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0 |
[문화현장] 학인당 건립 100주년 기념 예술제
관리자(2009-10-09 16:59:31)
학인당 건립 100주년 기념 예술제
(9월 19일) 문화공간 학인당
100년 동안 꽃핀 문화와 예술의 공간, 학인당
김소희, 박녹주, 박초월 명창 등의 공연활동 근거지로 근대 판소리의 중요한 장소인 학인당.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한결같이 그 자리를 지켜온 학인당이 7년 만에 다시 문을 열었다. 9월 19일, 문화공간 학인당에서는 지난 2002년 문화재사업으로 본채 지붕공사를시작한 후 뒤채, 본채, 솟을대문 보수 복원 공사를 마친 기념행사가 마련됐다. 이번 학인당 건립 100주년 기념 예술제 <옛 시간을 찾아서>는 9월 19일부터 11월 초까지 모두 4차례에 걸쳐 진행된다.
100년의 역사와 정신이 담긴 학인당
전주시 완산구 교동 한옥보존지역 내에 자리 잡은 학인당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민가 대형 한옥이다.1908년 인재 백낙중 선생이 지은 집으로 수원 백씨 전주문중의 종택이다. 건립 당시 99칸의 대저택이었던학인당은 현재 515평 부지에 본채와 대문채, 사랑채,뒤채 등 7채의 건물이 남아 있다. 이 가운데 본채와 대문채는 전라북도 민속자료 제8호로 지정돼 있다.이 집의 가장 큰 특징은 판소리 공연을 염두에 두고지은 것이다. 때문에 본채 대청마루의 천장은 2층집높이고 공연장이 대청마루를 둘러싸고 있는 동서남북사방의 문은 모두 철거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100여명 가량의 청충이 모여 명창들의 판소리 공연을 관람할수 있는 공연장인 것이다.백낙중 선생으로부터 학인당을 물려받은 백남혁 씨는부친으로부터 물려받은 재력을 바탕으로 예술인의 후원에 힘쓴 것으로 알려진다. 효산 이광열 선생을 스승으로모시며 심농 조기석, 유당 김희순 등의 서예가와 청전 이상범, 금추 이남호 등의 한국화가 및 소리꾼인 남전 허남옥, 김소희, 박녹주, 김연수 등의 예술인을 전폭적으로지원해 왔다. 이후 학인당은 일제치하시대 문화교류의장으로 발돋움하며 예술인들의 암흑기에 전북예술의 맥을 잇게 한 소중한 공간이다.해방 후에는 영빈관 등으로 쓰이며 김구 선생과 인연을 맺기도 했다. 기울어지는 가세와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 백남혁 씨는 부친의 유지를 지키기 위해 작촌 조병희선생의 도움을 받아 1976년, 학인당을 문화재로 지정받는다.학인당이라는 이름은 백낭중 선생의 아들 고 백남혁선생이 선대의 후덕함과 효심을 배우라는 의미에서 아버지의 호 인재의 가운데 글자를 넣어 지은 것이다. 아버지의 사랑과 예술정신으로 가득찬 학인당의 재개관은 그래서 더욱 의미 있다.전주의 대표적인 문화공간으로 거듭나길김완주 도지사를 비롯해 신건 국회의원, 김성주 도의원 등 지역의 수많은 인사가 참여한 이번 행사에는 고택예술단 사물놀이가 그 시작을 알리며 흥을 돋았다. 문화공간 학인당의 대표인 백광제 씨의 인사와 다른 이들의축사가 이어졌다. 김성주 도의원은“어린 시절, 한옥에서살던 때가 있었다. 그때는 한옥의 가치를 알지 못했다.우리 주변에 있는 한옥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한것에 대해 부끄럽게 생각한다. 이런 고택이 전주에 있어더욱 기쁘고 앞으로 사람들에게 한옥에 대한 가치를 많이 알려야겠다”고 말했다.참석자들의 축사가 끝난 후 김일구 명창의 제자인 김도현 명인이‘아쟁산조’를 연주했다. 권혁대 고수의 장단에 맞춰 김일구 명창의 공연도 이어졌다.10월 10일부터 11월 7일까지 격주 토요일마다 열리는세 차례 공연에서는 전주시립국악단 상임지휘자 신용문선생의 대금 독주와 법능 스님의 국악가요, 이창선 밴드의 퓨전국악 공연 등이 잇따라 열릴 예정이다.100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학인당의 대표인 백광제 씨는“선대분들께서 지켜주시고 아껴주신 전통문화를 여러 사람과 함께 공유하게 돼서 기쁘다”며 전주 시민들의 애정 덕분에 학인당이 이렇게 오랜 시간동안 유지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학인당이 시민들에게 공개 돼 전주의 대표적인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을 수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송민애 문화저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