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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 |
[서평] 『북극곰은 걷고 싶다』
관리자(2009-11-06 18:01:41)
『북극곰은 걷고 싶다』 우리가 만든 재난, 누가 해결해야 하는가 김진태 전북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지난 9월 전북환경운동연합 주관으로 지구온난화에 대한 관심증가로 갑자기 유명해진(?) 남태평양의 섬나라 투발루에서 가장 큰 투발루국가교회 알라마띵가 목사를 초청해 기후변화에 따른 피해사례들을 중심으로 한 강연을 개최하였다. 강연을 통해 해수면 상승과 기후변화에 따른 태풍의 증가로 산호섬들이 사라지거나 가라앉고 있는 지구에서 네 번째로 작은 나라 투발루의 생생한 상황을 현지인의 입장에서 얘기한 것은 우리 모두에게 기후변화에 대한 상당한 관심을 가지게 하였다. 날아간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 환경파괴 지금까지 대부분 투발루의 심각성에만 관심을 기울였던우리들의 주의를 돌린 것은『북극곰은 걷고 싶다』였다. 이책을 통해 저자는 북극에서 남극까지 지구 도처에서 진행되는 환경문제의 심각성과 그 현장을 생생하게 전해주고 있다. 이를 위해 현지를 직접 돌아다니며 현지 주민들의 목소리를 전해주고 있기 때문에 우리와는 거리를 두고 있는 것처럼 느낄 수 있는 지구온난화 문제의 미래가 그대로 전해지는 것이다.모든 것을 정지시키는 냉혹한 한기속에서도 느리지만 자연과의 동정적인 생활을 이어오던 북극곰, 물개, 고래 등이인간의 욕심과 필요에 의해 포획되는 것도 문제이지만 그런환경에서 살아가야 하는 인간들의 생활변화에 대한 안타까움도 얘기하고 있다. 북극해의 유정개발을 위한 메이저기업의 개발계획으로 주변의 생태계가 영향을 받는 것은 이미전지구적인 문제라는 것도 제시하고 있다.저자의 환경에 대한 관심의 출발이라 할 수 있는 대상이음료수 광고에 등장했던 북극곰이었다는 고백과 북극곰들의수도라는 캐나다 처칠에 대한 묘사로 시작되는데 얼마나 열성적이었으면 신혼여행을 이처럼 황량한 곳으로 결정하였을까 하는 의구심과 더불어 부러움도 잠깐 들었다. 그러나 저자가 다녀온 지 불과 몇 년 만에 호기심과 동경의 대상이었던 처칠 역시 급격하게 변해 버렸다. 북극곰들이 안정된 자연생태계에서 더 이상 서식하기어려워 마을 주변의 쓰레기장을서성거리며 먹이를 구한다는 내용은 충격적이다.겨울에도 얼음이 어는 결빙기간이 짧아져 걸어 다니는 겨울잠이라는 워킹하이버네이션을 하는 북극곰들이 증가하고 그 결과 체중이나 크기가 점차 감소하고 있다는 자료도 제시되고있다. 또한 날씨가 따뜻해져 얼음이 얼지 않기 때문에 북극곰이 즐겨먹는 물범이외에 바다사자, 바다코끼리 등을 사냥하기 위해 헤엄치는 거리가 늘고 있지만 사냥성공률은 오히려 감소하기 때문에 지쳐 물에 빠져 죽는 북극곰들이 최근많이 발생하고 사냥을 포기한 북극곰들이 마을주변을 배회한다는 것이다.즉 북극곰들이 먹이사냥을 위해 평균 100㎞ 이상 헤엄쳐야 하는데 얼음덩어리가 없다면 중간에 쉴 수 없고 결국 탈진한 북극곰들이 익사하게 된다는 것인데 최근 북극곰의 약17% 이상이 감소했다는 사실을 입증해 주는 것이다.날씨변화에 못지않은 환경변화는 기업들의 석유에 대한끊임없는 욕심에 따라 일어나고 크다는 점도 잊지 않고 있다. 북극지역의 최대 원시지역에서 발견된 유전개발을 위해파괴되는 야생지역과 야생생물들의 생존까지 위협할 수 있는 상황의 심각성을 시사하고 있는 것이다.경제개발, 누구를 위한 정책인가북극권의 춥고 심각한 환경변화에서 약간 분위기를 전환시키기 위해 저자는 남태평양 섬나라인 투발루의 현장으로 날아간다.