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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 |
[저널초점] 문화예술분야의 사회적 기업 5
관리자(2010-01-05 17:40:43)
젊은 문화 일꾼, 사회에 말을 걸다 문화예술 관련 사회적 기업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문화예술 분야의 사회적 기업이 창조산업의 공공지대에서 블루칩으로 작용할 것이라는기대 때문이다. 해외에서도 문화예술분야의 사회적 기업은 큰 흐름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도 우리나라의 문화예술 사회적 기업은소수에 그쳐 아쉬움을 사고 있다. 노동부에서 인증 받은 사회적 기업은 총 218개로 문화예술 관련 기업은 그 가운데 9개. 전체 사회적 기업의4.12%에 그치는 미미한 수치다. 그나마 지역에는 이러한 사회적 기업도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그런데 최근 들어 전북문화예술계에 다양한 사회적 일자리, 기업 바람이 불고 있다. 2007년 창단한 달이앙상블을 비롯해 호남오페라단, 전주시민미디어센터 영시미, 국악퍼포먼스그룹 나니레, 공연단 마실 등 다양한 예비 사회적 기업이 생겼다. 이들은 예비 사회적 기업으로서 앞으로 사회적 기업 인증을 받아 안정적인 일자리를 창출하고 동시에 문화예술을 통한 사회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 이번 꼭지에서는 전북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예비 사회적 기업을 찾아 이들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었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희망의 메시지 - 전주시민미디어센터 영시미 - 퇴근이 가까워 온 시각이지만 별다른 소요는 일지 않았다. 다들 무언가에 집중해 주변은 그다지 안중에 없는 모습들이다. 기다란 직사각형 모양의 사무실에 빼곡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있는 직원들. 일반 사무실과 다를 바 없는 분위기다. 다만 자유분방한 근무자세가 여느 사무실과는확연히 구별되는 풍경이 여기 있었다. 영시미, 미디어 사업의 가능성을 보다 <공익적 미디어 사업단(이하공미디)>은 전주시민미디어센터영시미(이하 영시미)에서 운영하고 있는 예비사회적기업일자리창출사업이다. 2009년 3월, 예비사회적기업일자리창출 사업으로 선정된 후 10명의 활동가로출발한‘공미디’는 모 단체인 영시미의 주 활동영역이었던 영상분야를 넘어 라디오 방송에 주파수를 맞춘 퍼블릭 엑세스(PublicAccess)에 주목했다.“라디오는 친숙하고 정감 있는매체다. 기술적인 부분이야 라디오도 마찬가지로 배우기 어렵겠지만, 말하는 것은 누구나 할수 있는 일이다.”영시미 최성은 사무국장은 이것이 라디오를 활용한 사업의 장점이라고 말한다. 이 장점을 백분 살린 사업이 공미디의 소 출 력 공 동 체 라 디 오 다 . 진 안 군 민 들 의 미 니FM(90.7Mhz) ‘마이라디오’, 김제 요촌동 전통시장의 FM라디오 방송‘장터라디오 89.3 MHz’, 전주시 덕진노인복지회관 어르신들의 라디오 방송 ’나도 라디오스타‘ 등에서 그발전가능성은 검증되었다고 평하고 있다.올해 계획된 사업일정은 모두마쳤기 때문에 사무실은 평가와정리 작업으로 소리 없이 분주했다. 하루 방송을 위해 한 달을 꼼짝없이 교육프로그램에 매달렸고본래 라디오 주파수가 잘 안 잡혔던 지역인지라 라디오 방송의 필요성을 긍정하지 못하는 군민들을설득하고 참여하도록 만드는데 들인 공이 얼마인지 모르겠다고 털어놓았다. 영시미는 현재 전주 덕진노인복지회관 내 라디오 방송실이 개국을 코앞에 두고 있다. 