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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 |
옹기장이 이현배의 생활의 발견
관리자(2009-11-06 17:59:08)
바람의 노크 바람의 노크 바람의 노크, 창틀이 흔들리는 소리에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기가 어려운 그런 날이다. 해야 할 일이 많은데 집안에 가만히 앉아 지내자니 마음이 불편하다. 어머니께 다녀왔다. 많은 불편을 갖고 계신 어머니께서 당뇨합병증으로 혈관 확대수술을 받았다. 오랜 노동으로 인한 육체적 고통에 약물의 부작용으로 얻은 병이 더해지고 다시 약에 취해 정신마저 흐릿하던 어머니께서 또렷하게“현 배 왔 냐 ”한다. 돌아오는 길에 ‘저 가야해요’하는 말에 울음을 토한다. 소같이 웅크리고. 나 또한 소리를 낼 수 없어 그냥 소리 없이 울었다. 나는 얼마 전 군대에서 휴가 온 아들놈을 혼을 내 보냈다. 가는 모습 보지 않았고 간다는 인사 없었다. 나이 값이 모호한, 그래 부모께 자식노릇 못하고 자식에게 부모노릇 못하는. 시절이 참 복잡하다. 풍경은 잠깐, 큰산은 기억을 하고 들녘은 시절을 따져 시치미를 뚝 떼고 있다. 한 세대 이전 내가 부모 두고 학생이었다가 이제 자식을 학생으로 두고 학부모 이듯이, 다시 한 세대가 지나면 내가 누워 오늘을 맞이할 것이다. 내내 바람소리와 함께 낙엽이 양철지붕을 때리는 소리가 괘종시계 초침 돌아가는 소리처럼 매우 규칙적이다. 아 가을,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어서 몸을 부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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