하지만 그곳 역시 심각성은 마찬가지다. 대상이 북극곰에서 사람으로 바뀐 것 말고. 그렇지만 심각성은 오히려 더하다. 왜냐하면 북극곰과 달리 우리와 똑같은 인간의 생활에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생명존중 관점에서 차별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의 환경에 대한 관심은 인류생존과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거론해왔다는 점에서 그 궤도를 같이 할 따름이다.작은 산호섬나라인 투발루에서 가장 심각하게 여기는 문제는 식수인데 점차 바닷물이 높아짐에 따라 염기가 섞인물이 나오고 이를 식수로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생존의 절박함이 대두된다는 점이다. 바닷물의 상승으로 농사지을토양의 성분이 바뀌고 식량과 식수의 위협과 압박을 동시에 겪는다는 것과 생활터전인 토지가 침수되기 때문에 이주를 고민해야 하는 주민들의 고통이 여실히 전달되고 있다. 비록 낙천적 성향을 가지고 생활하고 있다 할지라도 그들의 미래, 특히 자녀들 미래에 대한 고민은 결코 사라지거나 감소될 수 없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런 심각한 문제는아랑곳없이 가까운 해변가에서 어울려 물놀이 하는 아이들의 해맑은 표정과 커다란 눈망울에는 불안감이 서려있지 않다는 점이 차라리 다행일까?저자는 현재의 투발루현지의 문제뿐만 아니라 미래에 대한 해결책에도관심을 보이고 있다. 여전히 투발루 거주를 희망하고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정부와 주민들의 태도와 별도로 이웃나라로 이주한 투발루 주민들의생활을 통해 과연 기후변화에 따른 고통이 단순한 접근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일까 하는 시각을 보여준다. 환경난민이라는 새로운 용어가 국제사회에서 공감대를 형성해야 하고 이를 통해 그들의 고통을 덜어주거나해결해야 하는 책임과 노력이 국제사회, 특히 개발선진국중심으로 제시되어야 한다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기후변화의 원인으로 거론되는 이산화탄소배출과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후유증이라고 한다면 현재의 경제개발 선진국들의 수혜자이며 피해자는 현재 기후변화로 인해 고통 받는 후진국이라는 구분은 당연해 보인다.그런데 피해자인 후진국은 개발효과나 이익을 누려보기는 커녕 아닌 밤중에 홍두깨식으로 제일 먼저 그 피해를 겪고 있다는 점은 해당 주민들이결코 이해할 수 없는 사실인 것이다. 왜냐하면 자신의 생활에 전혀 문제가없던 투발루주민들이 막대한 경비를 들여 뉴질랜드로 입국해서 불법체류자 신세로 전락해가면서 받는 경제적, 정신적 고통은 과연 누가 책임지고해결해야 할 문제인가를 생각하면 분명해진다. 그들의 의지와 선택을 통해 받게 되는 면도 있지만 궁극적으로 이러한 심각한 환경변화로 미래에대한 불확실과 불안감이 그 주요 원인일 수 있다. 뉴질랜드와 오스트레일리아로 이주한 투발루주민들의 불안하고 차별받는 생활을 통해 저자는 그런 문제들을 보여주고 싶었을 것이라는 나름의 추측을 해본다.문제의식과 책임감이 필요하다북극에서 시작된 여정은 적도를 지나 이제 지구 최대, 최후의 처녀지라할 수 있는 남극을 향한다. 