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2 |
[수요포럼] 전북도립문학관의 건립 및 운영방안
관리자(2010-02-02 13:40:51)
전북도립문학관의 바람직한 건립 및 운영방안
전북문학 그 역사와 미래를 지켜가는 공간
전라북도는 정읍사, 상춘곡, 춘향전 등의 고전에서부터 서정주, 신석정, 이병기, 채만식, 최명희 등 근·현대문학에 이르기까지‘빛나는 문학의역사’를 지닌 고장이다. 최일남, 고은, 윤흥길, 박범신, 김용택, 이병천, 양귀자, 은희경, 신경숙 등 현재 한국문단의 주역들이 우리 고장 출신이라는것을 우리는 자랑스럽게 여겨왔다.전라북도는 전북문학의 역사를 집대성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지난 해 말 옛 도지사 관사자리였던 전북외국인학교에 도립문학관을 건립계획을 밝혔다. 전북문학관의 건립을 원했던 지역문인들의 오랜 소망이 결실을 보게 된 것. 전북문학관 건립이 가시화되면서 전북문학관의 기능과공간 선정에 대한 문화 관련 종사자, 특히 문인들의 의견들이 다양하게 논의되고 있다.사)마당에서는 1월 20일 전주 한옥마을 공간 봄에서 <전북도립문학관의 바람직한 건립 및 운영방안>을 주제로 수요포럼을 열었다. 이날 포럼에서는 전북문학관의 필요성과, 설립 추진 방향, 문학관의 기능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토론자들은 전북문학의 통합·보존을 위한 문학관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뜻을 같이 하면서도 문학관의 위치와 규모, 운영주체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의견을 내어놓았다. 특히‘지난해 폐교된 전북외국인학교를 도립문학관으로 활용하겠다’는 전북도의 정책에 대해서는 의견이 맞섰다.전북문인협회의 이동희 회장은“그동안 전북문협이 도에 적극적으로 제안해 문학관 건립 의지를 받아내고 공간도 확보해 기회를 얻었는데, 지금놓치면 향후 언제 다시 문학관을 건립할 수 있을지 기약할 수 없다”며“우선 출범을 시키고 나중에 증축을 하거나 확장·이전하는 방안을 모색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이에 대해 곽병창 교수는“문학관이 개관되면 앞으로 몇 십년간 문학관 이야기를 꺼내지 못할 것이다. 그러니 시기가 다소 늦어지더라도 전북문학의 위상을 제대로 반영할 수 있는 문학관을 만들어야 한다”며“전북문협의 노고 덕에 이런 좋은 기회가 생겼으니 일단 이곳을 문인들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고, 나중에 제대로 된 문학관을 지으면 이 건물을 문학관 별관 정도로 활용해도 좋을 같다”고 말했다.또, 이날 토론회에서는 전북문학관을 민간위탁 하겠다는 도의 방침에 따라 운영주체에 대한 문제도 조심스럽게 제기됐다. 일찍이 전북문학관 건립 추진위원회를 결성하고 온라인상에 전북문학관을 만들어 운영해 온 전북작가회의와 최근 전북도에 적극적으로 문학관 건립을 제안하며 활발한활동을 벌여온 전북문인협회 등 이미 노출이 된 문인 단체를 비롯, ‘민간 위탁’이라는 운영 조건이 원칙적으로는 무한 수탁 경쟁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이에 대해 소재호 시인은“문학관은 문인만이 아닌 여러 사람들이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 돼야 한다”며“운영주체에 대한 논의 이전에 여러 분야의 구성원이 참여하는 추진위원회를 만들어 의견을 수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른 토론자들 역시 추진위원회(가칭)를 만들고 공청회를 열어 체계적인 전북문학관 건립을 추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전북도립문학관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가 오갔던 이날 2시간의 열띤 토론 현장을 정리했다.
“이 속에서 크는 아이들이 나중에 자라면 자기 지역에 대한 자긍심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전북문학관도 나중에 잘운영돼서 전북의 학생들이 문학의 고장에서 산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자랐으면 합니다. ”
- 김병용 소설가
“이와 같은 격리의 관계가 아닌, 널따란 창을 통해 상대방을 바라볼 수 있는 곳이 바로 문학관입니다.”
- 곽병창 우석대학교 교수
“저는 전북문학관이라 하면 개별화된 소모임 단체를 수용하는 문학관이 아니라, 과거에서 현재 그리고 미래를 내다보는 총체적인문학관이어야 한다고 봅니다. ”
- 소재호 시인
“전북문학관은 최명희 개인 대신 천명의 전북 문인을 대입해 역할을 할 수 있는 문학관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
- 이동희 전북문인협회 회장
“전북문학관의 설립이 오히려 타 지역의 역할 모델이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상되는 모든 문제점을 철저히 분석하고 대비하는일이 중요한 것이지요. ”
- 최기우 최명희문학관 기획연구실장
“전북문학은 한국문학에 있어서 찬연한 중심을 이루고 있습니다.그래서 전북 문인들의 원전을 취합하고 연구, 정리하는 작업이 필요하지요. ”
- 허소라 전북문학연구원 대표
전북도립문학관의 필요성
김병용 전라북도는‘정읍사’이래 지금까지도 활발한 문학의 현장이라는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해왔습니다. 이모두는 여기 계신 선생님들을 비롯하여, 작고한 문인 선배들은 물론, 우리에게 문학적 전통을 물려준 선조들이싹 틔우고 꽃피운 결과입니다. 문제는이와 같은 문인들의 자부심이 전북도민 전체의 자부심 혹은 도민 정체성등으로 확산될 수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전통의 계승과 심화 그리고 확산의 차원에서 오늘 논의가 이어졌으면 합니다. 주어진 시간 등을 감안하여 오늘 이야기는 첫째, 전북문학관건립의 의의와 과제 둘째, 전북문학관건립의 추진 방향 셋째, 전북문학관설립 후 운영 방안에 관한 의견 개진등으로 이어갔으면 합니다.
