역박물관
현재 전라북도에 위치한 박물관은 약 40여개. 국립전주박물관을 비롯해 전주역사박물관, 전주전통술박물관, 진안역사박물관, 고창판소리박물관 등 대다수의 박물관이 생활공간형 박물관으로 변화하고 있다.이 중 전주역사박물관(관장 이동희)은‘살아있는 박물관’을 표방, 다양한 체험과 교육활동을 펼치며 가장 활발히 지역민과 호흡하고 있는 곳이다. 전주역사박물관은 지난 2002년 동학 중심의 근현대사 박물관으로 출발했다. 그러나 정읍에 동학혁명기념관이 생기며 정체성 논란이 지속되자 2005년 제2기인 전주역사박물관으로 새롭게 출범하며 지역사박물관으로 변화했다. 이후 전주역사박물관은‘전주학’에 주목, 전주의 역사와 문화를 발굴하고 체계화하는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전주학 연구 일환으로 전주학 연구지원사업인‘전주학 콜로키움’을 추진, 전주 지역 연구자들의소그룹 토론모임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이곳에서는 다양한 기획전시를 비롯해 매월‘노는 토요일’을‘뮤지엄 데이(museum day)’로 지정해 전주 재발견 현장답사와 토요박물관 나들이, 주말가족영화 상영, 설명이 있는 전시관람 등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올해 개관 20주년을 맞은 국립전주박물관은 전주의 대표적인 박물관으로 지난 1990년 개관했다. 이후 국립전주박물관은 도내 지역의 문화유산의 수집·보존과 함께 연구·전시·교육을 진행해 왔으며, 2002년에는 전국에서 최초로 사회교육관을 마련해 관람객이 직접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거듭났다. 또한 이곳은 국립박물관 가운데유일하게 교육사 2명이 배치돼 더욱 활발한 문화예술교육이이뤄지고 있다.진안역사박물관(학예연구사 한길순)의‘사회문화예술 교육프로젝트’는 전시와 교육을 접목시킨 도시와 농촌의 문화교류형태로‘찾아가는 박물관’이다. 지역네트워크 워크숍,찾아가는 문화예술교육, 여름캠프 등과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이 프로젝트는 그동안 대중을 기다리던 방식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관람객 유치를 위한 노력으로 이목을 끌고 있다.
전문화된 박물관
박물관의 정체성에 맞춰 특성화된 공간도 눈에 띈다. 전주전통술박물관(박시도 관장)은 전주를 중심으로 호남지방의전통술 제조비법을 보여주고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체험형 전문 박물관이다. 이곳에서는 전통가양주 강좌를 비롯해 누룩디디기, 소주내기리, 막걸리 기르기, 과실주 담그기, 향음주례 등 다양한 교육 및 체험 프로그램을 경험할 수 있다. 고창판소리박물관은 판소리를 중흥시킨 신재효의 공적을 기리기위한 박물관으로 판소리 명인·명창들과 함께 판소리를 배워보는 판소리 체험학습마당을 운영해 일반 대중에게 수준높은 판소리예술의 재교육과 감상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곳이다. 완주 구이에 위치한 대한민국술박물관(관장 박영국)은 고려시대에서 현대까지 우리나라 술의 변천사를 한눈에관찰할 수 있는 술전문박물관으로‘술’과 관련한 다양한 체험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본래 경기도 안성시에 위치했던 이곳은 지난해 11월 전북 완주군과 유물이전 협약을 체결하며 완주군에 둥지를 마련하게 됐다. 완주군 구이면 모악산은 조선시대 명승 진묵대사‘곡차’의 발원지인 왕사가 위치한 우리 술의 역사가 담긴 곳으로 더욱 의미가 크다.대학박물관으로는 전북대학교, 전주대학교, 전주교육대학교, 군산대학교, 원광대학교, 우석대학교박물관이 존재하며,전북대학교박물관(관장 김승옥)은 1961년 도내 대학 가운데처음으로 설립된 곳으로, 전국 대학 박물관 중 가장 많은 유물을 소장·전시하고 있다. 이곳은 1989년 문화강좌를 시작으로 박물관대학, 사회문화예술 교육프로그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지역문화공간으로 자리하고 있다. 또한지난 2007년에는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이 시행한‘호남지역고문서 디지털화 사업’의 주관단체로 선정돼 전라남도와 북도를 아우르는 호남지역 고문서의 보고로 거듭나기도 했다.이밖에도 현재 전북에는 군산근대역사박물관과 부안청자박물관, 정읍박물관이 개관을 앞두고 있다. 군산근현대사박물관의 경우 2011년 5월 개관을 목표로 현재 건립 중에 있으며, 근대생활사전시 및 해저유물, 해외자매도시 특별전 등이 마련될 예정이다. 부안청자박물관은 건립을 완공, 현재개관만을 앞두고 있다. 이곳에는 고려청자 가마와 유천·우동·진서리에서 출토된 청자 및 조각들이 진열될 예정이다.정읍박물관의 경우 지역 역사와 함께 정읍에 뿌리를 둔 백제가요‘정읍사’, 가사문학의 효시‘상춘곡’, 호남우도농악 등문화ㆍ역사자원의 전시체험공간으로 활용될 계획으로‘소리’와 관련한 문화자원을 집중·조명할 예정이다.
지역문화와 함께 상생하다
이처럼 전북 지역의 박물관은 지역의 역사나 민속자료를수집·보존·연구하는 것은 물론 평생교육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대표적 지역문화시설로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몇몇 박물관의 경우 획일화되고 무분별한 전시와 프로그램 운영의 미숙 등으로 지역민에게 외면 받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지역박물관이 살아 숨쉬는박물관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지역의 문화적, 공공적 역할을 동시에 수행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한 박물관이 처한예산과 인력의 문제로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강좌, 체험, 답사 위주로 진행되고 있어 차별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지역박물관은 잊혀져가는 지역의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창조·발전시키는 대표적인 문화시설이다. 앞으로 전북의 박물관이 지역의 대표적인 문화시설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역민과의 지속적인 소통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