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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2 |
[테마기획] 차(茶)_차를 사랑하는 사람들
관리자(2010-02-02 13:39:44)
차(茶)_차를 사랑하는 사람들 차(茶), 마음을 이어주는 물줄기 - 설예원 이림 원장 - 마음을 비우고 여유를 채우다 밤사이 내린 눈이 한옥마을을 하얗게 수놓았다. 이른 시간이어서 인지 설예원은 고요하기만 하다. ‘뽀드득’, 발자국 소리에 열린 문틈으로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이 원장이보인다. 세월도 비켜간 듯 티 없이 맑은 흡사 소녀의 모습이다.이 원장은 차(茶)를 오행(五行)을 갖춘 음료라고 소개한다. 차를 만들 때 필요한 물(水), 찻잎의 나무(木), 차 끓이는 불(火)과 주전자(金), 그리고 찻잔을 만드는 흙(土)이 조화를 이루며 차(茶)를 완성시키기 때문이다. 오행이 조화를이루고 있으니 매일 차를 마시면 마음이 편해지고 정신이 맑아지며 얼굴에빛이 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그는 매일 차를 마시며 비우는 연습을 한다. 차의 물을 버리며 마음을 비우는것.“ 찻잔을비워야새차(茶)를담을수있듯이마음도자꾸비워야여유가 생기는 것”이라는 그는‘차의 맛이 도의 맛’이라고 말했던 옛 선인처럼 어느덧 깊은 경지에 이른 것 같다. 차(茶)와의 인연 본래 시(詩)를 좋아했던 이 원장은 고전 시속에 자주 등장하는‘차(茶)’를 보며 관심을 갖게 됐다. 하지만 그가 차(茶)에 관심을 갖던 1980년대 당시만 해도 전북지역에는차(茶)에 대해 배울 곳이 마땅치 않았다. 때마침 부산에원로 차인(茶人)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간 그곳에서 전북의 낙후된 차문화 현실을 보게 됐다. 그때부터 그는‘예향 전북에 전통 차문화를 보급하겠다’고 결심했다. 월간『다담』이라는 잡지에서 차인을 양성하는 4년제 교육원에 들어가 본격적으로 차(茶) 공부를 시작했다.교육을 마치고 고향에 내려온 그는 후학을 양성하기 위해1989년 호반촌에 다례학당‘설예원’을 열었다. 처음에는‘차마당’을 함께 운영하다 다도교육에 중점을 두려고 97년부터 취미과정 1년, 사범과정 3년의 교육과정을 마련해 교육생들을 배출해내기 시작했다. 그렇게 설예원 교육관과 설예원 생활관이 생겼다.올해로 22주년을 맞은 설예원은 이제 전주를 대표하는 명소로 자리 잡았다. 전통생활문화를 체험코자 하는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는 설예원을 방문하는 이들은 꼭한 번씩 놀라게 된다. TV가 없는 곳, TV없는 생활을 상상도못하는 요즘 사람들에게 설예원은 낯설기만 하다. 하지만TV 없는 설예원에는 이 원장의 깊은 속뜻이 담겨 있다. TV대신 가족의 얼굴을 보면서대화의 시간을 가지라는 것.그는“전주에는 하드웨어는많지만 소프트웨어가 부족하다”며“이곳에 와 TV 대신 전주의 정취, 가족의 소중함 등이전에 미처 깨닫지 못한 것들을 느끼고 돌아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방문객들은 TV를보는 대신 차를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며 마음을 얻어 돌아간다. 이 원장의 한결같은 고집이 빚어낸 작은 성과다. 차(茶)는 생명수 반평생을 차(茶)의 보급과 발전에 매달려온 그가 이토록 끊임없이 차(茶)를 연구하고 보급하게 된 데에는‘차(茶)는 생명수’라는 올곧은 믿음이 있었다. 그는 차(茶)를 말할 때면언제나 인연의 끈이자 마음을 적시는 물줄기라고 말한다.이 원장은“차를 마신다는 것은 근원을 돌아보는 행위다.차는 물로 만들고 물의 뿌리는 근원이다. 우리는 모두 어머니의 양수에서 태어나 물에 대한 친근감을 가지고 있고, 그것에 대한 귀소 본능이 있다”며“물은 엄마이자 생명의 모체다. 그것을 상서롭게 마시는 방법이 다도(茶道)”라고 설명한다.다도(茶道)의 경지에 이르기 위해서는 다법, 다례, 다예의과정을 거쳐야 한다. 평생에걸쳐 수련하는 이 과정은 곧자기 자신에 대한 끊임없는‘성찰’이다.차(茶) 한 잔에도 마음을 띄우는 그. 문득 맑고 은은한 다향(茶香)이 코끝을 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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