허소라 우리가 문화 현상이나 문화적인 의제를 다룰 때 빠지기 쉬운 함정하나가 문학이 문화의 중심축을 이루고 있는데도, 외형적인 화려함이 부족하다 보니 변방에 놓여 있는 것으로착각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또, 문학의 전통성을 강조하다 보면당대 문학의 움직임을 놓치는 경우가있습니다. 예를 들어, ‘춘향전’등을말할 때 보통 사람들은 이를‘판소리’로만 받아들이지‘국문학적 자산’으로는 별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또, 전북이 낳은 불후의 명작들인정극인의「상춘곡」, 남원의『춘향전』등에 관해서 이야기를 많이 하면서 근대 문학의 거장들인 가람 이병기, 신석정, 채만식, 서정주, 김해강 등에 관해서는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다루는현상이 있다는 것이지요. 저는 고창의미당문학관에 갔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원본‘화사집’조차 구비되지 않았다는 것이지요. 이런 사정은 다른 문학관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채만식문학관에 가 보면‘탁류’원본이 없습니다. 또, 남원의 혼불문학관에 가서 보면 작고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최명희의 자필 원고 한 점이 없습니다.물론 이렇게 된 데에는 우리 문학인들의 책임도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근대 이후 문학적 자산의 무형적 가치에대해 일찍 눈뜨고 원본을 취합, 정리,연구하는 작업을 먼저 시도했어야 하는데 그러하질 못한 것입니다.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이제라도 도립문학관설립 의지를 도청에서 밝혔다니, 무척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동희 사회자님이 말씀하신 세 가지안건에 관한 논의를 시작하기 전에,먼저 이야기 할 것이 있습니다. 전라북도가 왜 전북문학관 설립에 관한 의지를 갖게 되었는지, 그 이야기를 먼저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김병용 예. 먼저 말씀해주십시오.
이동희 작년 5월 즈음에 저와 몇몇문인협회 식구들이 도지사님을 만나이야기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때 도지사께서 문학과 관련해 무엇을 좀 했으면 좋겠냐고 물으시기에, 저희가 세가지 이야기를 했습니다. 먼저, 전북문학대동제를 열었으면 좋겠다. 두 번째, 전북도민문예창작캠프를 열어 문학의 저변을 확대해야겠다. 그리고 전북문학관이 필요하다고 말씀드린 것이지요. 그 일이 계기가 되어 도지사님을 비롯해 도 문화예술관계자들이전북문학관 설립을 정책적으로 추진해보자 결심하게 되었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즉, 전북문학관에 대한 얘기는 저절로 된 것이 아니라 우리 문인협회의 요구에 의해 시작된 것입니다.
김병용 예. 그동안 전북문학관 설립에 관한 논의가 이만큼 진척된 데에는문인협회 어르신들의 노고가 분명히있었다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이런 자리도 마련되었고요. 그럼, 다음 말씀들어보겠습니다.
소재호 저 또한 허 교수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고전부터 시작해 현재까지총체적으로 총괄하는 문학관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점을 우선 강조하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북문학관이 개별화된 소모임 단체를 수용하는문학관이 아니라, 과거에서 현재 그리고 미래를 내다보는 총체적인 문학관으로 기획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최대다수의 최대 행복이라는 공리주의식표현이 있지요, 저는 여기서 최대 행복을 최대 수혜로 바꾸어 표현하고 싶습니다. 최대 다수가 최대 수혜를 누리려면 지역적으로는 전주 문인 중심만이 아닌, 출향 문인과 모든 시군의문학적 성과를 집대성할 수 있어야겠지요. 전북의 모든 문인들이 모두 기뻐하고 함께 꾸려가는 문학관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곽병창 저는 문학관이라는 공간이 대단히 상징적이고 의미심장한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먼저, 문학관 건립은 문인들이 책이 아닌 특별한 어떤공간을 통해 대중과 직접 만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동안 시 낭송회 등과 같은 소규모의 대중 교류가있었지만, 문학관은 문학에 관심을 두지 않았던 일반 대중에게도 전면적으로 개방되는 공간입니다. 따라서 저는문학관을 문학과 대중이 만나는‘창’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그동안 창작자는 자신의 골방의 문을 닫고 창작하고, 어쩌다 문을 열고 나가 독자 대중과 만났습니다. 이와 같은 격리의 관계가 아닌, 널따란 창을 통해 상대방을 바라볼 수 있는 곳이 바로 문학관입니다. 독자 대중은 문학인들의 고민과 창작에의 열정을 살펴볼 수 있고,창작자들은 독자 대중과 호흡하며 소비자가 원하는 문학의 세계에 관해 대화를 나누는 곳이 문학관 아닐까요?저는 오늘 토론회가 이와 같은 관점에서 독자와의 소통, 대화 공간이라는 점을 중심으로 이야기되었으면 합니다.
