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 |
[저널초점] 문화예술분야의 사회적 기업 8
관리자(2010-01-05 17:41:33)
문화가 풍요로운 마실을 꿈꾸다
- 공연단 마실 -
‘공연단 마실’, 마당을 열다
(사)마당의 공연단‘마실’은 지난 2009년 4월 노동부<예비사회적기업발굴을 위한 사회적일자리창출사업>(이하 사회적일자리창출사업)에 선정되어 6월에 창단했다.‘문화로 소외된 이가 없는 마을, 문화가 풍요로운 마을’을 지향하며 출발한지 6개월. 문화복지에 대한 인식이 여전히 부족한 현실에서 사회적 일자리 사업으로 출발한‘마실’의 작업은 여전히 고단하고, 갈 길은 멀게만 보인다.‘마실’의 작업은 매우 다양한 형태로 진행된다. 시민단체의 행사장부터 기업의 문화행사와 봉사활동 현장, 그리고 매주 목요일, 전주한옥마을의 공간‘봄’에서 열리는 ' 목요상설공연 ' 까지관객을 만나는 통로는 활짝열려있다.
퓨전음악은 소통과 조화
공연단 마실의 식구는 여덟명. 연주단 여섯명과 교육과 실무기획을 담당하는두명의 기획자가 마실을 꾸린다.연주단은 안상희(리더, 해금)를 비롯, 최가영(소금)김호빈(가야금) 김지민(첼로) 안나영(클라리넷) 김안나(신디사이저) 등 20대 여성연주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마실이 지향하는 음악은 국악과 양악의 조화로 이끌어가는 퓨전음악이다.“우리는 소통과 조화를 추구합니다. 음악적 장르를 가르지 않고 음악 그 자체로 일상을 풍요롭게 할 수 있는 예술적 힘과 감동을 전하고 싶습니다.”리더 안상희 씨는“퓨전음악은 국악과 양약뿐만 아니라 모든 음악과 악기를 포괄하는 개념이며 모든 장르의 음악에 대해 소통하고,조화를 이루고자 하는 열린예술이다. 우리가 퓨전을선택한 이유”라고 말한다.
이야기로 만나 마실과 놀자
마실이 진행하는 활동의 또하나 축은 교육이다. 어린이들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기업 연수나 단체의 강좌를 통해 일상 속에서 음악적 삶을 실현하게 하는 것이 마실의 목표다.유치원 어린이 교육과 기획실무를 맡고 있는 황지현 씨는어린이를 위한 교육프로그램 <이야기로 만나 마실과 놀자>를 통해 어린이들의 음악적 감수성과 창의력을 살려내는 작업을 주도하고 있다.<이야기로 만나 마실과 놀자>는 실기위주의 음악 활동이주가 되는 기존의 음악프로그램과 다르다. 악기를 만져보거나, 짧은 시간동안 흉내 내는 교육과정과 달리 다양한 문화적 활동을 통해 어린이들의 창의력을 이끌어내고, 다양한 활동을 통해 적극적인 표현력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 특징이다.실기는 물론 감성과 지성, 신체단련을 동시에 교육하는 종합적인 교육 프로그램인 셈이다.
사회적 서비스, 그리고 수익창출
<사회적일자리창출사업>은 취약계층의 고용을 창출하고,사회적 서비스를 제공하며, 지역사회 가치개발에 이바지하는 사업이다. 이를 위해 노동부에서는 참여단체들에게 최저임금수준의 급여와 4대 보험금을 지원해준다. 문화예술분야의 경우 공공기관 외에는 안정적인 일자리를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현재 공연단 마실은 문화예술전공자들에게 <사회적일자리창출사업>을 통해 일정 수준의 급여와 사회보험을 보장하고 있다.그러나 그만큼 심사나 운영기준이 까다롭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안타까운 것은 약정기간 동안의 운영성과가 오직 수익금 규모로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일정 기준의 수익금을 올리지 못하면 재심사를 통과하지 못한다는 현실은 한편으로는 참여자들에게 또 다른‘고용불안’으로 다가온다. 따라서문화 복지 제공과 수익 창출 사이에서 단원들은 많은 고민을할 수 밖에 없다. 사회적 기업으로서 사명인 사회서비스에치중을 하게 되면, 수익규모 확보에 어려움이 생길 수밖에없기 때문이다. 다른 단체와 마찬가지로 공연단 마실 또한이와 같은 현실에서 결코 자유롭지만은 않다.
모두의 희망을 담아야 하는 그릇, 마실
‘마실’의 식구들은 단순히 사회서비스 제공에 따른 자부심이나, 급여와 사회보험이 보장된 직장으로서 마실을 선택한것이 아니다. 단원들은‘마실이 우리의 꿈을 실현할 수 있는공간이라는 믿음이 있었다’고 말한다. 대부분의 음악전공자들은 연주자로서 전공을 살리지 못한다. 관에서 운영하는 단체가 아니라면 안정된 직장을 구하기조차 어려운 환경 속에서 이들은 예술 강사나 개인레슨으로 진로를 선택할 수밖에없다. 단원들은‘하고 싶은 음악활동을 할 수 있는’마실에희망을 담아내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빈곤층에 대한 기초생활유지의 복지서비스를 치유로, 보편적 사회보험보장의 서비스를 예방으로 본다면 문화 복지는 희망이다. 하지만 이 세 가지는 결코 분리되거나 순차적인 개념이 되어서는 안 된다. 치유와 예방과 희망을 동시에제공해야만 반복되는 치유의 순환에서 벗어나 예방의 단계로, 희망의 단계로 발전할 수 있다.‘젊은 연주자들의 희망을 담는 그릇’을 만들고 싶은 공연단 마실이 서두르지 않고 연구하며 자신들만의 색깔을 만들어가는 작업을 꾸리는 이유다.
전승훈 사단법인 마당기획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