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 |
[저널초점] 문화예술분야의 사회적 기업 6
관리자(2010-01-05 17:40:57)
예술과 사회와 일상의 가교를 꿈꾸다
- 퓨전국악그룹 달이앙상블 -
‘사람중심’, ‘진짜예술’, ‘젊은 감각’을 추구하는 달이(達二). ‘달이’는 사단법인 이음(예전 전통문화사랑모임)이운영하는 예비 사회적 기업이다. 2007년 10월‘예비사회적기업일자리창출사업’에 선정된 후 퓨전국악밴드 달이앙상블(이하 달이)로 활동한 지 벌써 2년이 흘렀다
사회적 기업, 일자리 창출만이 목적인가
지난 12월 12일, 전주 동문사거리에 위치한 연습실에‘달이’를 만나러 간 길. 문을 열고 들어선 연습실에는 신디사이저, 첼로, 가야금, 태평소 등과 같은악기들이 빼곡히 찼다. ‘퓨전국악’을 추구하는 그들다운 악기 구성이었다.‘달이’는 12월 23일 한국소리문화의 전당에서 열릴 <Dream Road> 공연을 준비하고 있었다. “어제는 일찍 집에 가고 싶었는데 악장님이 밤늦게까지 연습시켰다”고 불만을 내비치면서도 단원들의 얼굴에는 피곤함보다 공연에 대한 열의가 가득했다.‘달이’의 악장 박태영 씨는“<Dream Road>는 달이만의 색깔을 보여주기 위해 준비한 야심찬 공연이다”며“모든 프로그램을 우리가 작곡하고 편곡한 순수한 달이만의 곡으로 구성했다”고 소개했다.도립국악원에서 활동했던 박 악장은 5개월 전에‘달이’에 합류했다. “사실 초기에는 힘든 점들이 많았다. 달이는 국악과 양악의 크로스오버를 추구하는데 이 장르 자체가 난해하기 때문에 음악에 대한 단원들의 갈등이 적지 않았다. 또한 예비 사회적 기업의 최저임금과 비효율적인 근무시간 등으로 인해 단원들이 교체되기도 했다.”박 악장의 얘기처럼‘달이’의 단원들은 문화예술의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 때문에 힘겹다. 이 갈등이 비단‘달이’만의 갈등은 아니다. 근무시간을 예로들어보자. 이들은 공연을 앞두고 때로는 밤 10시, 12시까지 연습에 몰두한다. 이처럼 공연준비를 한 다음날에도 이들은 어김없이 오전 9시 출근, 오후 6시 퇴근을 위해 연습실을 찾는다. 융통성 없는 정책으로인해 나간 단원이 한 둘이 아니다. 또한 정부는 최저의 임금을 지원, 최대 3년 안에 자립하도록 요구한다. 이는 대부분의 예비 사회적 기업들이 생기고 없어지기를 반복하는 이유다.‘달이’의 단원 김해범 씨가 사회적 기업에 대한 또 다른 문제점을 지적했다.“ 최저의 임금, 문화예술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근무시간 등에 대한 불만들이 많다. 하지만 예비 사회적 기업인달이에서 활동하면서 가장 고민되는 부분은 음악에 대한 성취감이다. 음악을 하는 사람들은 음악으로써 사람들을 즐겁게 해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연주자인 자신부터가 즐거워야 하는데 정부에서 요구하는 수익을 달성하려다 보면‘음악’을 위한‘음악’이 아닌 이벤트성 공연을 해야 할 때가 있다. 이것은 연주자들이 역량을 키우는데 오히려 방해하는 장애”라는 것이 그의분석이다.
달이의 내일을 기대하며
‘달이’는 내년 6월 재심사를 받아야 한다. 재심사를 앞두고‘달이’에 적지 않은 변화가 일어났다. ‘달이’의 단원들이 스스로존립할 수 있는 자생력을 기르고자 뜻을 모은 것.박 악장은“재심사를 받고 나면 사회적일자리창출사업에서 탈락할 수도 있다. 그동안의 다양한 공연활동을 통해 스스로 1년은존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지만 그 후가 문제다”며“앞으로남은 6개월은 달이만의 색깔을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달이’는 예술의 일상화를 이루고 창의적인 공연 환경을 정착시키기 위해 일반 공연장이 아닌 일반인들이 숨 쉬는 시장, 길거리, 문화공간을 찾아다닌다. 이들은 문화소외계층이 문화를 향유하기 위해서는 문화소외지역에 최소한의 여건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지속적인 문화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지원정책이 꼭 마련돼야 한다고 주문했다.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연습에 매진하고 있는‘달이’의 단원들. 이 지역 문화소외 계층을 위한 이들의 열정어린 노력이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