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4 |
[테마기획] 장애인, 예술을 만나다 8
관리자(2010-04-01 18:55:42)
신명나는 가락 속 울려 퍼진 희망
-타악연주단 물푸레-
- 최윤정 타악연주단 물푸레 단장
수청목(水靑木), 물푸레나무의 또 다른 이름이다. 나무가 물에 닿으면 물이 푸르게 변한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전주시 평화동에 위치한‘전북손수레장애인생활협회(단장 최윤정)’, 이곳에는‘음악’으로 희망을 물들이는 이들이 있다. 타악연주단‘물푸레’다.
‘물푸레’라는 새로운 세상
‘또각또각’정적을 깨는 소리에도 소요는 일지 않았다. 건물 안은 일반 사무실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그런데 한 가지눈에 띄는 것이 있다. 사무실 안의 의자는 모두 전동휠체어다. 전북손수레장애인생활협회는 중증 장애인의 자립을 지원하는 기관. 이곳에서 활동하는 이들도 대부분 장애인이다.물푸레는 이 단체가 만든 전북 최초의 장애인 타악연주단이다. 단원 또한 모두 전동휠체어를 타고 생활하는 중증 장애인. 최 단장 역시 선천성 지체장애를 앓고 있는 중증 장애인이다.“처음에는 운동 삼아 시작했죠. 저와 같은 장애인이 할 수있는 운동이 많지 않거든요. 그런데 풍물을 하다 보니 흥미가 생겼고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늘었습니다.”반신반의(半信半疑) 시작된‘물푸레’의 활동, 금세 3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현재 단원은 8명. 그중에는‘전북손수레’를 통해 들어온 이도 있고, 개인적으로 알음알음 들어온 이도 있다. 이들은 매주 두 번, 효자문화의 집에 모여 꼬박 2시간씩 연습한다. 지원금이 있는 것도, 특별한 혜택이 있는 것도 아닌데 하나같이 열심이다. 이유는 단하나. 그저 즐겁고재밌기 때문이다.처음부터 즐겁고 좋았던 것은 아니다. 제대로 악기를 잡기조차 힘든 몸. 연주 자체가 불가능해 보이던 때가 있었다.단원들은 맨 처음 각자의 몸에 맞게 악기를 제작하는 일부터 시작했다. 시중의 악기는 모두 비장애인을 기준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꽹과리, 북, 장구, 징 등 모든 악기에 받침대와 손잡이를 만들었다. ‘물푸레’의 첫 걸음은 그렇게 힘겹기만 했다.
‘음악’을 통해‘희망’을 전하다
이제는 반듯한 타악연주단으로 자리 잡은‘물푸레’. 실력도 늘었다. 그동안 전국의 장애인복지관과 기타 단체, 기관등을 돌며 공연도 펼쳤다.하지만 불편한 몸으로 공연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공연장으로의 이동, 무대준비, 공연까지 어느 것 하나 쉬운 게 없다. 최 단장은“단원 8명이 이동하기 위해서는 최소10명의 인원이 함께 움직여 줘야 한다”며“막상 도착해도협소한 무대 때문에 고생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고 했다. 때로는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겪어야 하는 편견과 차별까지도 감수해야 했다. 그런 기억은 시간이 지나도 아물지 않는 상처로 남곤 한다.그래도 포기할 수 없었다. 이들의 공연을 보고 희망을 얻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 장애인 복지관에서 공연을 한 적 있는데, 그곳의 장애인이 우리를 보며‘나도 할수 있어요?’라고 묻더군요”.“그때 우리의 활동이 다른 장애인에게는 희망이라는 것을 느꼈다”고 말하는 최단장의 얼굴에는 어느새 함박웃음이피었다.그에게 앞으로의 소망을 물었다.대답은 간단했다. “앞으로 더 많은연습을 통해 다른 장애인들에게용기와 희망을 주고 싶다”는 것.‘두둥둥~얼쑤’신명나는 가락을 통해 세상을 희망으로 물들이는‘물푸레’. 어디선가 불어온 봄바람에 파릇한 풀내음이 가득하다. 겨우내 모진 시련을 딛고 자라난 새로운 생명의 싹이 이곳어디인가에도 움터 있는 것이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