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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 |
옹기장이 이현배의 생활의 발견
관리자(2009-12-03 10:42:13)
옹기장이 이현배의 생활의 발견 말과 글 초등학교 가을반창회에 나가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린다. 먼 길을 다녀와야 했기에 양해를 구하긴 했지만길을 서둘렀다면 늦게라도 나갈 수 있었기에 마음에남는다. 이렇게 머뭇거리게 된 것은 지난 봄반창회 때이런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언제 어떤 자리에서 못이기는 것 세 가지를 이야기한 적이 있다. 여자를 못 이긴다 / 술을 못 이긴다 /잠을 못 이긴다. 엊그제 초등학교 반창회에 갔다가 그자리에서 이 세 가지가 함모게 닥쳤다. 몹쓸 짓을 많이했나보다. 기억에 없는데 이구동성으로 악동이었다는거다. 가해자는 잊어도 피해자는 기억하는 법이라며 그렇게 말이 없던 여동무가“오늘 내가 이현배를 잡는다”하더니만 술고문을 하는 거였다. 더군다나 못 알아본죄목까지 더해 단죄를 피할 수 없었다.(2009. 04. 21)억울하다. 응징하겠다는 여동무에게는 결코 짓궂게하지 않았을 것이기에 억울하다는 거다. 그 근거는 말없는 급우를 매우 어려워했기에 그렇다. 초, 중, 고 시절 그야말로 두려운 것은 힘이 아니었다. 완력을 쓰는급우가 아니었다. 침묵, 말 없는 급우였다.중3 때였던 걸로 기억한다. 처음에는 물리적으로 아예 입을 봉하는 묵언을 해보기도 하였다. 오랫동안 지속할 수 없었지만 말 안하고 살 수 있다는 걸 발견한것은 의미가 컸다. 그러면서 말을 글로 대신하다가 말글을 알게 되었다. 선생님들께‘말은 잘해(말뿐이)’하는핀잔을 잘 들었으나 글(작문, 글짓기)을 쓸 줄 몰랐기에말글이 반가웠다. 더욱이 말을 그대로 글로 옮기게 되니 말 수가 저절로 적어지는 일석이조의 기쁨이 컸다.고등학교를 졸업하고는 공간이동으로 전혀 새로운환경 서울에 놓이게 되어 이후에는 글말을 하게 되었다. 글말을 하면서는 더듬더듬하는 습관도 생겼다.말글과 글말의 치환은 의식의 재구조화를 가져왔고,기억의 재구성은 이제 학창시절 여학생을 괴롭힌 적이없노라 스스로를 믿는 경지에 이른다.이뿐만이 아니다. 성서적으로 소급하면 글(성경) 이전에 말(말씀)이 있었고, 말 이전에 조물주(여호와 하느님)가 있었다는 거다. 거의 태초까지 소급이 가능해지는 것이다.태초에 하느님께서 하늘과 땅을 창조하시니라. 땅은형체가 없고 공허하며, 어두움이 깊음의 표면에 있으며,하느님의 영은 물들의 표면에서 거니시더라. 하느님께서 말씀하시기를“빛이 있으라”하시니 빛이 있더라.(창세기 1장 1, 2, 3절)이제 이 삶, 옹기장이로 그릇을 빚는 삶, 카오스적상황의 흙에 꼴(질서)을 부여하는 삶.좋은 그릇을 빚는 일로 오랜 세월 죄 값을 해야겠다.(2009. 1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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