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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 |
[문화현장] 엄혁용 개인전
관리자(2009-10-09 16:54:08)
엄혁용 개인전 (9월 10일~23일) 우진문화공간 부조화 속에 담긴 따뜻한 가족애 ‘빵’이라는 따뜻한 소재와‘알루미늄’, ‘스테인리스’라는 차가운 재료의 만남. 조각가 엄혁용 씨의 개인전에는 사람을 압도할 정도로 커다란 규모의 빵이 등장한다. 이 빵은 어린 시절 동경하던‘과자로 만든 집’을 떠올리게 한다. 동화책 <헨젤과 그레텔>을 떠올리게 하는 이번 전시는 아이들의 상상력과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우진문화공간에서 9월10일부터 23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물성과 부정으로의 귀환’이라는 주제 아래 작가의 가족애가 고스란히 담겼다. 차가운 재료 속, 따뜻한 가족애를 담다 어린 시절, 맛있는 비스킷과 과자로 만들어진 과자집은 상상만 해도 즐거워지는 동경의 대상이다. <헨젤과 그레텔> 속에 나오는‘과자로 만든 집’을 연상케 하는 커다란 빵들이 즐비한 이번 전시는 알루미늄과 스테인리스라고 하는 재료의 특성이 지닌 차가움과‘가족’,‘ 빵’등과 같은 따뜻한 소재가 조화를 이뤘다.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만 같은 재료와 소재의 만남은 오히려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가족애를 더욱 부각시킨다. 대부분의 작품이 스테인리스에 용접을 해 고압콤프레셔로 공기를 불어넣고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게 한후, 굴곡 부분에 다시 열을 가하는 기법으로 만들어졌다.딱딱하고 차가운 스테인리스가 부드럽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그렇게 다시 태어난 풍성한 볼륨 위에는 아이들을 위한 애정이 올려져 있다.작가가 작품 속에서 표현하고자 한 따뜻함은 4살과 8살된 어린 아이들에게 주고 싶은 가족애의 표현이다. 철이 주는 차가운 느낌 대신 친근함을 주고 싶었다는 그의 작품들에는 아이들을 향한 부정(父情)이 애틋하게 나타난다. 아이들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커다란 빵에서부터‘과자집과 별’, ‘은하수’, ‘구름’등의 소재는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 그리고 사랑을 심어주고 싶은 아버지의 마음이다.작품명에 들어가 있는 숫자 또한 두 아들 태신과 태민의 주민등록번호라고 한다.가족애를 담기까지엄씨는 1990년대 초, 당시 조각에서 잘 쓰이지 않던 알루미늄을 사용해 독특한 미의식을 펼치며 조각계에 커다란반향을 일으켰다. 그의 남다른 도전정신과 실험정신은 인간의 내재적인 관음증을 보여주던 <다이어리 심리 설치작품(1998)>, 도자기로 된 <인체 작업(2000)>, <방석 시리즈(2003)>로 이어졌다. 작가의 실험적 일탈은 과감했고혁신적이었다. 그런 그가 마흔이 넘은 늦은 나이에 가정을꾸린 후 가장으로서의 책임감을 작품 속에 표현했다. 그동안 끊임없이 다양한 실험적 시도와 변화로 고민하던 작가의 자기성찰이 가족애로 변화한 전시다.<헨젤과 그레텔 시리즈>에 나오는 빵은‘빵’을 위해 한가정을 책임져야만 하는 작가 자신의 고민이다. 그의 고민이 고스란히 녹아든 <헨젤과 그레텔 시리즈>에서 우리들은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꿈과 상상력의 공간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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