문학관 건립,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김병용 네. 네 분의 말씀 들었습니다.도에서 추진하는 전북 도립문학관은광역 단위 지방자치기관이 직접 설립을 추진하는 매우 드문 사례입니다.광역 단위의 이름을 가진 문학관이 몇군데 있습니다만, 현재 대구에서 추진중인 대구문학관을 제외하고는 경남문학관이나 충남문학관 모두 민간 역량으로 구축되고 운영되는 문학관입니다. 따라서‘도립’이란 이름을 쓰는문학관은 사실상 전북문학관이 그 효시라고 할 것입니다. 물론, 설립 주체가 기초자치단체인 곳은 꽤 있지만,광역 단위와는 차별성을 가질 수밖에없습니다. 따라서 이번‘전북도립문학관’설립은 광역 단위로서는 가장 빠르게 설립이 가시화되는 문학관이라고 할 수 있으며, 추후 타 지역 문학관건립에 있어서도 벤치마킹 대상이 될수밖에 없는 공간입니다. 전국 문학관의 운영 현황 등에 관해서 누구보다잘 알고 있는 분이 최명희문학관 기획연구실장 최기우 선생입니다.
최기우 선생에게는 전국 문학관 현황 등에 관한 이야기를 먼저 청하고, 그 다음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최기우 사회자께서 하신 말씀에 앞서, 먼저 생각하고 넘어가야 할 것이있습니다. 문학관 건립의 당위성에 관해서는, 최소한 이 자리에 앉아 계신모든 분들이 같은 마음일 겁니다. 저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최근 문학관 건립과 관련한 언론 보도를 접하면서 몇 가지 우려되는 점이 있습니다. 먼저, 언론이 우려하는 것 중 하나는 전북 지역에 최명희문학관을 비롯하여 5~6개의 문학관이 있는데 도립문학관이 왜 또 필요한가, 하는 우려를 보이는 언론이 있었고요. 다음, 현재 문학관 위치로 옛 전북외국인학교자리가 거론되는 것에 대해 문학인들은 물론 도민 차원의 공식적인 의견수렴이 한 번도 이루어지지 않았다는것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여기 계신분들은 모두 기억하시겠지만 전북문학관 설립에 관한 최근의 언론 보도는, 절차적인 문제이긴 했습니다만 한도의원께서 예산 편성에 관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으로 시작되었습니다.즉, 최초의 반응이‘반대’까지는 아니라고 해도‘우려’의 목소리였다는 점은 상당히 심각히 받아들여야 합니다.저는 아직도 도민들 상당수가 문학관건립 추진의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고생각합니다. 즉, 도민 전체를 상대로‘문학관이 왜 필요한가’에 관한 공감대를 확산시키는 노력이 필수적으로선행되어야 하는 것이지요. 다음, 저는문학관 설립에 관한 도청의 의지, 그진정성을 조금 더 진지하게 되물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좀 더 직설적으로말씀드리면, 도청에서 깊은 고민 끝에문학관 건립을 추진하는 것인지 아니면 전북외국인학교라는 빈 공간이 마침 생겼으니 그걸 활용하는 아이디어차원에서 이 논의가 시작되었는지를먼저 따져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동희 방금 최기우 실장이 이야기한부분에 대해 제가 한 말씀드려도 되겠습니까?
김병용 말씀해주십시오.
이동희 예. 제 생각은 좀 다릅니다.저도‘문학의 집·서울’이나 경남문학관을 다녀왔는데요. 이런 곳들은 공통적으로 특정인을 기리는 것이 아니라 서울이나 경남의 모든 문학인을 기리는 곳이며, 별도의 운영 체제를 갖고 있으며 광역단체로부터 지원도 받고 있는 곳입니다. 이런 문학관을 제외한 다른 문학관은 사실상 모두 작가일 개인을 기리는 곳이지요. 따라서문학인들 입장에서는 전혀 이견이 있을 수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거대한 문학의 맥을 조망해주는 공간이 생긴다는데 이게 모두 환영할 일이지 어떻게 우려할 일이겠습니까? 저는 우려의 목소리라는 것이 사실상 문학관설립 취지를 이해하지 못하며 그런 말을 하거나 글을 쓰는 사람들의 우려라고 생각합니다. 또, 이 자리에서 다 밝힐 수는 없지만 도청이 일종의 선심성행정으로 빈 공간이 하나 생겼으니 문학관을 지으련다 했던 것은 아니라고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새롭게 설계하고 공사를 하는 데에는 돈이 많이 드는데, 현재 재정 상황 등으로 그게 어려우니 전북외국인학교 자리를 적극 활용해보자는 것이 전북도의 진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전북도청의 적극적인 의지가 반영된 선택이라는 것이지요.
허소라 저도 말을 좀 보태겠습니다.전북문학관의 의의는 개별적으로 분산되어 있는 것을 엮어낸다는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무엇보다 공간적 거점이 중요합니다.우리의 자랑스러운 고전에서부터근·현대문학을 아우르고 또 미래의전북문학을 어떻게 구심력을 가지고발전시킬 것인지, 이 모든 논의를 아우를 수 있는 자리가 있어야 하는데,그게 저는 전북문학관이라고 생각합니다. 미술과 음악 다른 예술 장르들은 상대적으로 문학에 비해 공간이 풍요한 편입니다. 하지만 문학은 어떻습니까? 제대로 세미나 할 만한 장소조차 없습니다. 이런 현실을 생각한다면, 문학인들이 모이고 연구할 수 있는 공간은 시급히 만들어져야 한다고할 수 있습니다.