방송장비와 마이크 앞에 선뜻 나서지못하는 어르신들에게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독려하면서 말 그대로 장밋빛 청사진을 지치지 않고 제시해 온 공미디의 결실이다.“도내에서는 공중파 방송이 전주 중심이다. 지역 출신들이방송에 등장해도 보통은 오피니언 리더들에 그칠 뿐이고. 전주 외 지역의 일상을 얘기하는 채널은 없다. 공동체방송이라는 것은 우리 얘기를 우리가 해보자는 단순한 취지의 방송이다. 글보다 말로 하는 것이 부담도 적고.” 가능성은 있지만 제도는 없다 매체가 무엇이 되었든 방송은 공익성을 따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미디어라는 것을 수단으로 한 사회적 기업이 가능한 일일까. 최 사무국장은 사회적기업이란 공공의 필요인식과 이를 지원하는 제도 그리고 수익성을 담보할 수 있는 경제활동이 맞물려 돌아야 유지가 가능하다고 얘기한다. 이것이 결국 사회적 기업의 정체성이기도 할 것이다. 문제는 공공의 필요인식에 기반한 공익성과경제논리를 적용한 수익성이 적절히 병행될 수 있도록 중도를 가느냐 하는 것이다. 지원을 해주는 쪽에서는 오로지 수익성에 무게중심을 두고 심사를 하고 혜택을 받는 쪽에서는공익성을 요구한다. 줄타기가 따로 없다.공미디가 중점적으로 진행해온 사업들의 면면을 보아도 그렇다. 미니FM, 장터라디오, 어르신들의 라디오 방송 중 어느 하나 대단한 수익을 올렸으리라 짐작되지는 않는다.“내년 2월이면 재심사가 있다. 사실 수익부분의 심사기준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여하튼 장기적으로는 수익모델을창출하고 사업성도 구비해야 할 것이다. 유럽 쪽에서 보면미디어 부분의 사회적 기업들은 공공성과 상업성을 동시에이루고 있다. 우리도 가능하다. 지금 당장은 어렵겠고 시간이 더 지나면서 노하우가 쌓여가는 과정에서 가능한 일이라고 본다.”최 국장의 말이다. 다만 그 노하우가 쌓여가는 과정까지를믿고 지원해 줄 수 있는 제도가 없다는 것이 지금 당장의 문제일 뿐이다. 혁신적 발상은 ‘자유로움’과‘자발성’이 생산한다 내 집 공부방에서마냥 쭉 편 다리를의자 하나에 턱 올려놓은 자세로 열심히서류를 넘기고 있는 문주현(29세)군. 일반 사무실 같으면 언감생심이다. 그러나 최 사무국장은 공미디 활동가들에게 보다 많은 자유를 주지 못하는 것이 미안하다고 한다.“창의적 사고와 아이디어를 요하는 일들이다. 그러나 서류와 규칙에 너무 목을 매고 있다. 이런 제한 때문에 오히려(내가) 이 사람들이 자유롭게 사고하는 길을 막고 있는 것같다.”문화예술분야는 다른 영역에 비해서 상당히 자유로운 근무를 추구하는 편이다. 형식에 얽매이는 사무업무나 정형화되고 일률적인 공장 등과는 다르다. 창의력을 필요로 하고, 늘새로움을 추구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신 대부분의 근무자들은 일종의‘사명’혹은‘자부심’을 갖는다. 단지 유형의‘상품’이 아니라, 혁신적인‘발상’을 생산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자유로움이 오히려 스스로를 채찍질한다.따라서 밤샘 작업이나, 잔업, 주말 근무는‘자발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하지만 현재의 사회적 일자리 창출사업의 구조는‘자유로움’과‘자발성’을 제도적으로 차단한다. 제도화된 기계 속으로 넣어버리는 것이다. 영시미를 나오는 길, 찰리 채플린이톱니바퀴 속으로 들어가던 <모던타임즈>의 장면이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 이은주 사단법인 마당기획실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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