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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3 |
[서평] 『나, 건축가 안도다다오』
관리자(2010-03-03 17:26:08)
『나, 건축가 안도다다오』 장벽 넘어 예술을 설계한 건축가, 안도 다다오 -진정 전북대학교 교수 ‘인간’을 위한 건축을 고민하다 건축을 전공하는 사람으로서 나는 안도 다다오의 건축을개인적으로 아주 좋아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하여지금까지 내가 알고 있던 건축가 안도 다다오와는 또 다른그의 인간적 모습을 이해할 수 있었다. 안도의 건축은 세계가 인정하는 훌륭한 건축이다. 현대에 나타난 건축적 현상은복잡하고 건축가가 추구하는 건축적 주장이나 접근방법도매우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특히 안도의 건축은 일본의 전통과 정신을 현대적 방법으로 표현한 건축가로 서구건축계에서는 동양의 대표적 건축가로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학연이나 지연 등이 강조되는 일본의 건축계에서는 강한 개인적 개성과 대중성을 배경으로 하는 안도를 비교적 비주류에 속하는 독립적인 건축가로 인정하고 있다.이 책을 처음 보았을 때는 목차만 대강 훑어보고 다음에천천히 읽을 예정이었다. 목차만으로 볼 때 이 책은 전문적인 건축서적도 그렇다고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교양서도아닌 성격이 애매한 책으로 생각되었다. 그러나 책을 읽기시작하자 마지막 페이지가 될 때까지 손에서 책을 놓지 못하였다. 아마도 가장 큰 이유는 이 책의 내용이 지금까지 내가읽었던 전공서적으로서의 건축 책과는 다른 내용을 가지고있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일반 교양서를 읽을 때 느끼는편안함이 이 책을 손에서 떼지 못하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인 것 같다. 이 편안함은 추상적 이론이나 전문적인 건축용어보다는 건축주와의 관계나 행정절차의 어려움 등 건축을해나갈 때 우리가 마주하는 실제적인 이야기나 이러한 과정에서 겪는 갈등들을 평범한 일상적 이야기처럼 묘사하고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안도는 이러한 평이한 글속에서 오늘날 우리가 당면한 건축과 도시에 대한 실제적인 이야기를 통하여 문제를제시하고 해답을 구하려는 진지한 노력을 보여준다.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건축가인 안도가 건축행위란 현실속에서 부딪치는 부동산과 투기라는 장기판에서의 일개 말에 불과하다고 이야기할 때 우리는 상업주의에 고통 받는 우리나라의 건축현실과 양식 있는 건축가들의 고민을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환경 속에서도 그는 현대사회가 밀쳐낸 것들을 보듬어내고 그 문제를 부각시키는 건축, 그 장소 그 시대가 아니면 불가능한 건축, 현실도시를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문제를 제기하여야 하는가 하는 사회비평으로서의 건축이라는 주제를 추구하며 결코 건축의 배후에 있는건축에 대한 굳건한 의지를 포기하지 않는다. 안도를 통해‘나’를 돌아보다 안도를 세계적인 건축가로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은 아마도끊임없이 반복되는 건축의 근원에 대한 그의 물음일 것이다.그는 그의 모든 건축행위에 앞서 항상 스스로에게 묻는다.건축행위는 누구를 위한 것이며 지금의 이 사회는 무엇을 필요로 하는가? 도시에 들어서는 건축은 어떠해야 하며, 건축은 도시에 무엇을 할 수 있는가? 건축가는 그에게 주어진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는가하는 질문이 그의 건축에서는 끊임없이 반복된다.동시에 바람직한 건축문화의 정착을 위해서는 사회의 역할 또한 대단히 중요하다는 평범한 진리를 일깨운다. 단순히건축가는 생산하고 사회는 건축물을 상품으로 소비만하는사회구조에서는 결코 건축을 키워가고자 하는 시민의식의고양이나 세월과 함께 건축이나 그 건축이 자리 잡은 도시를매력적으로 만들고 성장시키는 건축문화나 사회구조를 만들수 없다.안도의 경험을 통하여 우리가 볼 수 있는 또 다른 쟁점은건축문화를 위한 사회구조로서 건축행정의 역할이다. 건축행정이란 규제나 부정적 선입관이나 전례의 단순적용이 아닌 건축문화의 근본적 목적을 달성하기위하여 건축과 도시를 이해하려는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며 긍정적 의미에서의 유연성을 갖아야만 한다. 서구건축 행정에서 종종 접하는이런 긍정적 유연성을 우리의 건축행정도 모범으로 또는 전형으로 받아들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안도의 책을 통하여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또 다른 주제는 지역주의에 관한 문제이다. 안도는 태어나서 성장하고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현재에도 자기 정체성의 근거로 지역성을 강조한다. 그는 간사이지방 오사카인으로서의 자부심과 이 지역적 특성이 오늘날의 자기를 존재하게 하는 근원임을 결코 부정하지 않는다. 건축가나 건축문화에 있어서는 지역주의가 결코 정치적 의미에서 논란이 되는 부정적인 요인이 아니며 문화와 역사 그리고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긍정적인 요소이다. 특히 세계화의 구호 속에 방황하는 우리나라 건축가나 건축계는 이러한 지역성의 문제에 대한 진지한성찰이 요구된다.안도가 우리에게 전해주는 조언은 그것이 비록 건축가에게 해당하는 말로 이해되지만 이는 또한 자기완성과 변화를추구하는 우리 모두에게 해당하는 말이다. ‘건축가’를‘우리’로 바꾸면 그의 말은 최선을 다하여 치열한 삶을 살아온사람만이 할 수 있는 진솔한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된다.‘건축가의 삶이란 계속 도전하는 것이다. 포기하지 않고계속 달리면 언젠가는 반드시 환한 빛을 보게 될 것이다. 그가능성을 믿는 강인한 마음과 인내력이야말로 건축가에게가장 필요한 자질이다.’‘사람의 생각은 경계를 초월하는 힘이 된다. 자기 삶에서빛을 구하고자 한다면 먼저 눈앞에 있는 힘겨운 현실이라는그림자를 제대로 직시하고 그것을 뛰어 넘기 위하여 용기있게 전진할 일이다.’ 진정 전주지방 환경청 자연경권 심사위원, 조달청 기술자문위원회 위원,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정무분과 자문위원으로 활동했었다. 현재 대한건축학회 전북지회 회장과 전라북도 건축가협회 부회장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전북대학교 건축학과 교수로 재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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