최기우 두 분 선생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제가 말씀드린 것은 사전에 미리 점검하고 대비하자는 차원의 이야기였습니다. 선생님들의 말씀에도 불구하고, 저는 여전히 도민의 의사 결집이나 분지에 관한 논의는 더욱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그럼, 앞서 사회자께서 주문하신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도합47개의 문학관이 있습니다. 이웃나라일본에는 660개가 있습니다. 비교하기 힘든 수치이긴 합니다만, 10년 전에는 우리나라의 문학관 숫자가 열 손가락으로 꼽아도 될 정도였습니다. 지금 현재 대한민국의 문학관 대부분은생긴 지 채 10년이 되지 않았습니다.저는 이와 같은 현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눈여겨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문학외적 요인이긴 합니다만 지방자치제의 출범이라는 시대적 변화가 이와 같은 문학관 건립 붐에 일조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최소한 지자체의 입장에서는 지역을 대표할만한 문화적명소로서 문학관을 건립하기 시작했다라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는 것이지요. 지금 현재 전북 내에서 석정문학관, 가람문학관, 김환태문학관 등이언급되거나 추진되고 있는 상황도 그렇고요. 이와 같이 경쟁적으로 문학관건립을 하기 시작하는데, 이번에는‘도까지 나섰냐’하는 우려가 충분히있을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박물관이나 미술관 진흥 조례 등은전국 지자체에서 다 갖고 있습니다만,문학관진흥법이나 진흥 조례를 갖고있는 지자체는 아직 없습니다. 즉, 문학관이 박물관이나 전시관이냐 혹은연구소냐 등등에 관해서 아직 선례가될 만한 것이 나와 있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이지요. 문화관광부 산하 정책연구원에서도 전국 문학관 실태 조사를 작년에야 시작했습니다. 이런 조사들이 나와서 그것들을 근거로 문학관지원에 관한 어떤 법률적 검토가 끝나려면 꽤 시간이 흘러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런 형편에서 전북도립문학관은 여러 가지 미지의 경우들을 감안하며, 건립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입니다. 이동희회장님께서 경남문학관 말씀을 하셨는데요. 그곳 1~2층 전시실에 갖춰져있는 자료를 보면 분명 우리도 배워야할 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운영이라는 관점에서도 그럴까요? 저는 그렇지않다고 생각합니다. 문학관 설립에 경남도에서는 간여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경남도립문학관이 아닌 경남문학관이고요. 운영 지원금도 도청에서연간 2천만 원, 시청에서 연간 3천만원 지원받는 것이 고작입니다. 따라서어떤 사업을 기획하거나 운영할만한토대를 갖추지 못했다고 봐야 하는 것이 더 정직한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또, 그곳은 설립 초기부터 문학인들이자발적으로 기금을 조성해 시작했는데, 지금은 그 비축 기금을 사용하는실정으로 알고 있고요. 철저한 준비없이 시작했다가 그와 같은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자면, 현재 저희가오늘 이 자리에서 토의를 하는 전북문학관 건립과 관련, 어떤 선행 모델도존재하지 않습니다. 전북문학관의 설립이 오히려 타 지역의 역할 모델이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상되는 모든 문제점을 철저히 분석하고 대비하는 일이 중요한 것이지요.
곽병창 당위성에 관한 얘기를 조금더 심도 있게 진행시키려면 이게 과연도민들에게 환영받을 것인가에 논의를 해야 합니다. 사실 문화라는 게 그렇습니다. 저희 아버님 세대만 해도연극을 하는데 문예진흥기금이나 도비 등에서 지원해준다고 말씀을 드리면“뭣 헌다고 저 좋아서 하는 연극을우리가 낸 세금까지 지원한다냐”고 말씀하십니다. 저는 이런 점에서 최기우실장의 우려가 과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여기 모인 우리들은 모두 문학의 사회적 기능 등에 관해 모두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대답이 준비되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게 범도민 차원에서도 그럴까요? 저는 이와같이 문학관 설립에 관해서 무관심하거나 혹은 오해를 할 수도 있는 도민들을 대상으로 한 부드러운 설득 전략으로, 문학관 설립의 당위성에 관한논의가 보다 알맹이 있게 진행되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문학관 건립 예정지에 관해서는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전통문화센터 초대 관장도 해보았고, 소리축제 총감독도 해보았습니다. 하드웨어를 짓는 과정도 지켜보았고 이미 고정된 소프트웨어를 운용도 해본 경험으로 보았을때, 무엇이든 처음에 만들어지거나 지어질 때 잘 만들고 지어야지, 뒤에 그걸 고치기는 정말 힘듭니다. 즉, 어떤건물이 만들어진다면 이 건물이 어디에 쓰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충분히된 뒤에 지어져야 하고, 어떤 프로그램이 진행되면 그것이 후임자에 의해서도 충분히 운영 가능한가 등이 검토되어야 하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마치 옷부터 지어놓고 몸을 그 옷에 맞추라는 식으로 진행된 경우가 허다했습니다. 이렇게 순서가 뒤집히게되는 가장 큰 요인을 보다 노골적으로말한다면, 건설비를 대는 물주가 도청이나 시청이고 그 일을 담당하는 사람이 전문성이 부족하거나 몇 년 뒷면다른 자리에 가 있을 수밖에 없는 공무원들이기 때문입니다. 