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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 |
문화저널 창간 23주년을 축하하며 3
관리자(2010-11-04 14:34:04)
문화저널 창간 23주년을 축하하며 23년의 의미를 딛고 더 깊고 넓게 흐르다 - 안석희 노리단 공동대표 문화는 사람이 살아가는 방식의 총화라 합니다. 사람이 첫 울음으로 태어나고, 자라며 다른 사람을 만나고, 아이를 기르고 나이 들어가는 삶의 모양새 전부가 문화지요. 여기에는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지혜가 오롯이 담겨있다고 합니다. 이를 잘 보듬어 가는 일은 그래서 중요한 일이지요. 삶을 풍성하게 만들어가는 법을 알려주니까요. 지역의 문화를 지켜내는 일 사람살이의 모양새이기에 그 사람이 살았던 곳의 모습도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그게 아주 작은이일 때도 있어서 모든 사람이 이런 걸 읽어내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차이를 발견하고잘 해석해서 전달하는 일이 필요해집니다. ‘그런가 보다’에서‘아, 그렇구나’사이에 다리를 놓아주는 일. 이건 차이를 섬세하게 알아채는 예민한 감각과 뒤섞인 문제를 가지런히 정리하는 생각의힘 그리고 무엇보다, 애정에 뿌리를 둔 정성이 필요한 일입니다.마당은 사람살이가 이루어지는 중요한 공간의 하나입니다. 고즈넉한 쉼의 공간이기도 하고 일감을 나누고 노동하는 곳이기도 하고 떠들썩한 잔치가 벌어지는 곳이기도 합니다. 저희 노리단에서는 재활용 악기를 주욱 늘어놓고 자유롭게 와서 연주할 수 있는 곳을 소리마당이라고 이름 지었습니다. 그래서 마당과 첫 인연을 맺을 때도 조금 남다르겠다 싶었고, 그래서 결국 이 글을 쓰고 있구나 하고 생각하고 있습니다.사람도 자원도 중앙으로 더 집중됩니다. 이러한 추세를 멈출 길도 별로 없어 보입니다. 게다가인터넷과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중앙의 모든 것은 아주 쉽고 널리 확산됩니다. 그러나 이런 흐름속에서 독특한 한 지역의 문화를 다듬고 지켜내는 일이 오히려 더 중요해지고 있다는 역설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글로벌이 아니라 글로컬이고 지역에 새로움이 있다는 이야기도 최근에 많이 듣게 됩니다.제가 일하고 있는 사회적기업계에서도 문화예술로 지역을 활성화하는 예가 많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지역의 폐 공장을 문화예술인에게 제공해서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만들어 지역주민의문화예술욕구를 충족시키고, 나아가 지역 경제와 공동체를 활력화한 프랑스 라프리쉐의 예가 대표적입니다. 일거리가 사라져사람들이 떠난 지역의 주거 시설을 리모델링해서 해외 여행객들에게 제공하고 이를 운용하는 센터를 만들어 지역의 모습을 변모시켜낸 일본 요코하마 고토부키쵸의 사례도 있습니다. 먼 외국의 예를 들 것도 없이 전주와 진안의 예들도 사회적기업계에서는 주목받고 있는 일이지요.노리단 역시 아르코의 상주문화예술단체지원사업으로 인연을 맺은 구로구에 또 다른 둥지를 틀면서 이런 중요성을 배워가고있습니다. 올해 초 마을잔치로 구로의 주민들을 만나가면서 무심코 보아 넘겼던 서울의 한 지역인 구로에서 살아가는 분들의다른 삶의 방식을 익혀가고 있습니다. 단원들도 동네에서 삼삼오오 모여든 주민들과 만나는 또 다른 즐거움을 이야기합니다.공연장의 관객을 만나는 것과 어떻게 다른 지를요. 이런 만남이 거듭되면서 지금 노리단이 추진하고 있는 지역 노리단 사업에적지 않은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더 큰 결실을 기대하며… 마당과의 인연이 깊지 않아서, 구체적으로 어떤 길을 걸어 왔는지 가늠조차 못하는 저지만 87년 창립부터 23년간 이 일을이어왔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는 잘 알 수 있었습니다. 더불어 이 지역사회와 문화예술에 얼마나 많은 기여들을 해왔는지를미루어 짐작합니다. 한편으로는 이 긴 시간을 이어올 때까지 밥으로 손으로 마음으로 거들고 도와주신 분들 또한 얼마나 많은가도 떠올려봅니다. 이러한 수고로움이 쌓여 오늘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전주라는 한 공간을 바탕으로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잘 읽고 다듬어 전해주시는 여러분들의 노력이 앞으로도 남다른 결실로 이어지리라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전통과 역사가 더 길고 넓게 흐르겠지요. 새롭게 지역에 눈을 뜨고 걸음마를 해나가는 저와 노리단에게 마당은 많은 것을 알려주는 큰 거울입니다. 잘 배우고 잘 따라가겠습니다.마당의『문화저널』23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안석희 사회적 기업가이자 작곡가다. 연세대학교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했다. 현재 사회적 기업 (주)노리단의공동대표와 한국사회적기업협의회 이사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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