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 |
[저널초점] 문화예술분야의 사회적 기업 2
관리자(2010-01-05 17:39:51)
문화로 사회를 바꾸는 사람들
사회적 기업의 개념은 1970년대 유럽에서 등장해 1990년대 후반부터 확산됐다. 우리나라에서는 2007년 7월‘사회적기업육성법’이 시행되면서정부 주도로 사회적 기업이 육성되기 시작했다. 그동안 국내 사회적 기업이 장애인을 위한 서비스 사업, 간병 사업 등에 쏠려 있었다면 최근 들어 문화예술 분야에서 사회적 기업에 도전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이 눈길을 끄는 것은 문화예술분야 사회적 기업이 일자리창출과 동시에 사회적으로 문화예술 향유에 있어서 불리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에게 그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제 문화예술분야 사회적 기업은 단순한 수익 창출만이 아닌 국가가 메울 수 없는 공공예술의 틈을 메우며 문화예술에 소외된 사람에게 문화복지를 제공하고자 한다. 여기생계를 넘어서 문화예술분야 사회적 기업의 문화복지를 실현.문화예술분야로는 처음으로 사회적 기업에 선정된‘노리단’의 안석희 대표와 신나는 문화학교‘자바르떼’의 이은진 대표, 시민문화네트워크‘티팟’의 조주연 대표를 만났다.
즐거운 놀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
안석희 노리단 대표
- 공공문화예술기업 노리단 -
쓰레기장에서 나뒹굴던 플라스틱 파이프도, 못 쓰는 페트병도 악기가 되는 곳.재활용을 바탕으로 사회적 활력과 지속가능한 즐거운 디자인을 지향하는 공공적문화예술기업 노리단이다. 노리단은 2004년 하자센터(서울시립청소년직업센터)내의 신나고 의미 있는 일을 원하던 예술가, 기획가 등 11명이 모여 시작해2007년 문화예술분야로서는 처음으로 사회적 기업을 인증 받은 단체다. 이들은‘버려지는 것들을 새롭게 만들고, 하고 싶은 일로 세계를 변화시킨다’는 모토를바탕으로 좋아하는 일을 통해 세상을 변화시키고자 한다. 공공문화예술그룹으로보다 많은 사람들과 그 성과를 나누고자 하는 노리단의 안석희 대표로부터 노리단이 실현하고자 하는 사회적 가치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노리단은 2004년 6월‘재활용상상놀이단-어제생긴예술’이란 이름으로 창단됐다. 청소년 문화작업장 하자센터의 실험적 문화예술프로젝트를 통합한 빅 프로젝트로 시작된 노리단은 2002년 간디학교의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했던 호주의 생태주의 예술가 그룹 허법을 만나며 생태주의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레퍼토리와 악기 개발 작업을 시행했다. 허법의 노하우와 생태주의적 태도는 노리단의 또 다른 베이스가 됐다.이미 스스로 공공문화예술 그룹이라고 부를 만큼 예술의 공공적가치에 주목하던 노리단은 우연히 사회적 기업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2007년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했다. 안 대표는“노리단은 처음부터 예술이란 공공재라는 생각을 가져왔다”며“이러한 노리단과 사회적 기업의 가치가 연결될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사회적 기업을 준비하게 됐다. 준비하는 과정에서 조직의 성격을 놓고 오랜 토론 끝에 주식회사 형태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사회적 기업으로 전환 후 노리단은 크게 세 가지로 구성된다. 첫째는 악기 연주와 퍼포먼스를 한데 묶은‘공연’이고 둘째는 몸을 두드리고 악기를 연주하는 체험을 통해 문화예술 감수성을 확장하는‘교육 워크숍’이다. 마지막은 일상의 공간을 창의적·공공적 문화예술콘텐츠로 재구성하는‘공공디자인’이다. 분야는 다르지만 모든 사업이‘예술 교육’하나로 통한다. 이들은 처음에는 공연 활동만 하다스스로의 발전을 위해 워크숍을 시작하게 됐다. 그러면서 악기를 제작하게 됐고 공공미술영역인 공공디자인에도 참여했다. 예전에는 그비율이 공연수익‘8’, 워크숍‘2’, 공공디자인‘0’이었다면 지금은 6:2:2다. 세 가지 사업을 진행하는 노리단의 강점은 어떤사업을 하던 간에 공연을 통해 좀 더 수월하게 지역주민들과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생태, 환경, 고용, 지역의 문제를 감싸다안 대표는 문화예술분야의 선도적 사회적 기업이라는 사실때문에 더 큰 책임과 의욕을 느낀다. 그는“사회적 기업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그것을 어떻게 풀어나가는지를 고민해가는 곳이다. 이것을 문화예술로 풀기로 했다. 앞에서도 얘기했듯이 우리의 모토는‘버려지는 것을 새롭게 만들고 하고싶은 일로 세계를 변화시키는 것’이다”고 말했다.버려지는 것을 새롭게 만든다는 것은 노리단의 첫 시작부터 가지고 있었던 가치인 재활용과 순환의 가치를 보다 확장시킨 말.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은 대량생산 대량소비의 사회다.이것은 단순히 물건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깨닫지 못하고 있는 사이 수많은 잠재력들이 버려지고 있다. 노리단은 각 사람들 속에 잠재돼 있는 재능을 찾아서 발견하고 되돌려주면 세상이 행복해질 것이라고 믿는다.그들의 또 다른 모토는‘하고 싶은 일로 세계를 변화시킨다’이다. 그 전에는‘하고 싶은 일로 먹고 살자’던 노리단이 먹고 사는 일 이후를 고민하게 된 것. 안 대표는“이러한 고민을하면서 우리의 일이 좋고 가치 있다면 다른 사람과 나누고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스스로 먹고 살 수 있다는 것을 넘어, 좋아하는 일을 통해 다른 사람을 만나고 즐겁게 일하면 결국 세상이 변화시킬 수 있다는 신념이 생겼다”고 말했다.11명의 소규모 팀에서 출발해 5년간 86명의 단원을 가진 주식회사이자 청년 사회적 기업으로 성장한 노리단. 이제 그들은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공공문화예술그룹으로 보다많은 사람들과 노리단의 성과를 나누고자 하는 것. 안 대표는“그간 노리단이 만난 사람들에게 연주는 특별한 재능을 가진 사람의 일이라는 편견을 뛰어넘어 연주를 만들고 즐겨왔다.이제 우리는 그 사실을 바탕으로 사람들에게 예술을 생활 속으로 돌려주는 일을 하고자 한다. 생태, 환경, 고용과 지역의 문제는 지금 시대의 화두다. 이러한 요청에 맞춰 의미 있는 시도를 하는 것이 청년 사회적 기업 노리단이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말했다.한발 한발 내딛으며 더 많은 사람들, 더 다양한 사람들에게 꿈을 주는 노리단. 이제 노리단은 예비 사회적 기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문화가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