마치 토목공사 하듯이 뚝딱뚝딱 건물부터 지어놓고, 그 다음 운영은 민간위탁자가 알아서 하라며 손을 떼버리고 그 다음에는 감독만 하려고 듭니다. 그런 과정에서 일을 한다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닙니다. 여러 준비를 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문학관… 그렇습니다. 지금이번에 건립을 하게 되면 추후 수십년 간 도청을 상대로 도립문학관 이야기를 할 수 없게 됩니다. 처음에 꼼꼼하게 살펴보고 협력하여 일을 진행하지 않으면, 이제 고치려고해도 고칠수 없는 그런 애물단지를 만들 수도있는 것이지요. 어차피 문학관 건립성사 단계까지 왔다면 조금 더 욕심을부려서 제대로 된 문학관을 만들어야합니다. 제가 그 건물을 가보지는 않았지만 예전에는 도지사 관사였다는데, 모르긴 해도 문학관이라는 개념에어울리는 건물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터만 주고 문학관 이미지와 기능에 맞게 새로운 건물을 짓는다면 모르겠지만 그것도 아닌 것 같고요. 그렇기 때문에 욕심을 조금 더 부려서 이왕이면 번듯한 자리에 번듯하게 지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동희 곽병창 선생님 말씀에 저도동감을 합니다만, 저는 보다 현실적인관점에서 이야기에 접근을 하는 것이좋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예를 들자면, 얼마 전에 개관한 서신동의 동사무소 겸 도서관 건립비용이 상당한 비용이 들었다고 합니다. 일개동사무소도 그렇게 짓는데 전라북도도립문학관은 몇 십 억이 없어서 못짓는다고 하는 것이 슬프지만 우리의현실입니다. 이럴 때 시기가 늦어져도제대로 지을 것이냐, 아니면 우선 출범을 시키는 게 중요하냐 하는 문제가발생하는 것이고요. 저는 여기서 후자를 선택하고자 합니다. 일단 출범을시키는 게 중요하고 그러다 보면 상황이 좋아져 옮겨갈 수도 있고 증축할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곽병창 제가 보기엔 문학인들이 자신들의 역량에 대해 너무 겸손하게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미술계의 오랜숙원이었던 전북도립미술관이 지어졌고, 공연 예술계의 숙원이었던 번듯한공연장으로 소리문화전당 역시 도청에서 건설하였습니다. 현재 소리문화의 전당이나 도립미술관이 어떤 역할과 미래 비전을 가지고 움직이는지는모르겠지만, 미술관의 규모나 현재 운영 등에 관해 그쪽 분야에서 큰 불만이 제기된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건,처음 지을 때부터 미술계나 공연예술계의 요구를 어느 정도 수용해 지었기때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서로 비교하긴 그렇습니다만, 문학관 또한 미술관이나 공연장에 못지않은, 아니 보다 더 중요한 일을 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문학관 안에 담을 내용, 행해질 프로그램 그리고 장기적인 관측에 바탕을 둔 공간을만들어야 한다고 요구하는 것이 정도가 아닌가 싶습니다. 예술회관을 보십시오. 4층 공연장의 문제, 한 치 앞도내도 보지 않고 설계한 협소한 지하 주차공간 등 … 처음에 제대로 짓지 않으면 그런 우를 되풀이하게 됩니다.
이동희 예. 곽 교수님의 우려 충분히이해합니다. 저희도 왜 그런 고민이없었겠습니까. 도청 실무자들과 외국인학교 터를 답사한 일이 있었는데,그때 저도 여러 가지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그곳을 둘러보니 전시실로 활용할 공간은 충분한데, 강의실이나 회의실 등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공간이부족해 보였습니다. 그래서 증축 내지개축을 해야 한다고 의견을 냈더니,실무자들은 외형을 손대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이야기하더군요. 그래도 실내는 고쳐 쓸 수 있다고. 저는 이런 형편을 현실적으로 수용하면서, 가능한범위 내에서 고쳐 가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천릿길도 한걸음부터라고 하지않습니까? 곽병창 교수님 하신 말씀이 저희가 정말로 원하는 그것입니다.하지만, 우리의 이상적인 요구만을 고집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상대방이 있기 때문입니다. 상대방의 형편등도 감안하여 일을 진행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도에서도 번듯한 문학관을 짓고 싶은 마음에 왜 없겠습니까, 다만 형편이 여의치 않으니 현실적인 여건상 차선의 방책을 찾자는 것이 도청의 진의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까 최기우 실장이여러 문학관들이 또 만들어지고 있는데, 왜 도립문학관까지 만들어야 하느냐 하는 우려를 가진 분들이 있다고하는데요. 저는 바로 그 논리로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전북에는 문학관이 세워질만한 선배문학인들이 무수히 많습니다. 우리 문인협회 회원만 해도 현재 700명입니다. 그분들 작고하실 때마다 모두 문학관을 만들어야 할까요? 도립종합문학관이야말로 중복투자를 피할 수 있는, 미래지향적인 사업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 곳에서‘문학의 위기’를 이야기하는가 하면, 또 그 반대로 문학의 혜택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대중도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이분들을 위해‘문예대학’등도 개설하고 여러 문화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하는 것이야말로 도민을 위한 길이며,또한 문학의 위기를 타개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점에서, 번듯한공간을 요구하는 일에 앞서 우선 문학인이 할 수 있는 일을 구체화시킬 수있는 공간을, 부족하더라도 확보하는것이 시급하다는 것이지요.
