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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 |
126회 백제기행 (10월 1일~2일)
관리자(2010-11-04 14:29:44)
126회 백제기행 (10월 1일~2일) 소리축제, 즐기기 혹은 공부하기 - 최두현 전북환경운동연합 초록도시국장 ‘소리’문맹인이 소리축제 현장을 찾았다.(사)마당의 126회 백제기행이 준비한‘전주세계소리축제’즐기기에 참여했다. 불행인지다행인지 함께한 사람들 중 상당수는 지금까지 소리축제 공연을 경험한 사람이 없었다.소리축제는 올해가 10주년이었다. 그런데10주년 행사임을 고려하면 참 조용하게 치른 것 같다. 아마도 이런 평가가 전주소리축제가 갖고 있는 축제로서의 위상을 상징하는것은 아닌가 싶다. 소리축제에 대한 짤막한 단상 내가 본 개막공연 평가에 앞서 가장 하고 싶은말은 세계소리축제라는 타이틀에 걸 맞는 행사운영이다. 국제행사임에도 행사장 안내, 티켓 판매처, 음식코너 심지어 화장실 안내까지 온통 우리말 일색이다. ‘세계’라는 타이틀을 가진 축제에서 이런 식의 운영은 보기 민망했다.이런 문제들을 사소한 것으로 여긴다면 그것은조직위나 관계자들의 역량이 크게 부족함을 드러낸 것이라 생각한다. 이는 단순히 세심함의 부족이 아니다. 다양한 사람이 사는 세상에서 마땅히필요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 없는 것이다. 나는 이런 문제가 세심함의 부족이 아니라 보편성의 부족으로 평가한다.똑똑하지만 비슷한 사람들이 모여 비이성적인결정을 내리는‘집단사고의 오류’라는 말이 있다.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조직위의 사업과운영, 평가 등을 한 발 떨어져서 지켜보며 조언하고 문제점을 지적하는‘종합점검담당관’같은 직책을 둘 필요가 있다. 행정기관의 감사담당관이나, 경찰의 인권담당관과 같은 역할을 할 사람 말이다. 강준만 교수는 청와대에도 이런 일을 할 사람으로 일명‘악역 수석비서관’이라는 직책을 제안하기도 한다. 한바탕 소리여행을 즐기고… 백제기행 첫 코스는 개막 공연이었다. ‘천년의사랑’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장르의 음악과 춤, 세계 여러나라 민속음악이 등장했다. 너무 쉽게 헤어지고 만나는 현대사회의 사랑 공식을 비판하며오래오래 지속되는‘천년의 사랑’을 노래했다.공연에서 눈에 띤 점은 무대 위 출연자와 관객을 연결해 주는 마당극 형식의 진행방법이었다.일반적으로 공연은 출연자와 관객으로 이원화된다. 이런 구조는 관객도 공연을 보는데 부담을 느끼고, 출연진도 긴장감이 높아 서로 부담이 되는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번 개막공연에서는 관객과 출연진을 연결하는 제3의 그룹이 무대 위에존재해 흥을 돋아 이원화된 공연분위기를 해소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그러나 공연은 전체적으로진부했고 지루했다. 찰나의 사랑이 넘치는 시대에‘천년의 사랑’은 고상했지만, 진부했다. 개막공연 이후 국악평론가 윤중강 선생과의 대화에서도 비슷한 비판이 나왔다. 해외팀 공연도 전체 주제와 연결이 되지 않았다. 국적 불명의 도깨비가어색하며, 공연을 주도한 국내 팀과 해외 공연 팀간의 공연 장르에도 차이가 있어 우리소리의 정체성을 드러내는데 한계가 있지 않았냐는 지적도있었다.둘째 날 기행 팀은 전북일보사 60년 주년 기념‘사진전’을 관람했다. 소리전당 전시실에 마련된사진전은 흥미와 재미가 쏠쏠했다. 특정신문사 이야기라기보다는 우리지역의 역사와 문화, 삶의 모습 등을 담아냈기 때문이다.과거로의 추억여행을 특별히 좋아하는 나는 더 흥미로웠다. 과거 전주시청사, 미원탑, 전주공항, 전북을 빛낸 스포츠스타, 뜨거웠던 민주화 열기를 담아낸 80년대 거리, 새만금과 부안핵폐기장, 각종 선거전 등등. 좀 낮 간지러운 소리지만, 혹시 내 사진도 있나 하고 실눈을 뜨고 쳐다봤다. 몇 군데 사진에서 발견했고,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사진 속 그때와 별로 달라지지 않은 세상은 나를 슬프게 했다.둘째 날에도 이어진 윤중강 선생과 함께 소리축제에서 담아내야할 소리는 무엇이며, 세계인이 즐기는 소리는 어떤 것이며, 소리축제는 이들과 어떻게 소통할 것인지 이야기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참여자들은‘월드뮤직’이 서구나주류 음악이 아니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세계인이 즐길 수 있는 보편성과 각 지역이나 나라의 음악이 갖는 특성을 조화시키는 음악, 우리는 그 곳에서세계인이 즐기는 소리가 나올 수 있다는데 공감했다.우리는 취미와 생각이 같은 사람, 자기 맘에 맞는 사람들로만 사회를 구성해 살 수는 없다. 그래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이해가 중요하다. 음악은 그런 면에서 가장 적합한 분야다. 음의 고저와 장단, 리듬이 각기 다른 소리를 한데 모아아름다운 선율을 만들기 때문이다. 한참 주제 넘는 이야기지만, 우리가 사는 사회도 다양한 사람들의 소리와 주장을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여기는 문화가 필요하다. 즉,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와 주장이 불협화음이 아니라 아름다운 소리를 구성하는 소중한 존재들임을 받아들이는 것이다.우리의 세 번째 공연은 집시 출신의기타리스트 겸작곡가. ‘티티’라는 애칭으로더 유명한 티티로빈과 그 동료들의 공연이었다. 4명의 남자 연주자와 티티의 딸인 마리아 로빈의 노래와 춤이 등이 1시간30분간 진행되었다. 현란한 악기 연주와 열정적인 공연에 박수소리는 컸고, 흥은 높아졌다. 결국 앙코르 공연에서는 모두가 일어나 춤을 추었다. 그리고 우리는 비가 오는 가운데 펼쳐진‘월드뮤직 소리프런티어’열리고 있는 야외 콘서트 장으로 갔다. 날씨와 낮은 기온 때문인지 사람들은 많지 않았지만, 즐기는 자들에게그것은 아무런 장애도 아니었다.이번 기행은 소리축제 즐기기였다. 이 과정에서 소리의전당과 강연 등을 위해 한옥마을을 왕래하다보니 시간 낭비가많았다. 그래서 아쉽게도 다른 공연과 야외 행사장에서 벌어진 프로그램에 참여할 기회가 없었다. 이런 아쉬움에도 오랜만에 소리 귀동냥을 통해 마음속에 평정을 누릴 시간을 갖게해준 백제기행에 감사한다.10회가 되도록 고작 몇 번 공연 관람한 사람이 소리축제에대해 이야기 한 것은 용감하지만 무지한 짓이다. 그러니 이런 저런 평가에 마음 상해하는 사람이 없기를 빈다. 최두현 전북대학교 정치학과 박사학위를 수료한 뒤 전북시민운동연합 정책실장과 지방분권운동 전북본부 사무처장을 역임한 바 있다. 현재 전북환경운동연합 초록도시국장과 전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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