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6 | [문화가 정보]
낮아진 연령층, 예년보다 못한 기량
제29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김회경 문화저널 기자(2003-07-04 14:37:15)
낮아진 연령층, 실력 편차 뚜렷
제29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제29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에서 '3전4기'의 투혼이 돋보인 송재영씨(인터뷰 참조)가 판소리 명창부문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올해초 문화관광부가 전통예술경연대회의 대통령상을 대폭 감소시킨 상황에서 전주대사습놀이는 판소리 명창부문 대통령상의 권위를 지켜내며 오랜 전통의 예술경연대회로서 부동의 입지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그러나 전통예술경연대회로서 대통령상의 권위를 지켜내긴 했지만, 해마다 제기된 불공정 심사 의혹을 올해 역시 떨쳐내지 못해 대회에 치명적인 오점을 남았다. '동점자 발생시 연장자 우선 원칙'이나 '한 부문 3회 연속 심사 불가' 등의 기본적인 심사 원칙이 지켜지지 않아 심사 결과에 대한 공정성 여부에 적지 않은 잡음이 일었기 때문이다.
5월 8일과 9일 이틀동안 전주실내체육관을 비롯해 도립국악원, 전통문화센터, 천양정 등 전주시내 일원에서 펼쳐진 올해 대회에는 판소리명창을 비롯해 농악, 무용, 기악, 민요, 가야금병창, 판소리 일반, 시조, 궁도 등 모두 9개 부문에 347팀 692명이 참가해 열띤 경합을 벌였다. 참가인원은 지난해 4백18팀 6백76명보다 다소 줄어든 수치.
대체로 참가자들의 연령이 낮아져 국악의 저변확대에 기여했다는 평을 받았지만 장르별 참가자 분포가 고르지 못한데다, 기량 면에서도 예년 수준을 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이런 가운데 대회의 꽃이라 할 판소리 명창 부문은 지난해 8명보다 배가 늘어난 16명이 참가해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명창의 반열에 오르는 대통령상이 올해부터 대사습놀이와 남원춘향국악대전 등 2개 대회로 대폭 감소했기 때문. 그러나 참가자들의 실력 편차가 심해 양적 성장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는 못했다.
불혹을 넘긴 소리꾼 송재영씨(42)는 이날 판소리명창 부문 결선에서 심청가 중 심봉사 물에 빠지는 대목을 구성지게 소화해내며 나란히 결선에 오른 권하경씨와 허은선씨를 누르고 명창반열에 올랐다.
각 부문별 수상자는 다음과 같다.
△판소리명창부문 장원=송재영 차상=권하경 차하=허은선 △농악부문 장원=중앙타악 연희단 차상=남사당 풍물패 차하=구미문화원농악단 △기악부문 장원=금용웅 차상=신현식 차하=김종환 △무용부문 장원=정영수 차상=장순향 차하=강유선 △민요부문 장원=김점순 차상=김명순 차하=조옥란 △가야금병창부문 장원=서영희 차상=박현진 차하=이봉순 △시조부문 장원=이미화 차상=엄장섭 차하=지현주 △판소리일반부문 장원=문명숙 차상=신정혜 차하=이연정 △궁도부문 장원=박예엽 차상=신용식 김영식 차하=김치영 정운섭 유진성
"대사습 전통에 누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정진할 터"
판소리명창 대통령상 수상 송재영씨
"실패에 굴하지 않고 끝없이 연습하고 도전해 온 지난 시간이 헛되지 않게 명창의 칭호에 걸맞게 열심히 정진해 나가겠습니다. 내 평생의 스승인 이일주 선생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제29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판소리 명창 부문에서 대통령상을 수상, 명창의 반열에 오른 송재영씨(42·도립국악원 창극단장 직무대리). 네 번째 도전 끝에 고대하던 명창의 칭호를 거머쥐었다.
지난 2000년부터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전주대사습놀이에 도전, 번번히 고배를 마셨지만, 도전을 포기하지 않고 오늘의 영광을 얻었다.
열여섯살 때부터 이일주 명창 문하에 들어가 26년 동안 한 스승 밑에서 동초제를 잇고 있는 그는 가사 전달력이 정확하고 소리에 대한 이해가 높아 소리 공력이 남다르다는 평을 받았다. 지난 88년 전주대사습놀이 판소리 일반부에서 장원을 차지, 주목을 받았지만 판소리 명창부와는 인연이 멀어 차상 두차례와 참방 한차례 입상에 그쳤었다.
그는 이날 결선에서 심청가 중 심봉사 물에 빠지는 대목을 열창, 심사위원들로부터 오랜 경험에서 묻어나는 노련미와 원숙미가 돋보였다는 평을 얻었다.
도립국악원 창극단장 직무대리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대사습의 권위와 전통에 누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정진하는 소리꾼이 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