김병용 말씀 모두 잘 들었습니다. 제가 모두에 토의 순서를 임의로 정하긴했습니다만, 문학관 설립의 당위성 문제가 문학관 실제 운영 프로그램과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다 보니, 첫 번째에서 세 번째 주제로 화제가 전환되고있는 것 같습니다. 자유 집담회이긴합니다만, 이즈음에서 두 번째 주제를환기시켜드리고 싶습니다. 첫 번째 토론 주제였던 문학관 설립의 당위성과과제 중, 여기 모인 분들은 모두 당위성에 관해 공감하고 있는 형편입니다.문제는 그 당위성을 문학관 건립이라는 구체적인 결과로 도출하기 위한 과제라고 할 수 있는데, 이 부분에서는다양한 의견이 개진되었다는 정도로정리했으면 합니다. 앞으로 문학관 설립 과정에서 검토해야 할 과제를 선제시하는 정도의 역할이 오늘 토론에 임한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인 것 같습니다. 그럼, 두 번째 주제로 넘어가겠습니다. 도립문학관, 민간위탁이라는 개념은 민관협치에 바탕을 둔 발상입니다. 매우 이상적인 발상입니다만, 현실적으로는 생태가 다른 집단이 함께일을 한다는 것이기 때문에 논의해야할 일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따라서추진 과정 자체가 결과를 미리 예시하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문학인들의 숙원인 문학관 건립을 어떻게추진할 것인가 하는 문제야말로 정말중요한 오늘의 토론 주제라고 할 수있습니다. 저는 이 추진 과정이 투명하게 진행되어 도민들에게 문학인 혹은 전북도청의 진정성이 전달되는 것자체가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또, 오늘 논의는 그야말로 도립문학관에 관한 논의의 첫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희가 무엇을 결정할 수 있는 대표성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라고할 수 있고요. 따라서 일반적으로 예상 가능한 이야기들을 중심으로 이야기했으면 좋겠습니다.
최기우 사실 사회자께서 말씀하신 토론 요지는 모두 서로 맞물려 있습니다. 저는 추진 과정 속에 그게 공청회형태이든 TFT를 결성하든, 먼저 문학관이 하는 일은 무엇인가에 관한 논의가 가장 심도 있게 논의되어야 한다고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전북도립문학관이 만들어진다고 할 때,‘ 전북’이란큰 단위의 이름을 감안하면 가장 중요한 일은 도내의 문학적 자산들을 수집, 보존, 전시하는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으로 고민해야 할 것은연구 기능이 되겠지요. 전북 도민의문화 정체성 혹은 자긍심을 위해서도문학관에서는 전북의 문학적 성과를객관적이고 학문적으로 분석, 검토하여 전북의 문학적 특성과 같은 조금모순된 주제를 탐구해야 합니다. 문학이 갖는 보편성과 지역성의 결합이라는 것이 그리 쉬운 과제가 아니라는것을 저는 요즘 절감하고 있습니다.세 번째로 고민해야 할 일은 문학 체험 행사나 시민 교육 프로그램이 될것 같습니다. 물론 종합문학관이니 이모든 것을 다 수행해야겠지만, 실제로보다 주력을 둬야 할 부분이 있을 겁니다. 외국 문학관을 예로 들어보면,도쿄근대문학관의 경우는 수장고의기능과 연구 기능에 초점을 두고 전시나 체험 프로그램은 거의 진행하지 않습니다. 그런가 하면 가나가와근대문학관의 경우에는 120만 점에 달하는기증 도서를 활용하기 위하여 도서관과 전시관으로서 기능을 보다 특화하였습니다. 그런가하면, 문학기행을 주로 운영하는 야마테라문학관과 같은곳도 있고, 특별히 그 지역에 살았던문인들과 공간과의 관계를 강조하는타바타문사촌문학관도 있는데요, 이처럼 종합문학관이라고 하더라도 공간 활용의 초점이 서로 다릅니다. 제가 앞서 공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던 것이 이 때문입니다.전북문학관에서는 어디에 초점을 두고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을해야 공간에 대한 논란이 사그라질 것입니다. 그리고 수장고 기능에 관해서도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현재 목포문학관이 박화성문학관을 모태로 하여 출발했는데, 엄청나게 많은유품이 기증되었습니다. 박화성문학관이었을 때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았겠지만, 이렇게 문학관이 확대 개편되
다 보면 이에 관한 엄정한 기준 등이필요해집니다. 이것을 추후 운영팀에게만 맡긴다는 것은, 누가 운영팀이되더라도 엄청난 비판과 항의를 받을소지를 남겨놓는 무책임한 처사라고할 수 있습니다. 공개적인 논의를 통하여 어떤 문학인을 기리고, 작가별전시 공간은 어느 정도로 할 것인지미리 논의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이 문학관은 앞으로 100년 뒤에도 운영되고 더 오랜 시간이 지나며 계속성장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가바라는 것처럼 미래 세대의 몫을 현세대가 미리 선취해 쓰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공간 문제,운영 문제… 하나같이 단순한 게 없습니다. 따라서 저는 이에 관해 공개적으로 지혜를 모으는 자리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오늘 이 토론회가 그와 같은 논의를 시작하는 첫 자리로서기능했으면 합니다.
