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1 |
[문화현장] 국악원 운영활성화 및 발전방향
관리자(2009-11-06 18:00:51)
국악원 운영활성화 및 발전방향
(10월 9일)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국제회의장
전북도립국악원, 소통과 화합을 제안하다
전라북도는 예로부터 우리 민족의 소리를 소중하게 보존해온 국악의 고장이다. 판소리의 발상지이며, 전라 좌·우도 농악의 본산인 이 고장의 전통문화예술은 일제치하와 한국전쟁을 겪으며 대부분 단절되거나 유실됐다.전북도립국악원은 이 같은 상황에서 국악을 보존하고 명실상부한 국악의종가를 되찾고자 1986년에 설립됐다. 그동안 국악인구의 저변확대와 전문국악인의 후진 양성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한 전북도립국악원. 전북도립국악원의 발전을 위한 세미나가 지난 10월 9일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국악원 운영활성화 및 발전방향>이라는 주제로 국악원의 지난날을 점검하고 발전방향을 모색해보고자 마련된 자리다. 이날세미나에는 국악원 관계자를 비롯해 시민 100여 명이 참석해 국악원의 발전과 상생을 위한 다양한 의견들을 제시했다.
지속적인 공연으로 예술의 완성도 높여야
전북도립국악원의 이선형 원장은“현재의 조직및 경영체계의 기틀 위에 남겨진 과제를 혁신해야 한다”며 이번 세미나를 열게 된 연유에 대해밝혔다. 발제에 앞서 이날 좌장을 맡은 군산대 최동현 교수는“금년 들어 국악원의 갈등이 증폭됐다는 이야기가 들렸다. 이것은 단원들의 욕구와도의 기대, 그리고 도민들의 바람이 조화롭게 이루어지지 못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이번 세미나를 통해 서로 간에 상생하며 발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이날 세미나에는 김정수 전주대 교수, 이인권한국소리문화의 전당 대표, 박용재 도립국악원 학예연구실장, 이항윤 도립국악원 관현악단이 발제를 맡고 이화동 전북대 교수, 이종민 전북대 교수, 이정덕 전북대 교수, 민국렬 도립국악원 창극단이 토론을 맡아 국악원의 발전방향에 대한 심도있는 의견들을 제시했다.세미나는‘전북도립국악원의 상징적 혹은 대표적 프로그램 개발에 대한 소고’와‘공립예술기관의 과제와 활성’, ‘국악원 내부진단과 소통을 위한 대안’이라는 3가지 주제로 진행됐다.먼저 발제를 맡은 김정수 전주대 교수는‘전북도립국악원의 상징적 혹은 대표적 프로그램 개발에 관한 소고’라는 주제로“국악원의 대표적, 상징적 작품에 대한 끊임없는 목마름은 과거 작품에 대한 무지와 새로운 작품에 대한기대 심리가 높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창조적 공연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해서는“소재의 독창성과 지역성을 살려야 한다”며“그런데 그동안 우리 지역은 지역과 관련된 소재를 너무 많이 사용했다. 지역과 관련된 소재만이 아니라 공연형식, 주제, 의미 등지역과 연관된 것들을 가지고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우리의 진정한 지역성이 살아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낯익고 가능한 공연형식을 발견하고 장기적 기획으로 재정을 운용, 시야를 넓히고 발상을 전환해야 창조적 공연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이에 대해 이화동 전북대 교수는“국악원이 상징적이고 대표적인 작품을 많이 제작·보유하고 있는 것으로알고 있다. 이러한 작품들이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 콘텐츠 상품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공연을 통해예술적 완성도를 보완해야 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국악원의 공연이 일회성에 그치는 이유와 그 해결방법에대해 물었다.김 교수는 이와 관련해“<춘향전>의 경우 1993년에시작해 2007년까지 지속적으로 공연했다. <그리운 논개> 역시 서울, 포항, 구미 등에서 순회공연을 한 바 있다. 하지만 이런 지속적인 공연을 가로막는 건 새로운 공연에 대한 욕구와 욕심, 그리고 가장 큰 이유인 예산상의문제 때문이다”고 답변했다.민간 전문가 영입과 인재 발굴을 통한 혁신이 필요하다이어 발제를 맡은 이인권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대표는‘공립 예술기관의 과제와 활성화’라는 주제로“예술과경영을 효과적으로 접목하고 관료사회와 민간 전문가사회 가치의 구심점을 도출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과 리더십을 갖춘 전문 운영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이종민 전북대 교수는“민간 전문가를 통해야만 예술성, 경영성이라는 목표의 실현 가능성을 높일 수 있으며공공성 문제는 사무관리 조직의 일부를 공무원이 담당함으로써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또한 국악원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역량을 갖춘 선배들이 후배들에게길을 열어 주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이 교수의 토론 직후 박용제 전북도립국악원 학예연구사는 2001년 이후 예술에 대한 전문 식견이 부족한 행정원장이 1년 단위로 전환되면서 내부의 반목이 커졌다는 문제점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해“민간전문가를 국악원장으로 영입하고 임기를 장기간 보장해 책임감을 갖고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 학예연구실장은“관리계와 같이 국악원의재산 관리 및 예산 집행과 같은 일반 행정 사항은 일반행정 공무원들에게 맡긴다 하더라도 예술인이 갖는 특성은 물론 예술 행정적 해석이 필요한 교무계는 예술 행정의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이 타당하다”고 덧붙였다.이항윤 도립국악원 관현악단 역시“국악원 원장의 임기가 최소 5년은 보장돼야 하고 책임 및 권한으로부터자유로워져야 하며, 행정조직의 안정적, 지속적 행정업무가 보장돼야 한다”고 밝혔다.마지막 토론을 맡은 이정덕 전북대 쌀·삶·문명연구원 원장은“인재를 과감하게 수용하고 예술단원에 대한평가 시스템이 갖춰져 인재 육성에 순환을 이뤄야 한다”며“가장 중요한 문제는 도가 최대한 빨리 민간전문가를원장으로 하는 국악원의 체계를 만들고 적절한 임기를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이날 토론에는 국악원의 민간인 원장 선출과 함께 적절한 임기 보장, 최소한 2~3년 전부터 공연을 준비할수 있는 예산 배정, 그리고 국악원의 새로운 인재 육성이필요하다는 점이 주된 의견으로 제시됐다.이번 세미나는 국악원의 정상화를 위한 발전방향을 모색한다는 측면에서 의미를 지녔지만 국악원의 내부진단과 소통을 위한 대안 마련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국악원이 진정 도민과 국악을 위해 발전하기 위해서는 우선 국악원 내부에 잠재해 있는 갈등과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것. 앞으로 국악원이 명실상부한 국악의 종가로서 유지되기 위해서는 이날 제기된 문제점과 쌓여있는 과제들을 풀어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