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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8 | [시]
추억은 붉어지고
최승철(2003-09-06 09:19:31)
두통 속으로 추억 간다 아프냐고 장미가 묻는다 하늘이 빨랫줄까지 내려와 습한 구름을 말리고 돌아가는 저녁, 시이소 옆 아이들이 공깃돌을 던졌다가 손등 위에 놓는다 별은 별을 앓고 나는 한달전의 애인을 만나 눈만 반짝거리다가 돌아왔다 바람이 걸어간 길 끝에서 마른 풀잎 냄새 몰려왔다 그네 위에 앉아 그네를 앓을까? 발 끝으로 뒹구는 모래알을 잡고 손가락으로 문질러 본다 축축해진 모래알이 나는 너구나, 내 말을 되돌려준다 공터의 풀잎이 공터의 흙을 뚫고 나온다 거기서 한달 전 말소리가 들려왔다 이해한다고 말할 때마다 나는 슬퍼졌다 추억은 붉어지고 나는, 나는 하며 장미꽃 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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