이동희 이야기가 약간 공전되는 것같습니다. 곽병창, 최기우 두 분의 말씀은 전북문학관 설립이 늦어지더라도 제대로 된 논의와 연구를 토대로하자는 것인데요. 저도 그 취지에는공감하지만, 시간과 예산 등의 현실적인 여건을 감안하여 제한된 공간이나마 지금부터 일을 시작하자는 것이지요. 그리고 전북외국인학교 자리가 공간은 좀 협소하달 수도 있지만, 접근성이라는 관점에서는 장점이 많은 공간입니다. 전북대학교, 덕진공원, 도립국악원, 소리문화의전당, 혼불문학공원등과 함께 일종의 문화벨트를 형성할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범도민적인 공동 추진 기구 발족해야
소재호 제가 한 말씀 드리겠습니다.오늘 말씀하시는 것을 들으면서 생각해보니, 아닌게 아니라 일의 진행을도청의 처분만 기다리는 식으로 진행해서는 안 되겠다 하는 생각이 듭니다. 따라서 저희의 염원을 실체화할수 있는 어떤 기구를 만들고 그 기구를 통해 도청이나 도의회 더 나아가서는 도민들을 상대로 설득하는 작업을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문인들께서는 각종 언론 등을 통해 문학관의 설립 필요성을 설득하는 기고문들도 쓰고, 하는 어떤 조직체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최기우 소재호 선생님 말씀을 들으며저도 방금 이런 생각이 들었는데요.일종의 타협안이라고 할까요. 경남 통영에 가면 김춘수문학관이 아닌 김춘수 유품전시관이라는 일종의 임시 전시관이 있습니다. 문학관이 설립되기전까지, 아니면 문학관 설립을 촉구하기 위해 만들어진 공간이라고 할 수있는데요. 문학관 설립에 대비하여,여러 지인들에게 흩어져 있는 김춘수시인 관련 유품들을 수집하고, 김춘수시 연구에 대한 현황을 파악하는 작업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도민들의 동의를 구하는 절차와 문학관 준비 과정을 동시에 진행하자는 것이지요. 한편으로는 소재호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것과 같은 역할을 하는 범문단, 범도민적인 모임을 결성하고 문학관 설립에 필요한 각종 기초 자료 조사를 하는 팀을 가동하여, 문학인들이충분히 준비하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곽병창 좋은 의견입니다. 이동희 회장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지역의 경제 규모나 전북도청이 생각해야 할 여러 가지 사항 등을 함께 고민하는 기구를 만들어 공개적인 논의를 진행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말하자면,공간을 내준다고 하는 의지를 보이는데 그것을 거절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지요. 그래서 일종의 임시 기구, 주비위나 준비위와 같은 기구가 발족하여회의하고 연구하는 공간으로 현 전북외국인학교 자리는 사용하고, 추후 제대로 된 문학관이 들어서면 일종의 별관처럼 운영하는 방안은 괜찮을 것 같습니다. 제가 계속 규모를 이야기하는것에 대해 오해를 하실까봐 해명을 하자면, 현재 전국에 수 십 개의 문학관이 있고, 그런 문학관에 비하면 이번에 설립을 추진하는 전북문학관은 훨씬 더 큰 역할을 해야 하는 공간이기때문에 규모의 문제, 그 안에 담길 콘텐츠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고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염두에 두셔야 할 것이 있습니다. 현재전라북도에서는 전북문화재단을 발족시킬 예정입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전북문화재단이 설립되면 도에서 설립한 각종 문화 시설이나 기구등에 관한 전반적인 운영 지휘, 감독을 하게 될 것 같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의 변화 가능성도 염두에 두시면서문학관 설립을 추진하는 것이 순리일거라고 생각합니다.
전북도립문학관에 바란다
김병용 여러 선생님들의 말씀 잘 들었습니다. 하고 싶은 말씀이 더 있으시겠지만 어느 정도 두 번째 토론 주제가 정리된 것 같다는 판단이 듭니다. 소재호 선생님께서 먼저 제안하시고, 최기우 곽병창 선생께서도 동의하시며 내용을 추가 보완해주셨는데요.첫째, 범도민적인 공동 추진 기구 등을 발족시켰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러한 기구의 발족에 관련된 발의나 논의를 문학인들이 자발적으로 선도하자그리고, 사회자로서 도를 넘는 발언이긴 합니다만. 최근 들어 문인협회를중심으로 문학관 설립 논의를 해온 만큼, 문인협회 어른들이 앞장서서 기구결성이나 공론화 작업을 하시는 것이마땅하단 생각이 드는데, 앞으로 문인협회가 문단의 맏형답게 논의를 주도한다, 이런 정도로 오늘 토론 내용을정리해도 되겠습니까?그럼, 다음 주제로 넘어가겠습니다.절차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문학관이생기지도 않았는데 무슨 운영 방안 논의를 하느냐, 하실 수도 있지만 오늘토론회에서 여러 선생님들이 지적하신 것처럼 어떤 문학관이 되어야 하느냐에 대한 논의와 추진 과정 자체가별개일 수 없으며, 이러한 논의의 과정 전반이 문학관 설립의 당위성을 보강하는 실천적인 행위이기도 할 것입니다. 무엇을 보여줄 것이며, 무엇을연구할 것이고, 무슨 프로그램을 운영하는가 하는 문제에 대해 포괄적인 범위에서 말씀을 해주셨으면 합니다. 물론, 이런 부분은 상당히 민감한 이야기로 자칫 오해를 살 수도 있는 일입니다. 따라서 앞으로 설립될 문학관에바라는 기대 정도로 이야기의 수위를조절해 말씀해주셨으면 합니다.
