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7 | [특집]
"가시적 성과에 대한 기대는 완급조절이 필요하다"
곽병창 전주전통문화센터 관장(2003-07-23 10:03:21)
▲ 민간위탁의 기본 정신은 무엇이며, 1년 운영을 통해 얻은 수확과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경영효율성의 증대, 공공성과 수익성의 조화, 문화적 마인드를 가진 전문가의 참여와 생산적 제안을 기하자는 게 기본취지이다. 여기에 지역문화인력의 적절한 배치를 통한 일자리 창출 등도 부수적 효과로 기대되었을 것이다.
'경영효율성의 증대', 이 부분에 대한 목표의 달성 여부는 아직 판단을 내리기 어려운 상태이다. 무엇보다도 민간위탁시설의 책임을 맡은 운영주체들(센터의 경우, 관장을 포함한 상층 간부진)이 경영전문가로서 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매끄럽고 발 빠른 마케팅 전략과 고객관리기법 등이 전제되어야 할 경영적 측면에서의 성과를 당장 논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본다.
'공공성과 수익성의 조화'에 관해 운영주체들의 마인드와 경력을 전제하고 볼 때 이 부분에 대한 성과는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짧은 기간 안에 안정적 운영(단순 수지대비의 비교를 전제로 할 때)의 가능성을 확인하였으며, 공공적 영역으로서의 역할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고 자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다양한 피드백이벤트(절기축제, 상설판굿, 해설 판소리와 상설무대 등에서의 객석나누기 운동 등)를 통한 시민참여 유도와 초중고 학생을 대상으로 광범위하게 진행하고 있는 전통문화체험학습, 예비교사를 위한 전통문화정규 강좌 등이 공공적 목적을 위해 펼치는 사업들이다.
'문화적 마인드를 가진 전문가의 참여와 생산적 제안'에 대해서는 지역의 재야 문화 인력들이 대거 참여하여 운영을 맡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기대한 만큼 생산적이고 창의적인 제안이 쏟아져 나오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다. 이런 지적에는 부분적으로만 동의할 수 있을 것 같다. 예를 들어 전통문화센터 안에는 기획, 연구 기능을 전제로 한 시설이나 예산은 전제되어 있지 않다. 현재의 시설과 인력은 수탁자가 결정되기 이전에 이미 확정되어 있던 센터 안의 영역들(공연, 교육, 영업 등)을 유지, 관리하는 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앞으로 안정기에 접어들게 되면, 기획, 연구 기능의 강화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다.
▲ 전주전통문화센터를 운영하는 데 이윤추구가 그 목적인 '경영'의 측면(효율성 중심)과 문화인프라 구축을 위한 '전문성' 발휘(공공성 중심)라는 측면에서의 충돌이 운영자로서 가장 큰 고민거리라고 보인다. 수탁기관인 우진문화재단과 위탁자인 전주시가 운영자에게 기대하는 부분은 각각 무엇이며, 여기에서 빚어질 수 있는 요구의 충돌을 절충하고 합의해 가는데 어떤 장치가 필요하다고 보는가.
△ 위탁자인 전주시의 기대나 요구수준은 표면적으로는 앞에서 언급한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 다만 짧은 기간 안에 관광객의 증대 등과 같은 가시적 성과를 기대하는 등의 태도에는 완급의 조절이 필요할 것이다. 또 시설의 개보수나 광범위한 홍보와 안내(표지판의 설치, 버스노선의 조정, 한옥마을 사업에 대한 통합적 캠페인 광고 등)의 영역에까지 수탁자의 역할을 기대하는 것은 위탁기관과 수탁기관의 권한 및 책임 소재에 대한 오해로부터 야기되는 것으로 보인다.
수탁자인 재단이 위탁자에게 요구하는 1차적인 사항은, 시설의 명실상부한 완공이다. 음식자료전시실 등 안내도에까지 제시되어 있는 핵심 영역은 말할 것도 없고, 혼례식장에 반드시 수반되어야 할 연회장 시설, 정문과 후문, 대형 상징물의 완공 등이 아주 절박한 상황이다.
그 밖의 문제들, 민간위탁의 개념을 둘러싸고 위탁자와 수탁기관의 견해 차이로부터 야기되는 몇 가지 문제들은 지속적인 대화와 간담회 등의 장치를 통해서 서로의 역할에 대한 의견 차이를 좁혀 나갈 때에만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