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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 |
[문화현장] 완판본 심청전 목판 복원 기념식
관리자(2009-11-06 18:00:35)
완판본 심청전 목판 복원 기념식 (10월 6일) 풍남문화관 심청전 목판, 100년 만에 햇빛을 보다 조선 후기, 완판본을 간행하며 출판문화를 꽃피웠던 전주. 완판본은 조선 후기 전주에서 간행한 고전소설 목판본을 이르는 말로 전국 각지에 보급돼 읽혔던 책이다. 특히 완판본은 한글 소설의 번창을 이끌며 대중들에게 한글을 보급하는 데 큰 역할을 한 귀중한 문화자산이다. 하지만 백여 년의 세월이 지나면서 목판은 6·25 전쟁 때 대부분 불타 사라지고 간행됐던 목판본 고서마저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조선시대, 출판문화의 부흥을 이끌었던 전주에서 심청전 목판을 만날 수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지난 10월 6일 전주 한옥마을내 있는 풍남문화관에서 열린 <완판본 심청전 목판 기념식>이 그것. 이날 행사에는 송하진 전주시장을 비롯해 김남규 시의원, 박순호 원광대 교수, 한광수 풍남문화관 대표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자랑스러운 우리 목판 인쇄술 목판서화체험관 안준영 관장은 우리의 훌륭한 문화자산이사라지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지난해 11월부터『심청전』상권(30장)을 복각하기 시작해 최근에 완성했다. 520여 글자가 들어가는 한 장을 양면에 새겨 목판은 모두 15장이다. 하루 8시간씩 온종일 작업해도 한 장을 새기는 데 4~5일 걸리는 복각작업은 그 자신과의 싸움이었다. 그는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하는 복각작업을 하면서도 세계에서 가장 좋은 종이로 가장 오래보관할 수 있는 게 우리 목판 인쇄술이라는 신념으로 작업을마무리했다.대구와 경북 안동 등 전국에 흩어져 있던 문하생들의 도움도컸다. 안씨와 문하생 여덟 명은 1906년께 간행된 책을 원본 삼아 작업에 열중했다. 글자 하나하나에 심혈을 기울여완성시킨 심청전 목판은 전주 출판문화의 부흥을 알리는시작이다.숨구멍이 거의 없고 견고한 산벚나무로 판을 짠 뒤 직접만든 20여 가지의 조각칼과 망치로 한 획을 서너 번씩 당기거나 밀면서 만든 목판은 쉽고 간단하게 찍지만 30만 부를 찍어도 판독할 수 있을 정도로 견고하다.그는 이날“앞으로 남은『심청전』복각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심청전』뿐만 아니라 전주에 있었던 고전소설들을 1년에 한 권씩 복각할 계획이다”며“완판본은 전주를 널리알리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우리의 소중한 문화자산이다.이러한 문화자산을 가꾸고 지키기 위해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안 관장은 내년에『심청전』하권 41장까지 모두 복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안 관장의 인사말이 끝난 후 송하진 시장은“전주가 출판문화의 중심지였던 사실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하지만안준영 선생은 불과 1년 전에 내려와 전주에 새로운 문화의 시대를 열었다. 이를 계기로 전주의 출판문화가 더욱 활짝 꽃 피우길 바란다”고 말했다. 송하진 시장은 축사를 마치고 복각된 심청전 목판에 먹을 묻혀 종이에 찍으며 목판시연을 선보였다. 이어 왕기석 명창이 <심청가>를 부르며분위기를 북돋았다.안 관장이 심청전 목판을 복각하는데 가장 큰 도움을 준이는 다름 아닌 원광대 박순호 교수다. 박 교수는 자신이소장하고 있던 심청전』상·하권 71장짜리 완판본 완서계신판(完西溪新板) 완진을 안 관장에게 주며 심청전 목판 복각을 도왔다.이날 박 교수는“전주에 많이 있던 완판본이 어느 때부터인가 뿔뿔이 흩어져 이제는 거의 구할 수 없다”며“선조가남겨준 문화자산을 지키지 못하고 있던 때 이같이 훌륭한작업을 안 관장이 완성해준 것은 매우 훌륭한 일”이라고 안관장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완판본은 세계적으로 관심을 가지는 문화유산인 만큼 앞으로 전라북도의수많은 문화유산에 관심을 가지고 모아내는 일에 주력해야한다”고 말했다.심청전은 문장체 소설에 가까운 경판계와 판소리의 영향이 묻어나는 완판계 등 이본이 다수 있지만 경전이나 문집과 달리 서민들이 서로 돌려 읽다보니 온전히 남아있는 판각본을 찾기도 어렵다. 안 관장이 전주에서 간행된 목판본인 완판본을 모본(母本)으로 택한 것은 완판본이 세계 최고로 꼽히는 우리나라 목판 인쇄 문화의 절정을 보여주기 때문이다.이번 기념식에서 선보인 심청전 목판본은 한글날을 맞아10월 11일까지 진행되는 <목판으로 만나는 한글 문화유산전>에서도 안 관장이 복각한 훈민정음 언해본 등과 함께전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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