최기우 앞서 언급된 것처럼 도립문학관에 요구되는 역할과 기능은 매우 다양합니다. 저는 앞서 언급한 문학관의박물관적 성격, 도서관적 성격, 연구소적 성격 외에 교육 기구로서의 성격과 도 홍보 기능을 추가해야 한다고생각합니다. 여기서 홍보 기능과 교육기능이란 주로 도민을 대상으로 한 것입니다. 우리가 사는 공간이 이와 같이 훌륭한 문인과 작품을 배출한‘문향(文鄕)’이란 자긍심을 도민들에게심어주는 것이야말로 어쩌면 가장 중요한 도립문학관의 기능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음, 최명희문학관 설립당시 경험을 바탕으로 말씀드리자면 업무 진행의 단계별 설정이 매우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하고 싶습니다.도민들과 직접 대면한다는 것은 사실매우 바람직한 일이면서도 어떻게 보면 매우 위험한 일이기도 합니다. 연구 역량이 어느 정도 축적되고, 전시할 내용도 갖춰지고 한 뒤에 개관을해야지, 성급하게 먼저 문을 열었다가는 볼품없는 공간으로 인식될 소지가있으며, 이렇게 한 번 부정적인 인상을 심어주게 되면 이후에 운영 과정등에서 말로 할 수 없이 많은 어려움들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이동희 문학은 모든 문화예술의 원천적 진료이자 궁극적인 결정체입니다. 문학이 발달해야 여타 장르의 예술도 발달하는 것이지요. 시나리오 없는 영화가 어디 있으며 대본 없는 연극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런데 문학은공연예술도 아니고 전시예술도 아닌활자와 인쇄를 통해 대중과 만나다 보니 오히려 박대받은 감마저 있었습니다. 이런 문제의식으로 저희 문인협회에서는 줄기차게 문학관 설립을 요청했던 것이고요. 앞서 여러 선생님께서말씀하신 것처럼, 앞으로 보다 공개적인 논의를 위해 저희들은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그리고 문학관 운영안 등에 관해서는 그와 같은 논의와연구 기구를 통해 더욱 심화시키겠지만. 여기 최기우 실장이 일하는 최명희문학관에 빗대어 이야기하자면, 전북문학관은 최명희 개인 대신 천명의전북 문인을 대입해 역할을 할 수 있는 문학관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소재호 저는 앞서 드린 말씀을 다시한 번 더 드리는 것으로 마무리할까합니다. 가장 많은 이들이 혜택을 누리는 방안을 연구하자는 것. 즉, 문학관이 설립되어 무슨 일을 하면 도민모두가 즐거워할까, 그것을 염두에 두고 운영 방안을 연구한다면 보다 구체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생각합니다.
곽병창 저도 짧게 한 가지만 더 건의드리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지금까지논의된 내용을 보면 아날로그 방식으로 책을 모아 전시하고, 보관하고, 보존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어서 이야기를 했는데요. 저는 거기에 한 가지 역항을 더 추가했으면 합니다. 사이버문학관이 그것입니다. 도민들뿐 아니고전국민 그리고 세계의 많은 문학 애호가들에게 전북의 문학 전통을 알릴 수있는 사이버문학관 도입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 같습니다. 또, 현재청소년들에게도 인터넷 공간이 익숙하고요.
허소라 오늘 여러 선생님들께서 좋은말씀을 다 해주신 것 같습니다. 저는여기서 원칙을 한 번 더 강조하고 싶습니다. 문학은 책을 통해 작가와 독자가 만나는 것입니다. 아무리 세상이변해도 원전이 갖는 아우라(aura)의위엄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고, 우리문학인들은 그것을 지키는 일에 앞장서야 할 것입니다. 즉, 박물관이나 전시관의 기능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고 다음 과제를 생각하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된다면 수장고로서 기능, 연구소로서 기능 등에 관한 업무 진행 순서도 바로 설 것입니다. 소식지 발행 등에 따른 홍보 작업도 그렇고요.
김병용 오늘 이 자리에서 논의하지못한 부분을 꼽아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거시적인 관점에서는 민관협력 혹은 민관협치에 관한 보다 세밀한 논의가 진행되지 못했으며, 전북도립문학관이 수장해야 할 내용의 시대적 상한선에 관한 논의도 하지 못했습니다. 대략 오늘 나온 이야기는 전북도립근현대문학관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할 수 있었는데요, 이 또한 명확하게 논의가 된 것은 아니었습니다.고전문학이 남긴 찬연한 자산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도 다음자리에서 진행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미시적인 논의 과제는 오늘 토론 과정에서 모두 이야기된 바와 같이 추진협의체 구성 등을 통한 진행 과정에서모두 노출될 것이라고 생각하여 일일이 거론치 않겠습니다. 여러 선생님들의 말씀처럼 오늘 이와 같이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토론회를 진행하고 마치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는말씀 올리며, 오늘 이 자리를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