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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6 | [문화시평]
열악한 조건 허무는 젊은 열정 가야금 4중주단'井'연주회
심인택 우석대 교수 국악과(2003-07-04 15:23:19)
근년에 들어 전국적으로 가야금 연주단이 각 지역마다 그 지역의 연주자들에 의하여 구성되어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가야금 중주단은 매우 드물게 활동하고 있는 부문이다. 사실 가야금연주단과 가야금중주단의 성격을 명확히 구분하기가 어렵기는 하지만 대략 가야금연주단은 10명 이상의 구성인원으로 합주, 제주 성격이 강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다른 악기가 함께 연주하는 경우가 많으며, 가야금중주단은 각각 개인 연주자의 연주기량에 의한 앙상블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기에 3-4명의 구성원으로 2중주, 3중주, 4중주의 프로그램을 갖고 있으며, 가급적 다른 악기와 함께 연주하는 프로그램은 드물다. 최초의 가야금 중주단은 1990년 11월 창단 연주회를 한 '서울 새울 가야금 삼중주단'(박현숙, 김해숙, 김일륜)을 시작으로 새로운 가야금음악의 변용을 시도한다. 3대의 가야금을 줄의 굵기를 바꾸어 음역을 달리한 저음, 중음, 고음 가야금으로 1989년과 1990년 사이에 편곡, 작곡된 음악을 창단연주회에서 첫 선을 보여주었다. '서울 새울 가야금 삼중주단'은 전통민요를 소재로 여러 변주곡을 만들거나 화성적 덧붙임을 한 곡, 전통리듬에 가야금가락을 얹은곡, 가야금의 현악기적 특성과 여운을 생각하며 가야금 삼중주로 편곡한 외국곡 등 가야금이란 악기매체를 중시하여 전통에 얽매임 없이 새로움을 추구하는 삼중주단으로서 많은 사람들에게 가야금음악 발전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10년 후 1999년 가야금중주단 '사계'의 출발은 가야금음악의 새로운 장을 펼치게 되었다. 젊은 연주자로 구성된 '사계'(강효진, 고지연, 조수현, 송정민)는 소가야금, 산조가야금, 17현가야금, 21현가야금 22현가야금, 25현가야금 등 과거부터 현재까지 만들어진 가야금을 사용한 창작곡으로 그 선을 보여주게 된다. 전통적인 음악어법을 사용하기보다는 새로운 음악어법에 의한 곡들이 감상자들에게는 가야금이 갖는 넓은 세계를 만나게 해 주었다. 특히 '사계' 연주장의 조명과 의상 그리고 무대배치 등 연주회장의 파격적인 만남을 통하여 보고 듣는 즐거움에서 긴장과 이완의 즐거움까지 청중들에게 안겨준 무대로 기억되고 있으며, 창단 연주 후 국내외의 초청연주를 통하여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2002년 12월 전주에서 가야금 4중주단 '井' 새롭게 창단된다. 전국적으로 가야금 중주단으로는 세 번째인 것이다. 전북도립국악관현악단 단원(박달림, 조보연, 백은선, 김정은)으로 구성된 '정'은 25현 가야금을 중심으로 위촉작품과 함께 편곡된 북한음악, 서양의 클래식, 영화음악 등을 다양하게 들려주어 가야금 4중주단으로서 자리매김을 분명히 하였다. 가야금 4중주단 '井'은 정간보의 井자에서 착안하였으며, 4획의 井자는 4명의 연주자가 언제나 함께 음악으로 어깨를 나누고자 하였고, 井은 샘이기에 언제나 마르지 않고 샘솟는 물과 같이 그런 음악의 우물이 되고자 한 이름이다. 2003년 가야금 4중주단 '井'은 5월 10일~11일까지 전통문화센터 한벽극장에서 한벽루 소리산책 17에 초청되어 창단 이후 2번째 연주회를 맞이하였다. 북한 음악으로 '민요묶음' '울산의 노래' '초소의 봄'과 요한 세바스찬 바하의 토카타와 푸가 그리고 김선 작곡의 '밤은 잠들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영화음악 'The Sting', 'Oh! happy day', 'El Condor Pasa' 등의 주제곡이 연주되었다. 중주곡에 있어서 각 악기의 섬세한 음향을 듣기 위해서는 무었보다도 연주자 개개인의 연주 역량은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무대의 각 악기배치는 청중들에게 음향의 앙상블을 전달하는데 시각적 청각적으로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단순히 소리의 전달을 위한 연주회라면 굳이 공연장을 찾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아무리 연주를 잘 해도 마이크에 의한 음향이라면 연주자들은 스피커 음향에 대하여 신중하여야 한다. 다시 말하면 4명의 연주자 소리를 청중들에게 분명히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소극장 무대와 대극장 무대의 차이 또한 연주자들이 고려하여야 할 대목이다. 인쇄물에 있어서 정확한 안내는 감상에 큰 도움이 된다. 곡 해설은 더욱 감상전이나 감상후에도 감상자에게 기억을 상기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수 있는데, 그 중 북한음악의 경우 작 편곡자가 명시되지 않은 것이 아쉽다. 현재 가야금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독주악기로 많은 독주곡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가야금중주단이 연주하기에는 연주할 수 있는 곡목이 너무나 부족하다. 매 연주회마다 위촉곡을 준비하여야 하는 열악한 조건에서 가야금 4중주단 '정'이 헤쳐 나아가야 할 길은 멀고 험하기도 하다. 젊은 연주자들이기에 힘차게 정진하리라 믿는다. 가야금 4중주단 '井'은 正으로 情으로 靜으로 庭으로 晶으로 頂으로 길이 우리에게 남아있는 중주단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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