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2 |
[문화현장] 연극 포옹
관리자(2009-12-03 10:43:19)
연극 포옹
(11월 15~16일) 전주덕진예술회관
포옹, 따뜻한 온기를 나누다
2009년 한국에 들어온 탈북자 수는 15만 명 그리고 중국에 대기하고있는 탈북자는 10만 명이라고 한다. 이들은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또는 더 나은 삶을 위해 수많은 위험과 죽음을 감수하며 남한에 이주한다. 하지만 과연 남한에서의 삶이 북한에서의 삶보다 더 행복할까.극단 <명태>의 우리뮤지컬 만들기 그 다섯 번째 이야기인 <포옹>은이와 같은 물음을 제기한다. 지난 15일부터 16일까지 전주덕진예술회관에서 열린 <포옹>은 탈북자를 비롯한 한국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경계인들에 대한 문제를 다시 한 번 상기시키고자 마련됐다.
고향과 부모, 형제를 등지고 죽음의 고비를 넘어 남한에 이르기까지 탈북자들이걸어온 인생행로는 저마다다르다. 서로 다른 이유로탈출이라는 길을 택했지만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사랑하는 고향땅에서의 추억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다. 살을 에는 추위에도 강을 건너야만 했던 그들.극은 위험을 감행하며 북한을 탈출하려는 북한주민들의 절박한 모습에서부터시작된다. 달빛 한 줌 없는밤, 차가운 바람에 온기 없는 몸을 이끌고 이들은 남한으로의 탈출을 시도한다. 하지만 모두 탈출에 성공하는것은 아니다. 그 중 몇몇은북한 공안당에 붙잡혀 모진 고문을 당하기도 하고 죽음을 맞이하기도 한다.가족과 헤어져 남한에 정착한 동현, 창의, 연웅 일행은 명마트에 취직한다. 이들이 위험을 감행하면서까지 내려온 남한은 생각보다 녹록치 않다. 언어와 문화의 이질화, 실업과빈곤에 의한 경제적 문제 등 어려 가지 어려움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다. 거기에‘가족’을 미끼로 한 사기꾼까지. 때문에이들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해도 가난하다. 가난과 겹쳐진가족에 대한 그리움. 그 사무친 슬픔은 명마트 옆 작은 식당에도 존재한다.식당에는 중국 흑룡강성 화남현에서 내려온 조선족 아가씨와 아줌마, 그리고 일본인 신분을 속이고 살아가는 할머니가 있다. 이들 역시 타향살이라는 이유로 온갖 설움을 당한다. 위장 결혼이라는 방법으로 한국에 들어왔지만 매일가짜 남편의 폭력과 협박에시달리다 결국엔 추방당한조선족 아줌마. 비자가 만료된 줄도 모르고 지내다 단속반의 출동에 혼쭐난 조선족아가씨 등.타향살이의 설움은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과 차별에더욱 깊어만 간다. 어느 날,명마트에는 구조조정 소문이 돌고 언제나 구조조정 대상의 일순위인 탈북자들은불안하기만 하다. 한 민족으로도, 타인으로도 살 수 없는 나라. 이들은 북도 남도아닌 경계선 위에 얹혀 살고있다. 이들의 권리는 어디서보상받고, 누가 지켜줘야 할까. 극 중 동현의“언제까지 우리가 북조선사람 입네까”라고외치는 장면이 가슴 깊이 울린다.관객 김철 씨(29)는“지금까지 탈북자에 대해 무관심했던나 자신을 반성하게 됐다. 고향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슬픔과 타향살이의 아픔이 그들에게 깊을 상처로 남을 것이다.이제라도 다름이 틀림이 아니라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알게되길 바란다”며“다문화사회로 변해가는 시대에 편견과 차별의 시선을 거두고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말했다.안아줌으로서 가슴에 담긴 따뜻함을 나눠가지는 포옹. 창작뮤지컬 <포옹>은 조심스럽게 포옹하는 방법을 찾아 그들을 어떻게 안아주고 같이 살아가야 하는지를 다시 한 번 고민하게 하는 자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