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이야기는 지난달에 다룬 ‘유혹에 약한 여성’의 속편이다. 고대 인도의 성애(性愛)에 관한 경전이자 성교육서인 카마 수트라(Kama Sutra, aphorism of love, 사랑의 금언)에 기록된 내용은 오늘날의 시각으로 보면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는 내용도 많다. 그러나 한편의 시와 같은 내용도 있다. “그녀의 얼굴은 어두운 밤에 보름달이요, 그녀의 눈은 놀란 암사슴이라. 그녀의 젖가슴은 단단하고 올라붙어 있고 그녀는 마치 백조처럼 걷노라. 그녀의 음부는 마치 연꽃 송이 같구나…”. 2천년전의 카마 수트라의 저자 바츠야야나가 쓴 ‘사슴여인’이라는 글의 일부분이다. 그가 얼마나 여인에 대하여 탐미적으로 묘사하였는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라 하겠다. 한편 그는 사귀어서는 안되는 남자들에 대하여도 기록하고 있다. 1. 만일 당신이 기혼녀이고 남편을 사랑한다면, 2. 당신이 사생아(私生兒)를 낳고 싶지 않다면, 3. 그 남자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보다 여행하기를 더 사랑한다면, 4. 그 남자에게 다른 애인이 있다면, 5. 그 남자가 수다스럽고 말이 많다면, 6. 그가 당신보다 친구를 더 좋아한다면, 7. 당신이 보기에 그가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8. 그가 저명(著名)한 남자라서 꿀린다고 생각되거나 너무 강(强)해서 두려운 생각이 든다면, 9. 당신이 만일 사슴여인 같다고 생각되면 너무 격렬하고 정열적인 사람도 피하는 것이 좋다. 10. 이기적이고 자기의 이익에만 현명한 남자, 11. 친구로서 어려서부터 아는 남자, 12. 세상일에 대해서 너무 모르는 남자, 13. 당신은 코끼리 같은데 정열도 모자라고 토끼 같은 남자, 14. 앞뒤를 가리지 않고 정열 때문에 미래가 좀 걱정되는 남자, 15. 남자의 대머리, 백발 또는 초라한 외모 때문에 저항감을 느끼면, 16. 당신의 남편이 시켜서 테스트하려고 유혹하는 것 같은 인상을 주면, 17. 남자가 무엇보다도 도덕심을 우선으로 삼으면 더 이상 진전하지 못하도록 일축(一蹴)해 두어야 한다. 이중에서 받아들일 것은 독자의 판단에 맡기겠다. (본 글의 내용은 제10차 영호남 산부인과 학술대회지에 수록된 부산의대 김원회교수의 카마수트라-성과 역사-를 참조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