오스트레일리아보다 넓은 면적을 가졌지만 거의 대부분 수천 미터에 이르는 두꺼운 얼음으로 덮여있는 남극에 대한 현장이 생생하게 묘사된다. 아울러 남극탐험과 조사를 위해정치적 배경을 가지고 세워진 세종기지에서의 생활도 전해주고 있다. 남극의 대표적 생물이라는 펭귄에 대한 현황도빠질 수 없다. 다양한 펭귄종류들의 습성이 기후변화로 인해 변해가는 것을 파악하거나 거대한 얼음덩어리인 빙하의생성과 이동에 대한 연구를 통해 환경변화가 진행된다는사실은 언뜻 실감나지 않지만 과학적 자료를 통해 얘기하고 있기 때문에 눈으로 확인할 수는 없지만 작지만 꾸준히진행된다는 것이다.그러나 모든 것이 천천히 작게 진행되는 것은 아니라는점을 2007 년 6 월에 30 년 정도에 걸쳐 조성된 넓이20,000㎡의 호수가 몇 달 사이에 갑자기 사라졌다는 사실을 통해 제시하고 있다. 추후 조사를 통해 기후변화에 따른빙하홍수라는 것이 밝혀졌는데 알래스카 만년동토를 해빙시키는 해빙폭탄과 더불어 예전에 볼 수 없었던 최근의 현상인 것이다. 이 대목에서 저자는 직업정신을 십분 발휘하여 얼음덩어리들을 빙하라고 부르는 일반적 오류를 지적하고 있다. 바다에 있는 해빙과 육지의 빙하에 대한 적확한개념을 통해 혼동을 해소하려는 기자정신이다. 사실 해빙이나 빙하를 접할 기회를 가지는 일반인들이 얼마나 될지는 모르지만….북극, 적도, 그리고 남극에 이르는 전지구적 환경문제와범위를 다루던 내용은 이제 본연의 관점으로 복귀한다. 우리나라에서 일어나는 환경변화에 대한 문제인 것이다. 대표적인 겨울어종이었던 명태에 대한 현황을 통해 일반인들의 기호와 생활이 막연하게 생각할 수 있는 기후변화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는 점을 얘기하고 있다.지금까지 외국의 사례를 통해 기후변화를 거론했기 때문에 우리와는 별개의 상황이라고 간주했을 우리들의 시각을좀 더 심각한 분위기로, 그렇지만 결코 무겁잖게 옮기고 있다. 경제적으로 어렵던 시절, 일가족의 풍성한 식탁을 책임지던 흔한 명태가 이제는 씨가 말라 구경할 수 없을 정도라는 상황에서 그 원인이 동해바다의 수온과 해류변화가 가져온 결과이며 여기에 우리들의 책임도 가세했다는 점은이 책을 통해 저자가 얘기하고픈 가장 중요하고 결정적인대목이라 할 수 있다.환경변화의 심각성과 변화는 하루아침에 일어나지 않았고 원인은 우리들의 대책 없는 욕심과 판단착오였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당면해있는 지구온난화와 그 영향을 발생시킨 것도 인간들이지만 또 그 해결방안 역시 우리들이 마련해야 하기때문에 환경변화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고 노력해야 할 것이라는 결론을 스스로 내리도록 하고 있다. 지구오존층 파괴의 주범이었던 프레온가스를 규제하자는 몬트리얼 의정서와 남극보전을 위해 지구공동의 땅으로 협약한 남극조약처럼 국제적 협의와 일치가 가능하다는 희망적인 내용을곁들이며 말이다.곳곳에 배치된 생생한 화보와 현장의 느낌을 살려 전해주는 심각한 환경변화를 마치 파노라마처럼 부담 없이 보여주며 보너스로 제공하고 있는 유익한 환경정보에 몰입하게 하는 경험을 독자들도 이 책을 읽는 동안 겨울이 가까워지면서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을지 갑자기 궁금증이 밀려온다. 김진태 현재 전북환경생태연구소 사무국장과 전주지방환경청 환경심의위원회 위원, 전북환경운동연합의 사무처장으로재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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